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고유 영역 침해당하는 시대, 카이퍼 사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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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고유 영역 침해당하는 시대, 카이퍼 사상 필요”
  • 박동현 기자/이대웅 기자 
  • 승인 2020.11.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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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박사, ‘영역주권 사상의 현대적 의의’ 발표
하나님의 주권, 교회뿐 아니라 세상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 주권적 통치 아래, 영역주권 신앙 실천
왕이 아닌 종으로서의 삶, 자기 비움과 섬김으로.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주최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 서거 100주년 기념 학술포럼’이 26일 오후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 그 현대적 의의’라는 주제로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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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서는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총장)이 설교한 개회예배 후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의 개회사 및 주제강연, 기독교학술원 이사장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의 인사말, 발표와 논평 등이 진행됐다.

먼저 설교한 정성구 박사는 ‘영역주권(領域主權, 골 2:19)’을 제목으로 “카이퍼 사상의 핵심은 하나님의 주권이 교회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종교 등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주권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의 왕권(Pro Rege)을 정치에서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천지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창조하셨고, 창조하신 모든 만물을 다스리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사상”이라고 설교했다.

정성구 박사가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정성구 박사가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정 박사는 “영역주권 사상은 하나님께서 각 영역에 고유한 주권을 주셨으므로, 정부와 교회, 학교 등은 서로 다른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한국은 국가가 모든 것을 간섭하고 통치하려 한다. 국가가 교회도, 교육도 간섭하고 있다. 심지어 동성애를 조장해 가정파괴를 방치하고 있다. 오늘날 정부가 교회의 예배를 ‘하라, 마라’ 하는 것은 엄연한 고유 영역 침해다. 교회의 머리는 대통령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고 역설했다.

인사를 전한 이재훈 목사는 “하나님의 주권이 인간의 모든 영역에 나타나야 함을 굳게 믿었던 카이퍼의 삶과 사역은 실로 놀라웠다”며 “그의 일생은 교회와 정치 영역에서 복음의 영광이 나타나도록 고난받는 생애였다. 목회자·언론인·정치가·교회개혁가로서의 그의 삶은 조금도 물러섬이나 세상적 타협이 없는 불굴의 행진이었다. 그의 투쟁적 태도로 어쩔 수 없이 받게 된 많은 반대와 오해조차, 그에게는 더 앞으로 나아가는 연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목사는 “카이퍼의 신학과 삶을 오늘 이 시대에 다시 회고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 때문”이라며 “그의 영역주권 사상과 국가의 책임과 한계, 그리고 교육·과학·문화에 대한 성경적 관점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는 우리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성경적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훈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유튜브
이재훈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유튜브

이후 김영한 박사는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은 오늘날 한국교회를 향한 신칼빈주의적 도전’이라는 제목의 개회사에서 “카이퍼의 신칼빈주의(neo-calvinism)는 교회와 복음화 영역에만 치중했던 협소한 분파지향적 칼빈주의를,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칼빈주의로 확장시킨 개혁신앙의 원리”라고 정의했다.

