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지키라’와 ‘살인 말라’, 두 계명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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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 지키라’와 ‘살인 말라’, 두 계명 앞에 서 있다”
  • 박동현 기자/김신의 기자 
  • 승인 2020.03.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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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회 김경진 목사, 온라인 주일예배서 현 상황에 견해 피력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지만, 같은 시간,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경배하고 이 땅의 회복을 구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빈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소망교회 홈페이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소망교회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로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영락교회, 충현교회 등이 온라인으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소망교회도 지난달 24일부터 새벽기도회 및 주일예배를 인터넷으로 진행하고 있다. 1부예배부터 5부까지 모든 예배는 사전녹화방식이 아닌, 본당에서 드리는 예배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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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예배에 앞서 소망교회의 김경진 담임목사는 ‘온라인 예배를 위한 목회서신’을 통해 “사순절을 시작하고서 첫 번째로 맞는, 또한 삼일절 101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주일, 우리는 평생 처음으로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드리게 되었다”며 “많은 이들이 전염병과 싸우며 기적과 은혜를 구하는 이때, 소망교회는 지난 금요일 임시 당회를 열고 첫 온라인 예배를 보다 의미 있게 드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지만, 같은 시간,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경배하고 이 땅의 회복을 구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빈다”고 했다.

1일 온라인 예배 중 ‘참회의 기도’에서 김경진 목사는 “주님의 전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순절 첫 주일”이라며 “수난의 길을 가신 주님을 기억하는 이 절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바이러스의 위력 앞에서 두려움 가운데 있는 주님의 자녀들이 각자의 처소에서 주님의 이름을 부른다.

예배당에 함께 드리던 예배가 너무나 그립다. 지난 시간 동안 주님의 전에 나와 예배 자리에 나왔으면서도 참 예배자였는지 다시 돌아보며 회개한다”고 했다.

“저는 오늘 목회자로서 우리 교우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설교의 틀을 벗어나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하나님의 뜻으로 기쁘게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스겔 11장 14~21절’을 본문, ‘내가 잠시 그들에게 성소가 되리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김경진 목사는 이 같은 말로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월요일부터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는데, 저 멀리 교회당 문을 바라보고 계신 분들을 제가 보았다.

들어오시라 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말씀 드리지 못했고, 그분들도 차마 들어오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다”며 “낮이 될 때마다 종종 몇몇 교우들이 교회에 오셔서 마당을 밟고 한 바퀴씩 맴돌다 돌아가는 분을 종종 보았다. 지나가는 눈빛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를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성수주일을 못하는 것에 마음이 아픈 분들이 참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어떤 분은 너무 괴로워하고, 자괴감에 빠진 분들이 있다. 또 분노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은 이런 상황을 예배 중단이라고, 예배를 못 드리게 되었다고 표현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자괴감을 가지거나 죄의식을 가지고 오늘의 상황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우리 전쟁 중에도 예배를 쉰 적이 없다’고 했다. 맞다. 전쟁 중에도 예배를 쉰 적이 없다. 그런데 모두가 예배당에서 예배드린 것이 아니었다. 한국 전쟁 때 많은 교회가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며 “피난처, 가정집, 다양한 자리에서 예배의 시간을 지키고 예배의 자리로 나아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예배는 중단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초대교회도 가정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러다 박해를 받게 돼 도망가 예배드린 곳이 카타콤이었다. 그 장소도 계속 옮겨 다녀야 했다. 들킬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초대교회에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거룩한 성전임을 잘 알고 있었다. 모이는 장소가 예배의 장소가 아니라 두세 사람이 함께 모인 그곳에 주님의 성전이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만 진정한 예배라고 볼 수 없다. 가정, 거리에서도 천막에서도, 또는 총알과 포탄이 날아드는 그 자리에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예배 드릴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공교롭게도 오늘이 3월 1일인데 주일이다. 1919년 3월 1일은 토요일이었다. 기미독립선언을 하고 다음날인 주일, 수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잡혀가게 됐다. 그 이후로도 수많은 사람이 투옥됐다. 예배당에서 예배가 사실상 중단된 곳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고 한다”며 “우리는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101년 전 성도들이 자신의 예배당에서 마음껏 예배드리지 못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묘하게 겹치는 이 상황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101년 전 3.1운동은 민족 사랑, 그리고 인류 사랑, 나라 사랑의 표현이었다. 그로인해 3.1절 이후 교회는 폐쇄되고 온전한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됐다. 오늘 우리는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 시민의 안위를 생각했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천근같은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기로 작정했다. 인류와 나라, 우리 국민을 사랑하는 이유로 나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3.1절은 매우 뜻깊다. 또 다른 3.1운동이라고, 새로운 국면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론 온라인 예배가 우리가 지향해야할 예배라거나 미래의 희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임시적·상황적인 것”이라며 “믿음의 선조는 언제나 적절한 예배의 장소를 찾았고, 시간을 정하고 함께 모여 주께 열정적으로 정성 다해 예배하곤 했다.

