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사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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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사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06.30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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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35조 3천 억 원이나 되는 3차 추경 안을 여당 단독으로 심의하여 처리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 추경안의 세출증액 내역은 299개 사업에 세출감액 내역은 987개 사업으로 심사 항목만 1286개에 이른다.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 

거대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위험한 폭주를 계속하고 있다. 미래통합당과의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민주당은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소속 위원들로 모두 채우더니, 어제는 본회의에서 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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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18개 위원장 중 국회 부의장단 협의를 통해 선임되는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자기들 소속 위원들로 전부 독식했다. 이처럼 여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하여 국회를 장악함으로 인해 이는 32년 만의 일로 민주화가 된 1988년 13대 국회 때부터 이어져 온 여야의 의석수에 따라 관행적으로 배분했던 상임위원장 안배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21대 국회가 출발부터 문제가 된 것은 여야 간의 ‘법사위원장’ 자리 때문이다. 법사위원장은 국회 운영에서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국회에서 발의되는 모든 법안을 심의, 상정하는 부서의 주요 직책이다.

상호 협치의 정치를 위해 야당에게 안배했던 이 자리를 이번에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이 자리를 야당에게 양보하지 않고 자신들이 차지한 것이다.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18.19대 국회에서도 법사위원장은 야당인 자신들의 몫으로 받아 활용했다.

이번에는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을 2년씩 나누어 국회를 운영하자고 양보하며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마저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1987년 체제가 이룬 의회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의회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이라며, 1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반발했다.

176석의 의원 수를 가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앞세워 법안을 만들어 발의하고 친여 성향의 범야권까지 합쳐서 이를 강행한다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야당 몫이 여당 몫보다 많은 구성비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시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로 임기가 종료되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여야 추천 비율 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상은 모든 방송을 장악하여 국민들의 귀를 막고 정치 편향적이고 왜곡된 방송으로 호도할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우리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35조 3천 억 원이나 되는 3차 추경 안을 여당 단독으로 심의하여 처리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 추경안의 세출증액 내역은 299개 사업에 세출감액 내역은 987개 사업으로 심사 항목만 1286개에 이른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거액의 추경 안을 여당 단독으로 짧은 시간 내에 결의 졸속처리한다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민주주의를 외치며 이 땅에 민주주의를 세웠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가 안 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과 실업자와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추경 안 처리를 국회에 요구했지만 급할수록 모든 일은 합당한 절차와 원칙 아래서 이루어져야 한다. 거대 여당의 독선과 폭주는 국민의 분열과 국가의 퇴보를 가져올 수 있다.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국회 운영을 바란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본사주필 이규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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