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라크에서 1,400년 된 성 엘리야 수도원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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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라크에서 1,400년 된 성 엘리야 수도원 파괴
  • 강혜진 기자
  • 승인 2016.01.2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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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성 엘리야 수도원의 모습. ⓒNBC 방송 화면 캡처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유적까지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그동안 이라크 내 수많은 문화 유적들을 파괴하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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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이 입수한 위성사진을 통해, 약 1400년 전인 AD 590년 이라크의 두 번째 도시 모술에 건립된 성 엘리야 수도원(St. Elijah’s Monastery)이 있던 자리가 폐허가 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유서 깊은 수도원에서는 수도사들이 대대로 촛불을 밝히고 기도와 예배를 드려 왔다. 또한 이 수도원 출입문 근처에는 그리스도의 첫 두 글자를 의미하는 헬라어 ‘X’(카이)와 ‘P’(로)가 새겨져 있었다.

이미지 전문업체 ‘디지털글로브’는 AP통신의 요청을 받아, 성 엘리야 수도원의 위치를 고해상도로 찍어 이전 사진과 대조했다. IS에 의해 파괴돼 폐허로 바뀌기 전 모술의 한 언덕에 세워졌던 수도원 자리에서는 2,500㎡ 규모의 건물을 볼 수 있었다. 지붕은 대부분 훼손됐으나, 본당과 채플실을 포함해 26개 방의 구분이 뚜렷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사진을 보면 수도원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IS에 의해 파괴된 것이다.

화상 분석 전문가이지 상업위성사진 분석업체 ASA(Allsource Analysis)의 스티븐 우드(Steven Wood) CEO는 “돌로 만들어진 벽들이 말 그대로 가루가 돼 버렸다. 유적을 회색 먼지 더미로 바꾸는 데 불도저, 중장비, 해머 뿐 아니라 폭탄까지 사용됐을 것”이라며 “수도원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라크 이르빌의 가톨릭 신부인 폴 타비트 하비브는 “모술의 기독교 역사가 야만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면서 “우리는 이를 이라크에서 기독교를 몰아내고 이 땅에서 우리 존재를 제거·소멸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IS는 성 엘리야 수도원 이전에도 니네베, 팔미라, 하트라 등지에서 100곳 이상의 종교·역사 유적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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