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처분' 총리 불호령에 울며 집 내놓는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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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처분' 총리 불호령에 울며 집 내놓는 고위공무원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07.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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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고위공무원의 '다주택 처분'을 지시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불호령'에 고위공무원들이 속속 집을 내놓고 있다. 8일 정 총리의 발언 이후 불과 하루 만에 2주택자였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지분)을 처분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7.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고위공무원의 '다주택 처분'을 지시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불호령'에 고위공무원들이 속속 집을 내놓고 있다. 8일 정 총리의 발언 이후 불과 하루 만에 2주택자였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지분)을 처분했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 이어 김용범 차관이 잇달아 주택(지분)을 매각하면서 고위공직자를 중심으로 이 같은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명분으로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앞세우는 모양새다. 정부는 10일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지난 2일 2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에게 '이달 중 처분'을 다시 권고했다. 지난 6.17 (부동산)대책에도 부동산 광풍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는 정책을 만드는 고위공무원의 '선행'이 먼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 권고는 관가로 이어졌다. 정세균 총리가 8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장차관을 포함한 2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현황 파악을 지시하면서 연내 처분을 촉구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월 기준 18개부처 40명의 장·차관 중 14명(장관 8명, 차관 6명)이 2주택자였지만 정 부총리 발언 이후 김용범 차관이 집을 팔면서 현재 13명으로 줄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2주택,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차관중에서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3주택, 고기영 법무부 차관, 정병선 과기부 차관, 윤종인 행안부 차관 등은 2주택자다.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정책 의지를 확고히 보여주기 위해 장차관급의 주택 매각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총리실을 중심으로 고위공직자가 다주택 처분을 거부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 조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고위공무원들의 불만도 나오는 분위기다.

김용범 차관의 경우 배우자가 상속으로 받은 서울 서초동 서초래미안아파트 지분 4분의 1을 공동 소유하면서 다주택자로 분류됐다. 해당 아파트에 장모가 거주해 매각이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낸 김 차관이었지만 정 총리 발언 이후 상속 지분을 장모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1주택자가 됐다.

실거주 외 배우자가 상속 받은 주택의 지분 일부를 공동소유하는 경우를 2주택자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주택 지분을 처분했다고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2주택자인 홍 부총리의 경우 처분 자체도 쉽지 않다. 홍 부총리는 본인 명의로 경기 의왕시 아파트와 세종시 나성동 아파트 분양권을 소유하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은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의 납입금을 돌려 받을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입주 후 처분이 가능하다.

특히 세종시 공무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세종청사 이전으로 원래 살던 수도권과 이주하면서 특별공급 등을 통해 얻은 세종시 아파트 등을 두고 있는 공무원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수도권에도 집을 두고 있는 '기러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승진'을 위해 한쪽의 주택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부처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지만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든다"며 "이번 조치로 인사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다소 심한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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