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미국과 비교한 한국의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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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미국과 비교한 한국의 경제민주화
  • 박동현기자
  • 승인 2016.05.09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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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전 연방하원의원
▲ 김창준 미 전 하원의원

경제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정치적 후진성이다. 경제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의견을 내도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정치판에서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다. 또 법이 통과돼도 행정부가 집행 과정에서 흐지부지하면 법은 있으나마나다. 게다가 경제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그것이 민생을 돕는 것인지 충분한 공감이 없으면 일반 국민들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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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지금 어렵다. 서민들도 어렵지만 상당수 대기업도 수조원 대의 적자를 내며 파산 위기에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세계 시장을 독식하다시피한 3대 조선업체들이 수조원 대의 적자를 내고 곧 수천명을 감원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세계 철강시장을 떠받쳐온 철강업체들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라는 보도다. 이것이 다 중국의 가격 경쟁과 생산 증가로 재고가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한국의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3.2%에서 2.7%로 내렸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전세계적인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 여력이 있는 G20 국가들이 돈을 풀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문제는 재정 여력이 있는 나라로 독일과 함께 한국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속사정은 모르고 겉으로 번지르르해 보인 듯한데 한국 정부로선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카드 빚과 가계부채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속이 탈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두 주요 정당은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현안들을 놓고 소모적인 말싸움이나 하니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 아직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없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경제학자가 있었더라면 이 분을 수장으로 경제민주화 의견을 모을 수 있었을 것인데 아쉽다.

경제민주화는 시장독점과 경제력 남용 방지 등이 주요 내용으로 대한민국 헌법 9장 119조에 명시돼 있다. 경제활동에 민주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제도이지만, 개인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1인1표 원칙을 경제활동엔 적용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다르다. 한국은 거의 모든 대기업이 가족 소유화가 돼 버리고 말았다. 법으로 만든 사외이사는 거수기다. 4대 재벌이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재벌들은 정부도 정치가들도 건드릴 수 없는 공룡이 되었다. 게다가 주류 언론마저 재벌의 광고에 의지하는 실정이 되어 버렸다. 이래서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경제민주화란 재벌개혁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미국에는 재벌제도가 없는가. 대기업으로 성공한 뒤에는 회사 경영을 전문 경영진에게 맡기고 막대한 재산을 가족에게 넘겨주지 않고 사회에 반환하는 것이 미국의 전통이다. 그래서 미국엔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없다. 재벌 규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이다.

미국에는 대기업의 시장지배를 막기 위해 반독점법이 있다. 즉, 시장 독점을 노린 인수합병을 막는 법이다. 인수합병된 신규 사업은 반드시 의회와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하고 합병이 기존 중소기업에 치명적이라고 판단되면 허용되지 않는다. 시장에 경쟁이 있어야 품질이 향상되고 가격 경쟁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미국에는 경제력 남용 방지 차원에서 입찰 당시 가격을 그대로 납품 가격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엄격한 법이 있다. 세계적인 항공회사 보잉은 오직 비행기에만 전력을 기울이지 백화점, 빵집, 편의점, 식당, 보험사 등 돈이 된다고 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기업의 자존심도 있지만 순환 출자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벌이 없다.

한국도 더 이상 경제민주화라고 어렵게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재벌이 없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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