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채권단, 인수금융 30% 결국 출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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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채권단, 인수금융 30% 결국 출자전환
  • 이학렬 기자
  • 승인 2016.04.01 0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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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대출 1.5조원 중 30% 4000억원 내외 출자전환 검토..

KCI 대출 1.5조원 중 30% 4000억원 내외 출자전환 검토…채권단, 씨앤앰 매각차익 기대] 케이블TV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과 씨앤앰의 모회사 국민유선방송투자(KCI) 채권단이 인수금융의 30%를 출자전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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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는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등이 씨앤앰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채권단은 사실상 씨앤앰 인수금융에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씨앤앰 채권단, 인수금융 30% 출자전환 '가닥'=2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오는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씨앤앰 인수금융을 연장하고 이중 30%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금융이 부도난 뒤 담보권 행사 등으로 출자전환한 적은 종종 있으나 인수금융이 부도나기 전에 출자전환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 중 일부가 대출 회수도 검토했으나 인수금융 규모가 크고 대출을 회수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채권단 전체 의견으로는 출자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앤앰 채권단에는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외에 국민연금, 한화생명, 새마을금고, 행정공제회 등이 포함돼 있다.

씨앤앰의 인수금융 규모는 씨앤앰 지분 93.8%를 보유한 KCI와 씨앤앰이 각각 빌린 1조5600억원과 6300억원 등 약 2조2000억원이다. 이중 KCI가 빌린 1조5600억원의 30%인 4000억원 내외를 KCI 주식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현재 채권단과 KCI 주주인 MBK측은 출자전환 비율을 논의하고 있다. 채권단은 가능한 많은 지분을 원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비율은 MBK측과 협의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채권단이 대출금 일부를 출자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씨앤앰의 이자지급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MBK측이 씨앤앰을 인수했던 2007년만 해도 케이블TV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꾸준히 현금이 유입됐고 성장 속도도 빨랐다. 씨앤앰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07년 3681억원에서 2014년 6094억원으로 2배로 뛰는 등 급성장했다.

하지만 IPTV(인터넷TV)가 나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씨앤앰의 영업이익은 △2012년 1099억원 △2013년 1098억원 △2014년 750억원 등으로 줄었다. 씨앤앰의 모회사인 KCI는 씨앤앰에서 받은 배당금과 한도대출(RCF)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이자를 갚으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RCF 한도가 바닥을 보이면서 채권단은 2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그대로 연장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씨앤앰이 이자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인수금융 규모를 줄여주는 대신 나머지는 출자전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채권단과 MBK측은 다음달말까지 출자전환비율을 포함한 인수금융 연장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자전환 카드, 채권단·MBK 윈윈?=채권단은 이번 출자전환으로 사실상 인수금융에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씨앤앰이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경우 대출원금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겠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씨앤앰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잠재적 인수후보자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CJ헬로비전 매각가격이 지분 30%에 5000억원으로 높지 않아서다. CJ헬로비전 지분 100% 가치는 약 1조7000억원, 가입자당 가치는 약 45만원이다.

이를 씨앤앰에 대입하면 기업가치가 1조원에 불과하다. 씨앤앰의 주된 시장이 수도권이라는 특징을 반영하더라도 1조5000억원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씨앤앰이 1조5000억원에 팔리면 1조1400억원 가량은 1조5600억원 가운데 출자전환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금융을 갚는데 쓰이고 나머지 3600억원을 KCI 주주들이 나눠 갖는다. 이 경우 KCI에 9500억원을 투자한 MBK와 맥쿼리는 큰 손실이 불가피하고 4000억원 가량을 출자전환한 채권단도 손해를 입게 된다.

결국 이번 출자전환의 승자는 KCI 주주인 MBK와 맥쿼리란 분석이 나온다. KCI에 신규 자금을 넣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수금융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을 연장한다고 해도 또 다시 만기가 돌아오고 씨앤앰이 그 사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학렬 기자 tootsie@ 머니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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