김 박사는 “카이퍼가 유산으로 남긴 신칼빈주의 사상의 핵심인 ‘영역주권 사상(a thought of sphere sovereignity)’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한 중요 이슈인 교회·국가·학문이라는 사회적 삶의 기본 영역 관계 설정을 개혁신학의 원리에 따라 제시한 것”이라며 “카이퍼는 국가지상주의자들의 교육 정책을 바꿔, 정책입안 초기 과정에서부터 좁다란 인간의 생각 중심에서 탈피해 하나님 중심 정책이 되도록 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진술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같은 동성애 이슈, 신학교 입학 자격(평등과 기회보장 명분으로 세례증서 요구 취소 명령) 등에 대해, 한국교회와 기독교학교가 연대해 신앙 영역의 고유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영역주권적 장치가 점점 더 강하게 필요해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번 포럼이 ‘행동하는 칼빈주의자 카이퍼’의 모습을 한국교회에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의 현대적 의의’라는 제목의 주제 강연에서는 “카이퍼가 제시한 ‘영역주권 사상’은 오늘날 공적 영역에서 타당하게 실천되는 기독교 신앙을 표명하는 공공신학의 기초 명제”라며 “이 영역주권 사상은 19세기 네덜란드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 동성애 독재, 권력과 이윤 독점, 파당 이익 추구 등으로 극심한 가치관의 혼란 속에 살아가는 한국 사회와 현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개혁신앙적 원리와 윤리의 지표를 제시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김영한 박사는 “18세기 말 일어난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합리주의, 이신론, 자연주의, 유물론 등 인본주의 세계관이 19세기 네덜란드 사회 모든 영역에 침투했다”며 “19세기 후반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유럽에서, 카이퍼는 성경에 입각한 개혁신앙의 목회자로서 지역 교회를 섬기고,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높이는 개혁신앙을 신자들에게 설교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카이퍼는 동시에 저널리스트로서 수십년간 글을 쓰고, 신학자로서 자유주의 신학에 대항해 200여권의 반대한 저술을 쓰면서 정통 개혁신학을 방어했으며, 정치가로서 반혁명당(Anti-Revolutionaire Partij, ARP)을 창당해(1879) 이끌고, 수상(1901-1905)으로 국가를 섬긴 하나님의 사람이었다”며 “이 모든 일에 종사한 카이퍼의 삶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주권과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카이퍼는 삶의 각 영역이 고유한 주권을 그리스도께 직접 받았다는 확신을 갖고 프랑스혁명 정신과 맞서 반혁명당을 이끌었고, 국가 권력과 이 권력에 아부하는 교회와 신학으로부터 독립한 자유대학교를 세웠다”며 “기독교 대학의 이념은 왕이신 그리스도의 절대 주권 아래 모든 상대적 영역주권을 복종시키는 영역주권 사상”이라고 말했다.

