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상실의 아픔, 교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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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상실의 아픔, 교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 정원희 기자
  • 승인 2015.11.10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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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웰다잉(well-dying)이 곧 웰빙(well-being)”이라고 덧붙였다 .2015-11-09

▲ 9일 연동교회에서 한국상담목회자협회가 주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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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상담목회 컨퍼런스가 열렸다.ⓒ뉴스미션

우리는 유한한 존재로 누구나 죽음을 앞두고 있으며 일 년에도 수 차례 혹은 그 이상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마주하고 산다.

죽음이라는 사건은 당사자에게는 두려움을, 주변 인물들에게 상실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만큼 사랑으로 영혼을 대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들을 품고 위로해야 할 사명이 있다. 그렇다면 그들을 품고 위로하기에 앞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방법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일까? 

“미성숙한 위로는 오히려 애도의 과정을 방해하는 요소”
한국상담목회자협회(회장 김대동 목사)는 9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제4회 상담목회 컨퍼런스 ‘죽음과 상담목회’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죽음’을 주제로 ‘죽음을 맞이하며 가져야 할 신앙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은 무엇인가?’ ‘사별로 인한 아픔을 겪는 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 등 죽음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실제적 도움을 전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부모의 슬픔과 영적 돌봄’을 제목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목회적 돌봄의 의미와 관점을 제시했다.

 윤 목사는 “자녀를 잃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큰 슬픔과 고통일 뿐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아이의 죽음은 부모와 배우자의 죽음 등 다른 사별의 경험보다 더 긴 슬픔의 과정과 더 격렬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를 잃은 부모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현상학적 연구 결과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교회 공동체의 존재와 그것으로부터의 도움에 대한 감사함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 밖에도 하나님과 초월적인 만남을 경험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불러오는 등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신앙과 영성을 바탕으로 서서히 그 상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 목사는 “이 같은 결과는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에게 목회적 실천을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준다고 볼 수 있다”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경험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로부터 얻어진 목회적 관점으로 △자녀를 상실한 부모들이 자신의 삶과 자녀가 죽은 의미를 하나님과의 관계로부터 찾도록 돕기 △자녀를 잃은 부모들과 함께 하기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교회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계기를 마련해 주기 △창의적인 의례를 만들기 등을 제안했다. 

▲ 윤득형 목사(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또한 ‘하나님께서는 감당할 만한 시험을 주신다’ ‘더 좋은 곳에 있을 거야’ 등의 미성숙한 위로는 오히려 애도의 과정을 방해하는 요소임을 지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옆에 있어 주고 손을 잡아 주고 함께 울어주는 것이 그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죽음 의식하며 살아가면 아름다운 삶 살 수 있어” 
한편 김대동 목사(분당구미교회)는 ‘실존주의 상담과 죽음의 의미’란 제목의 강연에서 죽음은 모든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종말론적 사건이며 인간 존재의 엄연한 현실임을 밝혔다. 김 목사는 “우리는 두 가지의 종말을 앞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며 “한 가지는 개인의 종말인 죽음의 사건이요, 다른 한 가지는 역사의 종말인 재림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종말이 먼저 다가오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 두 가지 종말은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에게 다가올 현실”이라면서 “종말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며 살다가 품위 있는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야말로 엄숙한 우리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그 중에서도 개인의 종말인 죽음에 대해 실존주의적 입장을 나타내고 죽음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죽음이 있음으로 삶이 삶다워진다는 것을 인식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실존주의에 의하면 인간은 죽음을 거절할 때 막연한 불안과 자기 소외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오히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죽음에 직면해 존재를 깨달아야 한다”고 전했다.
 
삶에 있어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삶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와 성격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그런 의미에서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가면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고 죽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잘 살자는 것을 뜻한다”며 “결국 웰다잉(well-dying)이 곧 웰빙(well-being)”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역사 속에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죽음은 바로 예수님의 죽음”이라며 “죽음으로써 육신적 생명의 완성을 나타내신 예수님의 삶처럼 우리도 마지막 순간에 이 세상에 태어난 하나님의 목적을 다 이루었음을 고백하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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