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큰손' 러시아 환자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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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달러 큰손' 러시아 환자가 몰려온다
  • 문현웅 기자 김선엽 기자
  • 승인 2016.04.0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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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권 의료관광객 4만 돌파 5년새 18배 늘어… 美 제치고 2위 진료비도 1111억 써… 中 이어 2위
▲ 지난 30일 오전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 러시아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성형주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국내병원, 맞춤형 서비스 경쟁 강남세브란스, 러시아 음식 제공 명지병원, 러시아어로 홈페이지 이대의료원, 환자 유치단 파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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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경희대병원(강동구 고덕동) 국제진료센터. 러시아인 10여명이 로비의 대형 TV에서 흘러나오는 러시아어 방송을 보고 있었다. 책장에 꽂힌 러시아어 소설책을 꺼내 뒤적이거나 병원에서 일하는 고려인(러시아 등 옛 소련 국가에 사는 한민족 동포) 출신 통역사와 상담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게시판에 걸린 오늘의 환자식(患者食) 메뉴는 연어스테이크와 고기 말이, 샐러드와 모둠 과일이었다.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이 병원 관계자는 "국제진료센터를 찾는 외국인 환자 가운데 80%가 러시아와 그 인근 국가 출신"이라며 "매주 러시아어를 쓰는 환자 150~200명 정도가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국내 병원의 큰손 고객 된 러시아 환자.
러시아권에서 오는 의료 관광객이 외국인 환자 가운데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국적 환자는 3만1829명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 중 11.9%를 차지했다. 국내 병원을 찾은 러시아 환자 수는 5년 만에 18배 이상 늘었다. 또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쓰는 카자흐스탄 환자(8029명)를 더하면 미국(3만5491명)을 제치고 중국(7만9481명)에 이어 2위다. 러시아 환자들이 국내에서 쓴 진료비 총액도 1111억원으로 중국(1403억원)에 이어 2위다.

러시아권 환자들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는 이유는 러시아의 의료 수준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러시아를 비롯한 옛 소련 국가에선 대부분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데 의료 수준이나 시설 등이 낙후돼 있기 때문에 여유 있는 계층은 해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러시아인들이 해외에서 지출하는 의료 관광 비용이 1년에 약 10억달러(약 1조154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국 병원에 위기인 동시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인의 의료 관광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경제 제재 때문에 독일·핀란드 같은 유럽 국가로 가기 힘들어진 러시아 환자들이 의료 수준이 높고 의료비가 선진국보다 낮은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병원들 러시아 환자 유치전.

[러시아어권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국내 병원들은 러시아권 환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러시아어 일대일 전담 통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모든 병동 TV에 5개 러시아 채널을 방영하며,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러시아 환자식'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명지병원은 의료진이 러시아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병원 곳곳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간단한 러시아어 인사말을 붙여놓았다. 러시아어로 짠 병원 홈페이지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홍보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화여대 의료원은 지난해 5월 '러시아 환자 유치 홍보 대표단'을 조직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4일간 현지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최대규모 의료 박람회 '2015 Russia Health Care Week'엔 국내 의료 기관 12곳이 참가해 한국의 의료 인프라와 관광 자원을 소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한국 병원을 찾는 방문객의 대부분은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에 편중 되어 있다. 극동 지역 환자 유치에 성공한 강남세브란스 갈리야 코디네이터는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러시아어권 환자들이 극동 지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CIS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며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유럽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한국까지 비행시간이 길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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