▲김영한 박사가 주제발표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김영한 박사가 주제발표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김영한 박사는 “영역주권은 창조자에 의해 직접 주어진 천부적인 것으로, 국가나 교회 등 다른 영역의 주권에 의해 침해될 수 없는 신성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삶의 각 영역주권은 항상 국가, 교회 등 다른 영역의 주권에 대항해 자신의 고유한 주권을 지키고자 한다. 카이퍼는 영역주권을 ‘인간 삶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력으로서 거룩한 사고의 힘’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영역주권 사상은 자유대학교 법학부 교수였던 헤르만 도이어베르트(Herman Dooyweerd, 1894-1977)에 의해 정교하게 다듬어져 하나의 거대한 법철학 체계로서 기독교 철학으로 정립됐다”며 “그는 자신의 ‘우주법적 이념철학(De wijsbegeerte der wetsidee, The Philosophy of Cosmonomic Idea)’에서, 전체주의에 사로잡혀 국가와 가정을 혼동하고 가정뿐 아니라 학교와 교회와 문화 등 제 영역들을 국가에 종속시키는 잘못된 이념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유의 주재이신 그리스도께서 ‘나의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는 영역은 한 치도 없다”는 유명한 영역주권 사상의 명제에 대해 “칼빈주의 세계관에 대한 결정적 선언”이라며 “그리스도가 우리 삶의 왕이시고 모든 영역의 중심에 주권자로 계시기 때문에, 각 영역은 신성하고 고유한 주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영역주권의 근원은 국가가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시다. 그러므로 통치자가 국가 권력으로써 다른 삶의 영역주권을 명령권이나 강제력으로 침해하고 훼손시킬 수 없다”며 “만일 통치자가 절대권력을 행사한다면, 그런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로서 영역주권 사상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영역주권 사상은 오늘날 자유민주국가가 누리는 헌법에 보장된 자유, 양심, 인간 존엄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김영한 박사는 “하나님의 창조 계획 안에 각 문화 영역은 고유한 처소를 갖고,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 공공 영역인 가정, 정치, 문화, 예술, 학문 등은 주권을 부여하신 하나님에 대한 책임을 갖는다”며 “각 영역은 다른 영역의 주권, 권리나 자유를 간섭하거나 침해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존재한다. 그리스도는 각 영역에서 고유한 법을 주셨고, 각 영역은 자신의 법칙에 복종하고 고유한 통치권 아래 존재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국가는 단지 각 영역 속의 개인이 집단에 의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권리를 조정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각 영역이 갖는 주권은 국가가 부여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부여한 것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권위를 국가는 승인할 뿐”이라며 “카이퍼는 국가와 정부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죄를 억제하는 긍정적 역할과, 통치자가 욕심에 의해 권한을 남용하는 부정적 역할을 지적한다. 극가가 이 고유한 영역주권을 침해할 때, 독재국가 내지 전체주의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단지 경건한 골방이나 교회의 울타리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의 모든 영역, 즉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예술 등 모든 삶의 분야에 그리스도의 군사로 침투해나가야 한다”며 “그는 그리스도의 절대주권을 인정하는 개혁신앙고백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구원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려는 아르미안주의와, 교황의 무오와 교권 전체주의를 인정하는 로마가톨릭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김영한 박사는 “한국교회도 사적 구원의 전당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 국가에 시대적 방향을 제시하는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구한말과 일제시대 한국교회는 신교육, 신의료, 근대적 가치관 도입으로 민족 독립정신을 각성하고 독립운동에 참여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 ‘민족종교’로 인정받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런데 교회의 양적 성장에 자만하고 교회 지도자들의 방만으로 스며든 물질만능주의, 세속주의, 자유주의, 종교다원주의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 성장이 정체되고 사회적 신뢰도는 심각하게 추락하고 있다”며 “그 결정적 이유는 우편으로 사회적 공공성을 상실하고 구원의 사유 화와 자기 집단 구원이라는 사적 개인주의, 좌편으로 세상의 가치관에 영합하는 자유주의 기독교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박사는 “이러한 한국교회를 향해,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은 학문과 예술, 그리고 정치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 어디에도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성과 속을 구분하는 그 어떤 이원론적 사고도 성경적이 아님을 역설했다”며 “나아가 칼빈주의 부흥이 비성경적 이원론의 폐해와 자유 인본사상의 홍수를 막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이 오늘날 지구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의미란 특별은총을 받은 개인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이 되도록 참여함에 멈추지 않는다. 교회를 넘어 일반은총 영역인 삶의 전 영역에서 부패를 막고 공공선을 증진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주권과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사회와 문화변혁은 성직자들뿐 아니라 평신도들애게도 주어진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지상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그리스도인은 무신론이 지배하는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비기독교적 세계관에 대결하면서, 증오와 미움과 강제와 음모술수가 아니라 사랑과 온유와 인애와 설득과 선한 행실로 이들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선한 싸움의 특공대”라며 “각자 봉직하는 직장의 영역을 하나님께서 부르신 소명의 처소로 알아, 그곳이 어느 영역이든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이 드러나도록 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한국교회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적 통치 아래 영역주권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 이는 십자군 승리주의나 문화적 낙관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개혁신앙은 그리스도의 비우심과 섬기심, 십자가의 희생적 죽으심을 통한 대속의 길을 오늘날 모든 영역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왕이 아닌 종으로서의 삶이고, 자기 비움과 섬김으로서의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이뤄진다”고 정리했다.

주제발표 이후 교회와 국가 관계 관점에서 박태현 교수(총신대)와 윤철호 교수(장신대),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최용준 교수(한동대)와 이상원 교수(총신대), 기독교교육 관점에서 리처드 마우 교수(풀러신학교)와 김도일 교수(장신대)가 각각 발표와 논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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