독일서 무슬림 난민 환영한다며 기독교 성인 이름 본딴 ‘성 마르틴의 날’ 세속 명칭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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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무슬림 난민 환영한다며 기독교 성인 이름 본딴 ‘성 마르틴의 날’ 세속 명칭으로 변경
  • 사라리 기자
  • 승인 2015.11.09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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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독일에는 올해 말까지 150만명의 난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시리아 출신이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출신도 있다.

일 일부 지역에서 기독교 성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기독교 절기 겸 전통 가을 축제일의 명칭을 무슬림 난민을 환영한다는 취지로 세속적인 명칭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가스펠헤럴드가 브레이트바르트 뉴스(Breitbart News)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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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독일에 온 무슬림 난민들이 환영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뒤셀도르프(Düsseldorf)의 여러 학교와 데이케어 센터(어린이집)은 기독교 절기이자 전통 가을 축제인 ‘성 마르틴의 날(Saint Martin’s Day, 독일어로는 Sankt Martinstag, 세인트 마르틴스 데이, 11월 11일)’의 명칭을 세속적인 ‘빛의 축제(festival of lights)’로 바꾸기로 했다.

‘투루의 마르틴(마르티누스, 혹은 마틴)’이라고도 불리는 성 마르틴은 로마 군인 출신의 괴짜(?) 성인이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성 마르틴은 ‘직업군인의 아들은 군에 입대해야 한다’는 로마 황제의 칙령으로 15세에 군인이 됐는데, 아주 추운 겨울 어느 날 길을 가다 누더기 옷만 걸치고 추위에 떨고 있는 거지를 만난다.

이 거지는 추위에 벌벌 떨며 얼어 죽지 않게 도와달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을 당하고, 성 마르틴이 자신의 외투를 반으로 잘라 준 뒤 길을 떠난다. 그런데 다음 날 밤 예수께서 꿈에 나타나셔서 옷을 줘서 고맙다고 하신 사건을 체험하고 나서 18세에 세례를 받고 군에서 제대한 뒤 수도사의 길을 걸었다.

나중에는 교황이 주교로까지 임명하려고 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거위들이 사는 거위장에 숨어 살기도 하다가 결국 주교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죽어서는 성인의 반열에 올랐는데, 순교하지 않은 사람 중 성인의 호칭을 받은 최초의 인물이었다.

독일에서는 수백년 동안 이 날을 통해 성 마르틴을 기념해왔고, 이 날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데, 이는 바로 성 마르틴스 데이 이브인 전날 밤에 이루어지는 ‘Martinsfeuer’ 때문이다. 

저녁이 되면 사람들은 동네마다 피워진 모닥불 주위에 모인다. 그리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겠다는 의미로 등불을 들고 아이들과 부모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또 로마 군인이었던 성 마르틴을 본따 말을 타고 갑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무슬림 난민들을 고려해 이 날의 명칭을 성 마르틴의 이름을 빼버리고 ‘빛의 축제’라고만 하는 것은 물론, 성 마르틴 데이에 해왔던 주요 이벤트도 취소하기로 했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성 마르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지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뒤셀도르프의 한 학교는 학생들의 90%가 무슬림 이민자 가정 출신이고, 3/4이 무슬림이지만 ‘빛의 축제’가 아니라 성 마틴스의 날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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