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벨기에 플랜더스는 어떤 연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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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벨기에 플랜더스는 어떤 연관이?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02.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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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도 더불어 관심이 커지면서, 플랜더스관광청은 영화 제목에 등장한 '플란다스' 지역의 매력을 12일 소개했다. 벨기에 서부를 중심으로 네덜란드 서부와 프랑스 북부에 걸쳐 있는 지역을 '플랜더스' 혹은 '플란다스'라고 부른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에서 4관왕의 영예를 안으면서 봉 감독의 이전 작품들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그 중 봉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도 더불어 관심이 커지면서, 플랜더스관광청은 영화 제목에 등장한 '플란다스' 지역의 매력을 12일 소개했다. 벨기에 서부를 중심으로 네덜란드 서부와 프랑스 북부에 걸쳐 있는 지역을 '플랜더스' 혹은 '플란다스'라고 부른다.

동화 '플란다스의 개'의 실제 배경 도시는 플랜더스 지역에 속한 도시인 '안트워프'(Antwerp)다. 안트워프는 봉준호 감독과 공통점이 많은 도시다. 중세부터 현재까지 천재성과 창의성 그리고 디테일까지 갖춘 거장이자 이른바 '마스터'라고 부르는 장인들의 도시다.

봉 감독은 영화 곳곳에 숨겨놓은 디테일이 남달라 '봉테일'(봉준호+디테일)로 불리고, 해외 유명 배우들도 '봉준호'라는 한 마디에 "꼭 한번 작업을 해 보고 싶다"며 엄지손을 추켜세우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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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네로가 존경한 천재적인 예술가 '루벤스'

봉준호 감독이 21세기 천재 영화인이라면 루벤스는 17세기 천재 미술가로 명성을 떨쳤다. 안트워프 현지 사람들은 대놓고 자기네 도시를 '루벤스의 도시'라고 자랑하고 있을 정도로 이 거장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높다.

루벤스의 작품은 역동적인 구성 뿐만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한 인체 묘사, 극적인 표현력, 생생한 색감으로 초상화와 풍경화, 종교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며, 이후 유럽 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플란다스의 개' 주인공 네로는 루벤스를 가장 존경했다. 동화 마지막 부분에 성당 안에서 네로가 죽어가면서 봤던 명화도 바로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예수'라는 작품으로 실제로 안트워프 대성당 안에 걸려있다. 성당 밖에는 네로와 그의 애견 파트라슈의 조형물도 있다.

루벤스와 가족이 살았던 저택 '루벤스 하우스'엔 그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가 모은 수많은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의 발자취와 작품들은 안트워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80%가 거래되는 도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인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주인공 마릴린 먼로는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노래했다. 그런 의미에서 안트워프는 여자들이 가장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다이아몬드의 천국이다.

지난 500년간 전세계 다이아몬드는 거의 안트워프를 통해 거래되었으며, 지금도 전세계 다이아몬드의 80%가 안트워프에서 거래된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 원석을 절묘하고 세밀하게 세공한 혁신적인 기술을 '안트워프 컷'(Antwerp Cut)이라고 하는 데, 이를 처음으로 개발한 사람들이 바로 이 도시의 장인들이다.

현재 안트워프에는 수많은 다이아몬드 판매 매장이 있으며, 다이아몬드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이 대략 3만명이나 있다. 안트워프의 정부 기관 중 하나인 항만청 건물 역시 다이아몬드 형상이며, 심지어 다이아몬드 박물관(DIVA)도 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것

아카데미 상을 받았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명대사 중 하나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말했던 "인생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른단다"일 것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듯 다양한 속을 넣은 초콜릿을 최초로 만든 곳이 바로 벨기에 플랜더스다. 플랜더스 전역에는 약 2000개 정도의 수제 초콜릿 매장이 있는데, 가장 독창적인 초콜릿을 맛보고 싶다면 안트워프로 가면 된다.

루벤스 만큼이나 초콜릿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도미니크 페르소온이 활동하는 곳 역시 안트워프다.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장인과 함께 하는 초콜릿 워크숍이나 전문가와 함께 주요 매장을 돌며 시음하는 초콜릿 도보 여행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안트워프 거리를 걷다 보면 초콜릿은 먹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도미니크가 개발한 초콜릿 페인트에서부터 초콜릿 립스틱, 초콜릿 약, 초콜릿 구두, 초콜릿 조각품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창의적인 초콜릿 세계를 만나게 된다.

◇세계 패션의 다크호스

이번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기생충' 만큼이나 큰 기대와 언론을 장식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배우들이 입고 나타나는 패션이다.

영화제에 참석하는 배우들은 자신들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개성 있는 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경쟁하는데, 최근에 이런 패션계에서 창의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바로 안트워프 출신들이다.

그 출발은 '안트워프 식스'(Antwerp Six)로 불리는 디자이너 6명이다. 1980년대 초반 안트워프 왕립 예술학교를 졸업한 6명이 트럭을 빌려 자신들이 디자인한 작품들을 싣고 런던 패션 위크에 참석하면서 이들의 디자인 작품들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들의 성공은 기존의 패션과 차별되는 자신들만의 과감하고 혁신적이며 독창적인 디자인 덕분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프랑스, 이태리는 디자이너 이름들이 널리 알려진데 비해 안트워프 식스 디자이너 6명의 이름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안트워프 식스'로 알려진 덕분에 전세계 패션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안트워프 자체를 전세계 패션 분야에 알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주제의식과 디테일이 살아 있는 건축들

영화 '기생충'에서 많은 찬사를 받은 것 중 하나가 치밀하게 만들어진 세트장이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세트장을 '기생충'의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표현했다.

안트워프의 건축 역시 주제의식과 디테일에 있어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철도계의 성당으로 불리는 안트워프 중앙역은 물론이고, 다이아몬드의 도시라는 명성에 맞게 한 눈에 그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항만청 역시 유명한 건축물이자 관광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항구에 자리잡고 있는 또다른 건축물 MAS박물관은 네 방향에서 보는 광경이 각각 다르고, 내부 역시 층마다 개성 있게 조성되어 있는 건축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안트워프는 유럽의 현대 건축 투어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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