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노년기 품위있게 살 수있다. 오세열 교수(미드웨스트 리더십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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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노년기 품위있게 살 수있다. 오세열 교수(미드웨스트 리더십박사 )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12.20 18:0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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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30세에 사망하고, 장례는 74세에 치른다”는 말이 생겨났다. 나이가 들어도 활기차게 살 수 있다. 빼기 인생이 있“다면 더하기 인생도 있다. 노년에 새로 발견하는 것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이다. 인간은 죽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죽어가고 있는 존재다
웃음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한국의 행복한 노부부

앙리부르는 “사람이 자신의 노년과 직면하는 모습은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행복한 노인이 있는 가하면 불행가운데 죽어가는 노인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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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전체가 젊은이들에게만 박자를 맞추어 바쁘고 긴박하게만 돌아간다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가 된다. 이런 사회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색하는 시간도 경시한다.

노년층의 제거는 마치 손발이 잘려나간 것같이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서 시골의 들판을 바라본다. 둘 사이에는 별로 말이 없다.

철학자 구스도르프는 노부부의 침묵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침묵은 말보다 웅변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이제까지 이 노부부가 서로 주고 받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뒤마는 “자신이 나이 드는 것을 지켜보는 여자는 결코 늙지 않는다”고 말했다. 곱게 나이든 여자에 대한 찬사다.

키에르케고르는 고뇌는 같이 나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부가 같이 살다가 혼자가 되었을 때 슬픔을 잘 이겨내는 것은 가장 친밀하게 결합된 부부간의 생전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노인이 사회에 대해서 스스로 위축감을 갖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자신의 모습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은퇴자는 두 부류로 구분된다. 양극사이에 중간은 없다. 한 부류는 자신의 은퇴생활을 즐기면서 흥미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일을 발견하고 살아간다. 전혀 권태를 느끼지 않고 살아간다. 이런 노인은 친절하고 붙임성있고 평화롭고 훌륭한 노인으로 남는다.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더욱 평온한 경지로 성장해 간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기쁨을 누린다. 감사하고 책읽기와 산책을 즐기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다른 한편은 마치 고장난 자동차처럼 인생의 원동력이었던 직업을 잃어버리게 되면 의기소침해져 체념하고 살아간다. 이기적이고 불만이 많고, 어떤 선의에도 오해를 잘하고 대화는 언제나 논쟁으로 바뀌며 권위만 내세우는 상대하기 어려운 노인이 된다. 아내는 남편이 직장에 나가 있는 수십년 세월 동안 잘 정돈된 자신의 생활을 즐겨왔는데 남편이 무질서한 생활태도로 자신의 공간을 침입해 오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지성적이며 곱게 늙어가는 서양 노부부

젊었을 때의 불평은 생명력의 표현일 수 있다. 그러나 노년에 쏟아내는 불평은 몸과 정신이 쇠약해진 데 원인이 있다. 미국 노년학회의 표어는 “인생에 나이를 더하지 말고 나이에 인생을 더하라”이다. 헛되이 나이를 먹지 말고 뭔가 보람있는 일을 발견하고 매진하라는 메시지다. 사도바울의 사상은 노년들에게 들려주는 귀중한 메시지다. “겉 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후 4:16).”

노년은 육체가 쇠약해가기 때문에 분명 빼기(-)인생이다. 하지만 이것은 행동의 영역이지 정신과 마음영역은 아니다. 맥아더장군은 “사람은 몇 해를 더 살았다고 해서 노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이상을 포기했을 때 늙어버린다. 세월은 얼굴에 주름살을 주지만 이상을 버리면 마음속에 주름살이 잡힌다.

소심, 의심, 공포, 절망 등은 죽음에 앞서 먼저 파멸로 이끌고 우리를 먼지로 돌아가게 하는 적이다”라고 말했다. 호흡이 끊어지는 시점이 사망 순간이 아니라 우리 속에 비전과 목표가 사라진 순간이 사망 시점이 된다는 교훈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30세에 사망하고, 장례는 74세에 치른다”는 말이 생겨났다. 나이가 들어도 활기차게 살 수 있다.

빼기 인생이 있“다면 더하기 인생도 있다. 노년에 새로 발견하는 것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이다. 인간은 죽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죽어가고 있는 존재다. 두 실존주의 철학자가 있다. 하이데거는 죽음을 직면했고 사르트르는 죽음을 피하고 싶어했다. 그리스도 사상은 하이데거에 가깝다.

