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군 경계선이 또 뚫렸다. 지난 16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북한과 맞닿은 최전방 민통선에서 북한의 20대 남성이 불법으로 월남했다.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이용하여 바다를 6시간 동안 헤엄쳐 해안 경계를 피해 육지에 올라왔고 이후 해안 철책의 하단 배수로를 통과하여 월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남성이 군의 CCTV 장비에 3차례나 포착됐지만, 군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우리 군은 이 남성이 2시간 넘게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유유히 걸어와 민통선 검문소 CCTV에 포착될 때까지 아무런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초 발견 후 6시간이 지난 16일 오전 7시 20분경에서야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지만, 그 과정을 보면 대한민국의 군대가 왜 이렇게 됐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이 이날 새벽 4시 20분경 북한 남성을 CCTV로 발견한 후에도 ‘진돗개’(대침투경계령) ‘하나’를 오전 6시 반이 넘어서야 발령했고 특공대를 투입하고서도 3시간이 돼서야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 번 사건이 있었던 해당부대는 2012년 북한 병사가 제 발로 군 막사를 찾아와 문을 두드려서 '노크귀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한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 귀순하기 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육군 제22사단 관할 지역 부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강화도에서 탈북민이 해안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이후 군 당국은 접경지역의 모든 배수로를 점검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군은 감시망이 뚫릴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현대화된 경비 시스템을 강화하여 물 샐 틈이 없는 경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빈번히 경계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는데, 이는 군 기강의 해이와 군의 요직에 있는 담당 책임자들의 국가안보에 대한 의식 결여와 안보불감증에서 오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평화를 원하지만 평화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명백하다.
지금이 남과 북의 평화시대인가 묻고 싶다. 북한은 여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고 시시때때로 적화통일을 꿈꾸며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을 만들어 군사행사 때마다 과시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민국 군대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
이 번 일에 국방부 장관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전쟁에 패배한 장수는 용서 받을 수 있으나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 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군의 수장인 국방장관이 지난해 ‘철책귀순’에 이어 이번에도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라는 말로 끝날 일이 아니다.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의 정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군복무 중에 애국애족의 정신과 함께 군인으로서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철저한 훈련은 물론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심화된 정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영원하고도 행복한 미래를 위해 군은 물론 국민전체가 안보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할 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