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인 미국 드류대학 레너드 스윗트 교수는 「21세기 교회가 앓고 있는 심각한 질병은 예수결핍장애(Jesus Deficit Disorder)이다」라고 했다.
교회 안에 말씀과 기도, 예배와 헌신은 물론, 전도와 봉사도 있지만, 대부분이 종교적 행사로 끝나거나 교회를 알리는 연례적 사업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예수의 정신과 가르침이 결여되어 교인들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력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며, 그네를 타는 아이들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자신의 등을 뒤로 젖히고 동시에 다리를 모아 힘을 주며 앞으로 힘차게 내미는 것 같이 교회는 과거의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거기에 머무르지 말고, 미래를 향한 힘찬 전진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그네 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가 부흥과 성장기를 거쳐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교회의 세속화는 물론 물량주의와 권위주의에 빠진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일탈된 생활, 신앙과 삶이 괴리된 교인들의 모습 등이 계속적으로 교회의 생명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회성 부재는 복음을 모르는 많은 교회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과 질시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교회가 질병의 근원지처럼 인식되는 것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자만과 독선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세상 사람들부터 비난과 공격의 빌미를 주는 동기가 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작금의 현상들은 교회가 앞으로 더욱 공적복음의 정신을 살려 가난하고 병든 자, 소외되고 고통당하는 자들을 보듬고 부정한 권력과 사회 불의에 대해서도 정의를 외칠 수 있을 때,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교회로 거듭날 수 있음을 자명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근간이 송두리 째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거대 여당의 특성 중 하나는 국민들은 아랑곳없이 독선과 편 가르기 식으로 자신들의 주장과 정치적 셈법으로만 정부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민주적 절차나 정의에 입각한 정치는 실종되고 야당과의 협치도 사라졌다. 숫자로 밀어붙이는 국회는 악법들을 생산하는 진원지가 되고 말았다. 野黨의 비토권을 묵살하고 공수처법을 만들어 중립성을 강조하는 문대통령의 말을 국민들 중 몇 사람이나 믿을까.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리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하는 것이 과연 검찰개혁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1980년대 10여 년간이나 국가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 본부 사무처장을 지냈고, 국가보안법으로 4년간의 옥고를 치른 민경우 씨는 지난 15일 모일간지 논설위원과의 대담에서 “민주화 운동 정권 손에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정치권력의 법치 파괴로 오는 사회혼란과 대립은 모두 국민들이 감당해야 된다는 점에서 슬프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몇 달 동안이나 그토록 질타하며 제기했던 윤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사유 6가지 가운데 징계위원회가 인정한 것은 단 3가지뿐인데, 이것마저 석연치 않다. 사법 전문가들은 징계위가 내린 정직 2개월도 절차상의 문제는 물론, 증거재판주의와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되며 무엇보다도 검찰총장 임기제를 법무부 장관의 감찰징계권 남용을 통해 무력화 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한다.
평생을 민주주의를 연구하며 진보학자로 활동한 최장집 교수(고대명예교수)는 지난 11월 30일 한 강연회에서 현재 “민주당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은 다양성이나 의원들의 의견개진 없이 집중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양상의 정치 형태는 전체주의로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윤석열 총장은 징계효력 집행정지신청과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법원에 낼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는 살아 있는 바른 양심과 엄정한 법을 적용하여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 주어야 한다.
교회의 침묵은 의와 평화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예수님 예루살렘 입성 시 기뻐하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향해 반대자들이 불평하며 막으려 하자 예수님은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눅19:40)고하셨다. 불의와 악을 향해서 잘못을 지적하고 소리 내는 것은 교회의 사명 중 하나이다. 국민들이 정의롭고 건강한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민주주의 나라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교회는 언제나 깨어있는 소리가 되어야 한다. 글 :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