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사령관 '사격훈련할 곳이 없다'…9·19 합의 겨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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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美사령관 '사격훈련할 곳이 없다'…9·19 합의 겨냥 논란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07.02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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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한미동맹포럼에서 '연합 실사격훈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최근 폐쇄된 사격 훈련장, 민간 시위로 인한 불충분한 훈련장 사용 등으로 우리 준비 태세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서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있다.2020.7.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불충분한 훈련장으로 군사적 준비태세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사실상 불만을 나타낸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사령관이 공식 석상에서 대비 태세에 구멍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한 이례적 상황인데 북한의 대남 공세로 시험대에 놓인 남북 9.19 군사합의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한미동맹포럼에서 '연합 실사격훈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최근 폐쇄된 사격 훈련장, 민간 시위로 인한 불충분한 훈련장 사용 등으로 우리 준비 태세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갑, 보병, 박격포, 포병, 헬기, 근접항공 등의 전력이 포함된 실사격 훈련을 실전적으로 해야한다"면서 특히 "항공 전력은 계속해서 훈련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훈련장 사용이 제한될 때는 전력을 한반도 외에서 훈련하도록 보내고 있는데 이는 유사시 대응할 전력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강연에서 '폐쇄된 사격장'이 어느 곳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발언이 9.19 합의에 따라 2018년 말부터 전방 일대 사격장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지속되어온 훈련장 부족 상황을 애둘러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제기된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우리 군은 MDL(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안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했다. 공중에서는 MDL 동·서부 지역 상공에 설정된 비행 금지구역 내에서 고정익항공기의 공대지 유도무기사격 등 실탄사격을 동반한 전술훈련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토리사격장(경기도 파주시), 천미리사격장(강원도 양구군), 적거리사격장(경기도 연천군), 칠성사격장(강원도 화천군), 송지호사격장(고성 사격장ㆍ강원도 고성군) 등이 폐쇄되거나 사실상 폐쇄 수순을 밟아왔다.

특히 송지호 사격장의 경우 최대 사거리 80㎞인 천무 230㎜급 차기 다연장로켓(MLRS) 등을 사격할 수 있는 유일한 실사거리 포병 사격훈련장이었다. 그러나 9.19 합의에 따라 사격방향을 남측인 속초 이남방향으로 틀어야 하는데 인근에 들어선 호텔로 불가능해지자 결국 사실상 폐쇄됐다.

강원도 고성 마차진 사격장의 경우 MDL로부터 11.5km 떨어져있으나, MDL 기준 동부 15㎞, 서부 10㎞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내에 들어가 합의 이후 대공사격훈련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군 당국은 다른 대공 사격장인 다락대(육군), 안흥(국방과학연구원) 사격장 등에서 대체 훈련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으로 이미 만성적 사격장 부족 사태가 지속되어온 가운데 대체 훈련장 확보도 난항을 거듭하면서 그간 훈련 부족에 따른 전력 약화 우려가 계속 제기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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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미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사격장) 앞에 설치된 주민들의 항의 피켓. 2017.12.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일각에서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번 발언이 만성적 사격장 부족 상황에서 군인으로서 원론적 차원의 언급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 최대 규모 미군 훈련장인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 사격장)의 경우 수년간 계속된 주민들의 폐쇄 요구와 항의 시위로 지난해 주한미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가 한동안 훈련을 실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발언이 9.19 합의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에는 부임전부터 9.19 합의에 부정적인 태도를 내비쳐 온 그가 이후에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현안과 관련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과 태도를 지속해왔다는 데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2018년 9월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9.19 합의 사항인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축소와 관련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군사령부의 관할"이라며 "그들(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모든 관련 사항은 유엔사령부에 의해 중개·판단·감독·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9.19 합의에 대한 한미 사전 조율을 방증하는 발언으로 일각에서 해석된 바 있다.

일단 우리 군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해 "9.19 합의와 무관"하다면서도 별다른 입장은 내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문제의 사격장 발언이 "9.19 합의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강연에 대해 저희가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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