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기독공보 독자투고" 명수대교회 이덕선 장로 '살면서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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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기독공보 독자투고" 명수대교회 이덕선 장로 '살면서 사랑하며'
  • 기독공보
  • 승인 2016.04.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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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 : 기도공보에 (독자투고) 글을 페북에서 옮겨옴
▲ 사진출처 : 기독공보 ▲ 야외 나들이를 함께 한 생전의 방은석 집사(사진 좌)와 필자.

지난 4월 4일 방은석 집사님은 향년 85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장례식장에서 시신 기증예배를 드린 후 유족과 목사님을 모시고 고인의 유언에 따라 남긴 약간의 유산을 정산했다. 약간의 통장잔액과 당일 모아진 부의금은 딸에게 전달하고, 명수대교회 출신 필리핀 선교사님 자녀를 위한 장학금과 새성전 건축을 위한 헌금을 드리기로 뜻을 받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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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방 집사님을 만난 것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로 부임하신 김강덕 목사님께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를 만들자며 노인을 섬기는 사역으로 경로대학 운영과 재가 독거노인과의 결연을 추진했다. 나는 이때 방 집사님과 결연의 인연을 갖게 되었다.

주소를 찾아 비탈길을 올라 방 집사님이 살고계신 판자집을 방문했다. 근육무력증을 앓고 계셔서 다리에 힘이 없기에 누워만 계셨다. 방안은 온통 담배 냄새로 찌들어 있었고, 삶에 대한 소망보다는 죽기만을 기다리고 계셨다고 보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상태에서 우리 내외는 준비해간 약간의 과일을 깎아 드리고 손을 잡고 기도하고 나왔다.

그렇게 관계를 맺어오던 어느 정월 보름날,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우리는 보름날 먹는 오곡밥과 나물을 준비하고 집을 방문하여 나누어 드리고 나서는데 비탈길에서 내가 미끄러 넘어지고 말았다. 교회에 돌아와 예배를 마치고 본당입구에 올라가 보니 방 집사님께서 와 계신 것이 아닌가! 나는 깜짝 놀라 어떻게 오셨냐고 물었다. 방 집사님은 "장로님께서 넘어지신 것을 보았는데 집에 있는 것이 걱정이 되어 세 번을 쉬면서 왔다"고 하신다.

 후 방 집사님은 매 주일 마다 교회에 출석하셨다. 세례도 받으시고 명예집사님이 되셨다. 건강도 많이 좋아지셔서 성도들과 어울려 식사도하고 교회 사찰집사님을 도와 교회관리도 도와주셨다. 내가 방문하여 뵈올 때면 "저는 괜찮아요, 더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세요"라고 말도 하셨다.

방 집사님은 충남 아산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하여 사료와 비료를 만드는 사업도 하셨고, 제주도에서는 지하수를 개발하는 사업도 하셨다. 그러나 시절을 잘못 만나셨는지 모두 실패하고 가족과 헤어졌고 몸에 희귀병인 근육무력증을 앓았다.

어느날 방 집사님은 자기가 모은 돈을 나에게 주시며 "장로님께서 알아서 하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담임목사님과 상의하여 해외에 지교회를 세우는 일에 사용키로하고 캄보디아에 비젼교회를 세우고 중국 곤명에 신촌교회를 세우는 사역에 쓰기로 했다. 나는 교회를 세워 헌당하는 날 방 집사님과 동행코자 했지만 건강상 참석하진 못하셨다.

3월 27일 주일에 방 집사님은 교회에 나오시질 않으셨다. 예배를 마치고 집을 방문했을 때 어지러워 일어나질 못한다고 하셔서 급히 병원 응급실로 옮겨 입원 절차를 밟았다. 모든 검사를 마치니 폐렴증세와 혈압이 일정치 않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장로님, 제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드리면 않되는데요"라고 말한다. 나는 "집사님, 기도하세요"라고 답했고 6일간 입원후 토요일에 퇴원하셨다. 4월 3일 주일 아침에 방 집사님은 여전히 새벽에 교회에 나오셔서 주보를 접고 예배에 참석하여 성도들과 인사도 나누었다. 예배를 드린 후 나는 "비가 내리는데 제 차로 가시지요?" 했더니 손을 흔들며 걷는 것이 좋다며 그냥 웃으며 가셨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온 성도들과 작별인사를 한 듯 월요일 새벽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온 교인들은 놀라워했고 아쉬워했다. 방 집사님은 사랑하고 사랑을 많이 받으셨다. 어려운 삶의 현장에서도 사랑을 실천한 분이시다. 
방 집사님이 뿌린 사랑의 씨앗은 우리교회 성도들에게 '섬김의 바이러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

특별히 쉽지 않은 해외 지교회로 세운 비젼교회와 신촌교회는 구령의 방주가 되어 많은 영혼을 구원할 것을 믿는다. 집사님께서 시신 기증서에 서명하신 그 큰 사랑의 실천을 기억하며 주님의 품안에서 편히 쉬기를 말씀드리고 싶다. 그립다. 이것이 온 성도들의 마음일 것이다.
글 :이덕선 장로 (명수대교회) 출처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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