인생은 2대 전환점이 있는데, 유년기에서 성인기로 가는 때와 성인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전자는 자식을 낳는 일과 부의 축적과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 목표를 가진다. 후자에서의 목표는 문화와 교양이다. 첫번째의 전환이 성숙으로의 전진이라면 두 번째 전환은 새로운 실현을 향해 가는 전진이다. 나이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린이시절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필자 오세월 교수
필자 오세열 교수

인생의 두번째 전환점을 지나면 교양과 문화의 경지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지는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는 젊은 시절 대학에서 교양을 배우지 않았던가? 그것은 사회와 전통과 학교에서 정규적인 지식으로 받아들인 문화이다.

노년기의 교양은 보다 인격적이고 사심이 없으며, 보다 독창적이며 발전적인 형태의 문화이다. 젊음의 시기에서는 생산성에 바탕을 두고, 노년에 이르러서는 명상적인 것에 다가간다. 그런데 젊을 때 높은 문화수준에 도전하고 넓은 교양의 지평을 열고자 한다면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무한 경쟁시대에 직장에서 열정을 가지고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교양에 쏟을 여유와 시간이 없다. 그러나 노년기에는 오랜 세월을 직업 때문에 희생해 왔던 모든 사물에 대한 새로운 깨우침을 발견하게 된다. 서정주의 ‘국화꽃 앞에서’에 나오는 ‘내 누님같이 생긴 고난의 꽃이 바로 노년기의 모습이 아닐까.’

.. 그립고 아쉬움에 마음 조이던
머 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진리 앞에서
내 누님 같이 생긴 고난의 꽃이여

노년기의 깨달음은 보다 완전한 인간의 풍요로움을 위한 새로운 진전이다. 사회에서는 낙오되지 않으려고 본인의 재능을 다 쏟아 붓게 된다. 직장에서 승진하여 높은 직위로 올라갈수록 책임이 커지고 여가시간과 자유는 빼앗기게 된다. 인생의 수레바퀴는 쉬지 않고 돌고 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자아의 독자성을 발견하게 될 때 이전 사회의 모든 인위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융은 이것이 바로 ‘인격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개인생활의 의미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첫번째 전환점에서의 성패는 사랑과 직업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 두번째 전환점에서는 성숙한 인격으로의 도약인데 은퇴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시금석이 된다.

융은 “젊은이가 그의 욕구를 외부세계에서 발견하려 했다면 인간의 오후에 접어든 사람은 자기자신 안에서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가 닥쳤을 때 우리는 이 내면의 창고를 더욱 풍요롭게 준비해 두어야 한다. 내면이 풍요로운 사람은 은퇴에서 오는 지루함을 이겨내며 은퇴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노년은 지나온 삶의 나날을 총체적이며 통합적으로 완성하게 해 나가는 시기다. 이런 관점에서 노화는 자아의 해체와는 정반대다.

레이건은 75세 생일을 맞이 했을 때 다음과 같은 위트를 날렸다.

'오늘 저는 75세가 되었습니다만 잊지마세요. 그건 섭씨로 24세 입니다.' 화씨 75세는 섭씨로 바꾸면 24세가 된다. [C=(F-32)/1.8 그러므로 24=(75-32)/1.8] 

인생의 전반부는 역량을 위해서 엑셀을 밟는 시기라고 한다면 삶의 후반부에서는 브레이크를 지그시 누르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 : 오세열 박사 미드웨스트 리더십 교수)신학/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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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웅 2021-01-03 18:10:28
자신의 정체성을 되새기며 품위있고 여유있는 노년을 맞이하는 진정한 방법을 깨닫게 해주는 글입니다. 급변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간의 삶을 인색하게 만들고 또한 사람을 바라보는 해괴한 기준과 잣대가 생기게 하는 황금만능주의에 맞서 자아진단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지혜로운글을 전해주시는 오세열 교수님께 언제나 신의가호가 함께하시길 빕니다

김영진 2021-01-01 10:01:51
인생의 청장년기와 노년기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명료한 길잡이가 되고 또한 인생을 성찰케하는 좋은글이네요!

김진천 2020-12-31 15:52:43
박동현 기자님 필자명 (오세월 --- 오세열) 정정 부탁드림니다..

김진천 2020-12-31 15:49:59
두가지로 분류되는 노년의삶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수있는 선택적인 삶) 강의 + 책집필 + 신문칼럼 원고집필
역동적인 삶을 살고 계시는 오세열 교수님의 삶에 감동의 선물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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