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갈이 싫으면 로봇 어때? '반려로봇'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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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갈이 싫으면 로봇 어때? '반려로봇' 시장 열린다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9.09.14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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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전자·IT·가전기기 박람회인 IFA(국제가전전시회) 2019이 개최됐다. 뉴스1은 IFA에서 출사표를 던졌던 한국의 스타트업 3곳을 만나 그들의 기술과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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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큘러스가 개발한 반려로봇 파이보(서큘러스 제공)© 뉴스1

지난 2017년 일본에서 특이한 장례식이 열렸다. 소니가 강아지의 모습을 본떠 만든 애완 로봇 '아이보'(Aibo) 100대의 합동 장례식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다. 1999년 출시된 아이보는 2006년 소니가 구조조정을 이유로 판매를 중단하면서 정식 AS가 중단됐다. 더 이상 아이보를 수리할 수 없다고 느낀 주인들은 장례를 통해 가족으로서의 로봇을 떠나보냈다.

이색적으로 보이는 이 장례식이 가지는 의미는 깊었다. 인간이 로봇을 단순히 기계 덩어리, 혹은 도구적 존재로 한정 짓지 않고 감정적으로 교류하게 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최근 사람들이 로봇과 소통하며 인간적 유대를 느끼고 로봇을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이 여기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국내에서도 마치 반려동물과 같이 인간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반려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시중에 이를 제품화해서 판매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이중 국내기업이 만든 반려로봇 '파이보'가 개발 3년 만에 국제적인 전시회인 'IFA(국제가전전시회) 2019'에서 데뷔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반려로봇기업 '서큘러스'는 지난 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 자사의 로봇 파이보를 선보였다. 2016년 법인을 설립한 서큘러스는 개발 3년 만에 이달 초 파이보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으며 양산 체계를 갖춘 뒤 국외 전시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파이보는 기존의 제품 생산하는 산업용 로봇, 정보전달과 안내를 위한 서비스 로봇의 개념을 넘어 인간과 함께 살며 소통할 수 있는 반려로봇이다. 파이보는 등록된 사용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인식하고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대화 내용을 클라우드에 축적해 대화를 해나갈 수록 사용자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대화와 행동을 한다. 사용자가 단어에 뜻을 알려주면 이를 보고 학습할 수도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서큘러스의 반려로봇 아이보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 뉴스1
더불어 파이보는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이나 음성을 저장해 둘 수도 있다. 이런 기술들을 응용해 파이보는 해외에서 혼자 체류하는 유학생·주재원들에게 가족들의 소식을 친근하게 전할 수 있고, 집안에 혼자 남아있는 아이나 노인들의 상황을 다른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일도 할 수 있다.

파이보를 탄생시킨 박종건 써큘러스 대표는 본인이 겪었던 '외로움'의 경험에 착안해서 반려로봇을 만들게 됐다. 삼성SDS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박 대표는 유독 지방·해외 출장이 많았다. 박 대표는 "지방·해외만 돌아다니다 보니 여자친구한테도 차이고 친구의 장례식도 못가면서 회의감이 들었어요. 이렇게 독거노인으로 늙어 죽는 건 아닌지 하고요"라며 이런 경험들이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로봇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부터 로봇을 개발할 생각은 아니었다. 박 대표는 삼성SDS에서 연구원으로 생활하던 것이 너무 힘들어 타부서로의 전출을 희망했고 동료의 추천으로 우연히 신사업 발굴 TF에 몸을 담게 되면서 창업에 대한 기회를 잡게 됐다. 회사는 'IT 없이는 할 수 없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 올 것을 주문했고 박 대표는 처음 온라인을 통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2013년 당시회사의 반응은 '코딩은 전문가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결국 박 대표는 사업 아이템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기존의 소프트웨어 기술에 하드웨어를 더해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던 개발자가 하드웨어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제품을 찍어낼 금형을 만들고 조립하는데 만 스타트업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 회사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주고 사업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무리됐다. 결국 박 대표는 동료들과 같이 10만원씩 돈을 모아 월세로 조그만 사무실을 얻고 퇴근한 이후 별도의 제품 개발에 나섰다.

강 대표는 회사일과 제품 개발을 같이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렵다고 느끼고 2016년 독립해 창업하는 것을 결정했다. 다행히 그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의 바둑대결로 인공지능(AI)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에서 외부 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

강 대표는 파이보의 장점이 '응용성'에 있다고 말한다. 개발부터 소프트웨어에 집중했기 때문에 디바이스를 옮기더라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스마트폰에 어려 앱을 설치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듯이 서큘러스는 로봇 전용 앱 플랫폼인 '봇스토어'를 만들고 앱을 통해 로봇이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한편, 서큘러스는 먼저 고객들이 로봇을 친숙하게 느끼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업과 공공기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파이보가 기업의 시설을 안내하는 일을 하거나 독거노인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역할을 하는데 투입돼 일반인들에게 로봇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생후 18개월 된 자신의 아이를 예로 들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는 "파이보의 첫번째 사용자인 아이가 처음에는 로봇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지만 이제는 옷을 입혀주고 물을 주려고 하는 듯 사람처럼 다루려 한다"라며 미래 세대들이 로봇을 대하는 자세는 현재와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건 서큘러스 대표 (서큘러스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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