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대사, 탈북자 수기 인용…유엔 안보리 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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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 대사, 탈북자 수기 인용…유엔 안보리 숙연
  • 뉴욕=서명훈 특파원
  • 승인 2015.12.2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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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서씨 탈북 성공했지만 어머니 동생 구출에 12년 바쳐
▲ 오준 대사, 탈북자 수기 인용…유엔 안보리 숙연

이현서씨 탈북 성공했지만 어머니 동생 구출에 12년 바쳐… 국제사회,  북인권 해결에 앞장 촉구,"북한을 떠나는 것은 그저 어떤 나라를 떠나는 것과는 다르다(중략)…그 누구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그녀와 함께 거기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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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 유엔 대사가 지난해 12월 유엔 안보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준 유엔 대사가 10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한 말이다.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탈북 여성인 이현서씨의 수기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 Girl with Seven Names)'를 인용한 설명이다. 단순히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전해줄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 회의장을 숙연하게 했다. 이현서씨는 10대에 북한을 탈출, 어머니와 동생을 구출하는데 12년을 바쳤다. 

오 대사는 지난해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남북이산가족 문제를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를 인용한 연설로 잔잔한 감동을 불러왔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년간 비상임 이사국 임기를 마치며 아무 죄 없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간절한 소원이 있습니다. 먼 훗날 오늘 우리가 한 일을 돌아볼 때 우리와 똑같은 인권을 가진 북한 주민들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고 말했다. 

오 대사는 "북한을 떠나는 것은 그저 어떤 나라를 떠나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차라리 다른 우주를 떠나는 것과 같다. 즉 내가 얼마나 멀리 떠나느냐에 상관없이 나는 그 중력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라는 부분을 먼저 소개했다. 

이어 안보리 회의장에 모인 각 나라 대사들에게 "그녀가 말한 것은 무슨 뜻일까요. 왜 그녀는 남들이 수용소(gulag)라 부르는 그곳을 벗어나기가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왜 그녀는 북한으로부터 물리적으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을 때조차 그 중력을 느끼는 걸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오 대사는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는 의미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고 결론 내렸다. 이현서씨는 북한을 탈출하는데 성공했지만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고통을 계속 가슴에 품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인 셈이다. 

오 대사는 이씨의 사례를 통해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해결에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 회의장에 있는 그 누구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녀가 지난 12년 동안 날마다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아있기만을 기도하면서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녀와 함께 거기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사는 이씨의 수기를 소개하기에 앞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어떤 의미있는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안보리가 계속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제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이날 공식 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회의 소집 여부를 절차 투표에 부쳐 찬성 9표, 반대 4표, 기권 2표로 가결했다. 절차투표는 상임이사국도 거부권이 없으며 9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에 따라 북한 인군 문제는 2년 연속 안보리 정식 회의에서 다뤄지게 됐다. 출처 :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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