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한교연·NCCK 대표들이 본 남북 화해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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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한교연·NCCK 대표들이 본 남북 화해와 통일
  • 김진영 기자
  • 승인 2015.11.13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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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헌수 총장, 이영훈,양병희·김영주목사, 발제
▲ 숭실대총장 한헌수장로(노량진교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1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3일 아침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 그리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나란히 발제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외에 한헌수 총장(숭실대)과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상임대표)도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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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영훈 목사는 “남북통일은 민족의 자주성과 동질성을 회복시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안정적이고 영구적으로 정착시키는 최선의 길”이라며 “또한 남북통일은 정치·경제적 안정을 통한 민족 공동번영의 토대를 마련할 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기도운동을 통해 복음으로 이뤄질 평화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또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를 통해 남북의 교회가 서로 협력해야 하고, 정기적인 연합예배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 동포의 고통에 공감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의 사회복지 선교를 실행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인적 구원이라는 것을 실제적인 사랑 나눔으로 보여줘야 한다. 사랑의 힘으로 북한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억압적인 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통일 후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는 일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가지고, 재정적 준비를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광복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처럼, 통일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갑작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통일에 대한 준비를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체제적 통합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통합이 수반돼야 진정한 통일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통일된 사회를 위해 복음에 기반을 둔 정신적 기초를 세우는 일은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하는 도전적 과제다. 분단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교육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켜, 통일 이후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도자로 키우는 것도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역설했다.

양병희 목사는 남북 화해와 통일을 위한 접근법으로 △역지사지 △정치적 접근 지양 △서두르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자세 △사람의 통일이 우선 △빠른 통일이 아닌 바른 통일을 꼽았다.그는 특히 “북한을 방문하면서, 자주 만날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가 북한에 당장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겠다는 것보다 의약품을 전달하고, 빵공장이나 국수공장을 세우는 것과 같이 북한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사회봉사의 장을 넓히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양 목사는 통일시대를 위한 목회전략으로 △탈북민들을 통일 역군으로 돕는 일 △NGO를 통한 남북교류 활성화 △통일헌금 준비 △통일기도회 등을 들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약 2만 8천명의 탈북민들이 있다. 이들도 포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2천 4백만 북한 주민들을 품을 수 있겠는가” 라며 “남한과 북한의 현실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한국교회가 한 사람씩 결연을 맺고 정착을 도울 수 있다면, 이들은 통일과 북한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목사는 “평화로운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는 남북관계의 동반자, 조정자, 협력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러므로 통일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 발제자들

다음으로 김영주 목사는 “통일을 하나의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물리적·국토적·정치적 통일이 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완전한 통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 그 과정 속에서 내가, 그리고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70년이라는 분단의 세월이 있었다. 그동안 서로 불신이 쌓였고, 다른 이념과 사상으로 교육을 받아 왔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간단하게만 볼 수 없다”면서 “그저 서로 돕고 협력하면 남북관계가 해소되고 통일이 이뤄지면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낙관적이다. 그러므로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설정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정치적·국토적 통일은 우리 교회가 감당해야 할 것으로는 벅찬 과제”라며 “교회라는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것은 화해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이다. 그 완전한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결단이 있지 않으면 남북 문제에 대한 해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통일 문제만큼은 한국교회가 서로 인식을 같이 하고 긴밀하게 연대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와 생각을 나누고, 갈등이 있다면 풀면서 통일 문제를 함께 해결해갔으면 한다. 또 교육도 중요하다.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평화교육, 이것이 한국교회의 과제”라고 전했다.

이후 한헌수 총장은 “기독 대학생들에게 통일 문제가 그들의 현실임을 인식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며 “그들이 통일을 피해갈 수 없는 세대, 물리적·화학적 통일단계를 모두 살아가야 할 세대라는 점을 가르치고, 통일과 자신의 미래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또 “경제공동체의 선결 조건은 민족공동체의 회복이다. 평화가 주제가 되지 않고는 공동체의 통합은 요원한 숙제”라며 “기도와 교육, 그리고 실천운동을 통합 접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문영 박사는 “먼저 회개해야 한다. 내 동포를 사랑하지 않고 분단을 지속시킨 죄, 하나님보다 강대국을 더 의지한 허물을 회개해야 한다”며 “또 용서하고 용서받아야 한다. 한국전쟁과 수많은 북한의 도발에 따른 원한과 미움, 증오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그들도 전 세계적 냉전체제와 분단시대의 피해자임을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남북한 체제를 초월하는 민족교회로서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십자가 절대 사랑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우리가 아직 원수 되었을 때, 우리에게 친히 찾아 오셔서 우리 죄를 대신 담당해 주시고 생명의 길로 인도하신 주님을 따라 북한 동포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를 단숨에 풀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 다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우리의 진실함과 꾸준함만이 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모든 발표를 종합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남북 간의 화해 공동체를 만드는 일과 동시에 남남 간 갈등을 극복하는 ‘남남 화해공동체’ 형성에 교회가 화해의 사역자로 앞장서야 한다”며 “또 통일이 남북의 내적 관계만이 아니라 동북아 지평에서의 상호 인정과 평화 담보라는 지정학적 조건에서도 이뤄져야 하기에, 한국교회는 가능하면 북한교회와 더불어 동북아 주변 국가들의 교회와 연대하고 협력하는 틀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통일 이후 북한 사회의 사회적·심리적 통합 과제를 최우선의 선교와 봉사의 과제로 삼아, 교회가 앞장서서 준비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통일 이후 북한 땅에 세워질 교회는 분열이 아닌 일종의 ‘연합교회’ 모습으로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발표에 앞서 열린 기도회에선 림인식 목사(노량진교회 원로)가 말씀을 전했다. 림 목사는 “인간의 협상으로 통일은 불가능하다. 통일은 하나님께서만 이뤄 주신다”며 “우리가 비록 지엽적인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통일 운동을 해야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께 속한 일일 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복음적 평화통일’을 앞당겨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축도는 최복규 목사(한국중앙교회 원로)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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