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 "초상화를 그린다는 건 상대방의 삶을 꿰뚫어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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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남 "초상화를 그린다는 건 상대방의 삶을 꿰뚫어보는 일"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9.11.0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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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남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사람의 얼굴에는 다양한 역사가 새겨져 있다. 고생한 사람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하고, 화를 내는 얼굴에는 미간에 주름이 깊다.

얼굴의 다양한 표정을 기록하는 방법에는 사진, 글, 그림 등이 있다.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 작가(80)는 화가답게 초상화를 택했다.

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미술관에서 만난 윤석남 작가는 "초상화는 상대방의 삶을 꿰뚫어보고 한 순간을 포착해 형상화하는 일"이라며 "초상화에 그려진 얼굴이 타인에게 공감을 얻는다는 점에서 매력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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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남 '벗들의 초상을 그리다'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윤석남 작가가 초상화를 예찬한 것은 10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보 제240호 '윤두서 자화상'과 마주친 이후다.

윤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당시 그는 숨이 멎었다. 움직일 수 없었고, 전시가 끝나기 전까지 수차례 다시 들러 '윤두서 자화상'을 봤다.

그는 "여태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림 속 사람과 눈을 마주치면서 대화를 한 게 처음이었고, 그래서 한국화를 배우고 초상화를 그렸다"고 말했다.

윤석남 '벗들의 초상을 그리다'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윤석남 작가가 이런 계기로 그리기 시작한 초상화와 자화상은 오는 12월21일까지 열리는 '윤석남_벗들의 초상을 그리다' 전시공간에 가득찼다.

'윤석남표' 전통 민화 기법으로 채색화를 완성해 그리다보니 전시를 열자는 제안이 나온지 5년이란 시간이 지나서야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전시에 선보인 초상화는 총 22점이다. 초상화 속 주인공은 모두 윤석남이 화가로 살아오면서 그를 다독여주고, 이끌어준 친구이자 동료들이다.

 

윤석남 '벗들의 초상을 그리다' 전시 전경. 설치작 '신가족'.© 뉴스1 이기림 기자

 

 

 

 

 

작품에는 그가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부터 가수 한영애·시인 김혜순 등 예술가들과 그의 집안 청소 등을 맡아 일했던 박 여사의 얼굴까지 직업은 다르지만 본인의 일에 충실하게 살았던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이 담겼다.

전시장에서는 자화상 50여점과 신작 설치 작품 3점도 만나볼 수 있다. 3층 전시장에는 채색화 기법으로 그린 자화상에는 고독과 삶에 대한 회고가 느껴진다.

설치 작품 '허난설헌'의 경우 옛날 시인의 외로움과 섬세한 감성이 표현돼 있고, '신가족'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꾸려나가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드러나있다. '소리'에는 촛불집회 등 광장에서의 경험이 투영돼 있다.

윤석남 작가는 "일제강점기 때 저항했던 여성 100인의 삶을 생각해보며 초상화를 그리고 싶다"며 "1년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고 연구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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