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사울’이 ‘바울’이 되는 것 막아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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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사울’이 ‘바울’이 되는 것 막아선 안 돼”
  • 김진영 기자
  • 승인 2016.04.01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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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바른 신학, 바른 교회’ 신학 세미나 개최
 ▲도한호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사)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이사장 송일현 목사)가 '바른 신학, 바른 교리' 신학 세미나를 3월 31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도한호 박사(전 침신대 총장)와 최태영(영남신대 조직신학) 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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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한호 박사는 '한국교회와 이단(異端) 문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도 박사는 기침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과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과 같이 '이단'이라는 말을 쉽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 박사는 이단 판정의 기준을 △성육신·삼위일체 등 성경의 핵심 교리 왜곡 △자신이 구세주 또는 재림주라는 주장 △'임박한 재림' 등 종말론으로 신자들 위협 △추종자들의 사회 생활 파괴와 재산 착복 △교회에 침투해 신자들 유인 및 목회 방해 △자신의 교리적 오류 인정 거부 등 6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또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단을 찾아 정죄하는 과정에서 필수적 절차가 준수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면서 "이단은 단호히 물리쳐야 하나, 어떤 경우에도 약간 부족하거나 조금 지나치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으로 모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단 규정 절차와 관련, 재고돼야 할 문제로 △어떤 교리와 어떤 해석 때문에 이단이 되는가 △이단 연구자의 교육, 경험, 교단 활동, 전력 △당사자와의 면담, 권면, 변증 기회 제공 여부 △한 번 이단으로 고발되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영원한 이단이 되며, 객관적으로 신학이나 목회를 검증해 그를 변호하는 인사에게는 "이단 옹호"라고 하는 풍토 등을 꼽았다.

도 박사는 "어떤 경우에도 공적 기구의 검증 없이 개인이 '이단이다' '이단성이 있다'는 등의 글을 언론에 발표해 공개적으로 고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교리나 성경 해석이 의심스러울 경우 이단이라고 공표할 것이 아니라, 교단이나 공적 기구에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는 사울이 바울이 되는 것을 막거나 '배화교를 섬긴 어거스틴은 영원히 이단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사울을 바울로 변화시키고 사이비 신자를 성도로 개종시키는 것은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지상명령"이라고 역설했다.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어 '온신학과 개혁교리'를 제목으로 발표한 최태영 교수도 이단 문제와 관련, "이단을 정죄하는 데 있어서 역사적 과오도 적지 않았다. 16세기 로마교회가 개혁자들에 대해 취한 태도가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교회도 인간적인 약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과도한 이단 정죄는 삼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교회사적으로 배격된 이단들의 유형"을 △지금도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계시하신다는 주장 △성경 외에도 다른 경전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 △삼위일체론에 대한 부정 및 양태론 또는 삼신론적 해석 △예수 그리스도의 두 본성에 대해 균형을 상실한 해석 △행위를 조건으로 하는 구원설 또는 예수님 외에도 구원의 다른 길이 있다는 주장 △기타 시한부 재림설이나 예수님 이외의 재림주에 대한 주장 등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단 사이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히 구원의 관건이 되는 구원론, 기독론, 삼위일체론, 성경론, 계시론에 입각해 접근해야 한다"며 "그래서 명백한 이단임이 입증되면 단호히 척결함으로써 교회가 더 이상 미혹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사소한 잘못은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열정은 있으되 바른 교리를 몰라 옆길로 가고 있을 경우에는 바른 교리를 가르쳐서 주님의 몸된 참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올바른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연에 앞서 열린 예배에선 김명용 교수(장신대 총장)가 설교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은 전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 하나님은 지·정·의를 갖추신 인격적 신이시기 때문"이라며 "성령의 역사 안에는 뜨거움도 있지만 깊은 신학적 지성도 있다. 이 지성은 성령에 감화를 받은 지성을 의미한다. 이처럼 '머리'와 '가슴'이 함께 가야 한다. 그래야 부흥운동이 바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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