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향해 첫 미사일 쏜 北…중국 믿고 美 떠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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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향해 첫 미사일 쏜 北…중국 믿고 美 떠보기?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3.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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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8~19일까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직후인 21일에는 서해상으로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회담까지 지켜본 뒤, 저강도 무력시위를 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단거리 순항미사일이라는 '저강도 도발'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고 또한 최근 '북중 밀월' 가속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서다.

2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오전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무력시위'다. 북한은 지난 8~18일까지 진행된 한미연합훈련, 그리고 17~18일 이뤄진 미국의 국무·국방장관의 방한 기간 동안에는 도발로 읽힐 수 있는 행보를 보이진 않았다. 블링컨 장관의 북한인권 상황 비판에도 침묵했다.

그러다 북한은 지난 18~19일까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직후인 21일에는 서해상으로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회담까지 지켜본 뒤, 저강도 무력시위를 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회담에서 미중 양측은 양보 없는 대치전을 벌이다 공동성명문 없이 '빈손'으로 자리를 떴다. 사실상 미중패권의 서막을 올린 회담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는 곧 북한에게는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자신들의 '뒷배' 역할을 자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중국의 '북한 봐주기'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이 이번에 동해가 아닌 서해에서 중국 쪽을 향해 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 사실상 중국의 '용인'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북중 협력 구도가 더욱 공고화 되고 있다는 점도 되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미사일 시험발사 다음날인 지난 22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구두친서를 주고받기도 했다.

일련의 상황에서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중국이란 '우군'을 믿고, 그간 축적된 한미연합훈련과 인권 등과 관련된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더욱 강력한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위협의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앵커리지에서 미중 양국이 정면으로 충동한 걸 확인한 후에 발사한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응 수위와 한미 간 협력 과정 등을 시험하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유감' '경고 메시지' 발신 등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는지도 살펴보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 대북제재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저강도 도발을 실시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서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이 아닌 단거리 순항미사일 카드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이든 '北도발 판단' 잣대, 트럼프와 다를까

아울러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때와 같은 '잣대'를 적용할지도 주목된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닐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보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를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홍보해 왔다.

실제 그는 지난 2019년 10월 2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했을 당시 "그들은 대화를 원한다"며 "우리는 곧 그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닌 '낮은 단계'라고 평가하며 "정상적인 군사활동의 범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여지를 남겼는데 "우리는 (북한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다소 냉소적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원칙에 입각한 대응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특성상 트럼프의 '묵인'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문성묵 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정책이 비판에 직면할까봐 북한의 SLBM까지 눈 감아줬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다르다"며 "대북전문가들이 포진돼 있고 이들은 북한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이 제재 위반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바로 추가 대북제재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북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선을 넘은 것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을 마무리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동맹국과의 최종 조율을 도모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결론짓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며 내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일 국가안보실장과 (워싱턴 DC에서) 그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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