거룩하고 공동체가 함께 모여 온 정성을 다해 드리는 예배는 우리가 지금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추구해야할 예배의 진정한 모습.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예배의 정체성이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온라인 예배는 잠시 드리는 예배의 자리”라고 했다.

또 그는 “두 번째로 전염병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전염병이 오더라도 예배당에서 예배드려야 했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다. 하나님이 우릴 지켜 주실 텐데 뭘 그리 겁내고 두려워하느냐고,

믿음이 작으냐고 말씀하신 분들이 종종 있었다. 최근 보도된 내용을 보니 신천지가 바로 그런 믿음을 가진 것 같았다. 우린 병이 걸리지 않고 죽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것 같다. 그러다보니 전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중세시대에도 많은 사람이 죽었다. 기록에 의하면 제네바시 인구가 7천명이었는데 페스트, 흑사병으로 2000명 정도 죽었단 기록이 있다. 흑사병으로 쯔빙글리 자녀도 죽었고, 쯔빙글리도 죽을 고비를 넘겼다.

흑사병이 왔을 때 흑사병에 감염된 사람들이 간 장소를 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마치 자신의 강한 믿음을 증명하듯 행동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전염병을 전파하는 숙주 같은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에 대해 마틴 루터는 1527년 ‘치명적 흑사병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것인가?’라는 팸플릿을 출간했다. 루터는 ‘악한 자가 독과 치명적 병을 퍼뜨렸다’고, ‘나는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하고 약을 조제하여 먹을 것’이고 ‘꼭 가야 할 장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여 나와 이웃 간의 감염을 예방할 것’이라고,

‘혹 나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음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며 “루터는 전염병이 왔을 때 피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염병을 퍼뜨리는 행위는 마귀의 일이라고까지 했다. 또 자기 자신을 죽이는 자살행위라고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전염병의 상황에 우리는 두 계명 앞에 서 있다”며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말씀과 살인하지 말지니라라는 주님의 말씀”이라고 했다. 그는 “우린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전염병이 발생한 상황에 함께 모여 안식일을 지키게 되면 우린 자칫 나 자신과 다른 이를 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살인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에게 전염병을 옮기지 않기 위해 예배의 방법을 바꾼 것이다. 이게 우리의 정확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믿음의 행위이며 마귀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하는 신앙의 행위”라며 “루터가 인정하듯 전염병이 악한 자들로 인해 시작됐지만, 루터 역시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한다.

오늘의 상황을 믿는 자는 무엇으로 이해하고 하나님을 보아야 하겠나? 어떤 분은 하나님의 심판이라 말한다. 그런데 저는 이 상황이 정말 하나님께서 우리 믿는 자에게 주시는 경고의 말씀이요 사랑의 권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염병이 악한 것, 혹은 인간의 실수로 시작되었으나, 하나님이 이를 허락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이 결과로 신천지가 세상에 드러나고 많은 교회가 예배당에서 예배 드리지 못하게 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물으며

“저는 영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교회의 타락을 보았다. 일탈과 욕망, 욕심, 갈등과 물질주의, 성공주의, 기복주의, 자기중심주의, 율법주의, 바리새인주의, 독단주의, 이를 신앙으로 착각하는 착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지 못하고 자신의 안위만 찾는 현상 등의 모습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배당에 나와 예배 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억울하고 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이것은 하나님이 열어주신 길이다. 조금 기다리고 참으면 된다. 서로를 살릴 수 있길 원한다”며 “오늘 우리는 마치 포로로 잡혀간 사람처럼 예배당에 들어오지 못하고 흩어진 이스라엘과 같다.

그러나 주께서 ‘내가 잠시 너희의 성소가 되어주겠다’고 위로하신다. 여러분이 예배하는 그 자리에서 오늘 본문과 같은 하나님의 이러한 축복이 있길 바란다. 놀라운 예배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 새로운 영,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성전으로 돌아와 새 예배자가 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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