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에게 듣는다] "한국교회 연합 위해 화해의 길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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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에게 듣는다] "한국교회 연합 위해 화해의 길 걷겠다
  • 이용상 기자
  • 승인 2015.11.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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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4복음서가 예수님을 다르게 설명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채영남 통합총회장 국민일보 대담 이승한국장

사진: 채영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한국교회의 갈등과 분쟁을 끝내고 화해의 길로 이끌기 위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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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6개 노회와 8700개 교회, 280만 성도가 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올해로 100회기를 맞았다. 예장통합은 장자교단으로 한국교회를 섬기면서 한국사회 곳곳에 복음이 스며드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교회 안에는 여전히 크고 작은 분쟁과 갈등이 남아 있다. 이를 해소하고 향후 100년의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예장통합 100회기 총회를 이끌고 있는 채영남 총회장을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취임 후 두 달가량이 지났는데 그동안의 소회는. “제100회기 총회장으로 섬기게 돼 큰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총회 주제를 ‘화해’로 정하고 교단 산하 교회들이 이 주제를 목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국 각지를 돌며 목회계획 세미나를 개최했다. ‘찾아가는 총회’를 실천하기 위해 지역별로 노회 임원들을 만나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난주엔 해외 선교사 1400여 명을 대표하는 선교사들을 만나 해외선교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두 달간 이러한 활동을 통해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굽히지 않고 수고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하나님께서 숨겨놓으신 ‘하나님의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분열된 한국교회가 ‘화해’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하나님은 원수 되었던 인간과 화해하기 위해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셨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화해를 선언한 것이 화해의 근본이다. 성경은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화해는 하나님께 속한 사건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간절히 기도하며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한다. 또 십자가 영성을 통한 ‘자기 비움’이 선행돼야 한다.”

-취임사에서 ‘화해를 위한 7가지 중점사업’을 강조하며 교단을 탈퇴한 교회와 개인을 품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그동안 반목과 갈등으로 책벌 받은 교회나 개인 중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들에게 이번 회기 동안만 한시적으로 사면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특별사면은 총회가 창립된 1912년 9월 1일부터 100회 총회가 폐회한 지난 9월 17일까지 책벌 받은 자를 대상으로 한다. 소송 등 문제로 인해 우리 교단을 떠난 교회가 200곳이 넘는다. 이 교회들을 끌어안는다면 적어도 성도 2만명을 교단 안으로 품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른 교단이나 연합단체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상은.

“우리 총회는 다른 교단과 연합하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일시적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교회연합을 지향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교회연합운동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협의회적 친교를 강화하는 것이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7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NCCK가 바르게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NCCK에서도 우리 교단의 뜻을 받아들여 관련 제도를 개선 중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3일 NCCK 총회 때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임 후 첫 행보가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기도모임’이었다. 어떤 의미인가.

“세월호 유가족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이다. 특히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은 집단적으로 자녀를 잃은 아픔을 갖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예배를 드리면서 그분들이 겪은 아픔을 전해 들으며 총회 임원들이 눈물을 흘렸다. 특히 미수습자 가족 한 분이 통한의 눈물을 흘릴 때는 뭐라 위로할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기도모임 후 전국교회에 미수습자 가족 명단을 주보에 게재하고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유가족들을 교회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도록 주선할 계획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역사적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역사가 정치도구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역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4복음서가 예수님을 다르게 설명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기독교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한 것을 축소하는 식으로 역사를 왜곡해서도 안 된다.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우리 교단은 총회장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사회문제대책지침’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 교단에 다른 의견을 가진 분도 있지만 교단과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에 이들과도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있다.

-교단의 가장 큰 이슈인 총회연금재단 문제의 해법은.

“총회연금재단 문제의 해결책은 사실 간단하다. 연금재단 관련자들이 총회 결의를 존중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고수익 고위험’ 운영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기금을 운영하면 재단을 둘러싼 잡음을 없애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이사 임기를 4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새로운 이사를 파송한 것도 이런 취지다. 관련자들이 한 발씩 양보해서 100회 총회의 ‘화해’ 정신을 따른다면 문제가 잘 매듭지어질 것으로 본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다음세대와 노인 선교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우리 교단은 다음세대 복음화에 역점을 두고 대처하고 있다. 특히 공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버세대를 위한 복음화와 복지 확충에도 노력하고 있다. 노인학교, 경로잔치, 효행상 시상, 양로원, 요양원, 호스피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은빛세대가 교회의 주역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고 있다.”

-교단의 대북사역은.

“한국교회만큼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집단은 없다. 남북통일은 정치적·이념적 논리를 전제로 접근하면 실망만 커질 수밖에 없다. 통일을 말하기에 앞서 화해와 협력,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교단은 100회 총회를 맞아 남북이 진정으로 화해하는 길을 찾기 위해 매년 6월 25일을 ‘민족 화해의 날’로 정했다.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를 위한 사역을 시작한 것이다. 민족통일기금 조성을 위한 사업도 전개하고자 한다. 북한교회 세우기뿐만 아니라 탈북인 성도들을 교회지도자로 양성해 통일을 준비하고자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은 우리 모두 힘을 모으고 지혜를 나누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너무 많은 민족적·국가적·정치사회적 갈등과 분쟁으로 상처 받고 있다. 우리가 평화의 길로 가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 예수의 화해의 길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마음을 모아야 한다. 사회나 교회의 지도자가 낮아져야 한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듯이 남을 섬기는 자가 돼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과 부흥의 시대에 접어들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출처 :국민일보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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