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식 십계명 – 얀테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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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식 십계명 – 얀테의 법칙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9.16 14: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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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이라고 한다. 이 법칙의 내용은 루터교의 핵심원칙인 겸손과 결부되어 있으며 덴마크의 사회규범이 되고 있다. 일종의 덴마크식 십계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덴마크를 넘어 북유럽 전체로 확산되었다.
덴마크 고펜하겐 거리,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매우 많았다. 2018년 기자가 촬영 

오프라 윈프리가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하여 “사람들이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카페 밖에 세워둔 채 아이가 납치당할 걱정하지 않고, 모두가 욕심내지 않는 것”을 덴마크의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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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소위 ‘국뽕’으로 불리는 유튜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터넷 신조어로서 국뽕은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이다. 자국에 대한 왜곡된 애국심에 도취되어 있거나 맹목적으로 자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국뽕 유튜브를 보는 순간 마약을 맞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그 중에는 한국이 안전하고 좋은 나라인 것을 증명하는 동영상이 있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벤치에 가방을 두고 볼일을 봐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지하철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등 한국이 매우 살기 좋은 나라로 보여준다.

이러한 영상을 보는 순간 어깨가 우쭐해 지지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면 실상은 다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노인빈곤율이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덴마크는 일상의 삶 전체가 살기 좋은 나라이지만, 한국은 어딘지 균형을 잃은 나라라는 느낌이 든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자 이를 제일 먼저 받아들인 곳이 스칸디나비아 3국이다. 덴마크는 1536년 루터교를 국교로 제정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덴마크 교회는 마르틴 루터의 사상을 충실히 따르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일요일 예배 참석률이 현저히 낮고 이혼율은 높다. 하지만 루터교의 핵심원칙인 절약과 겸손, 개인주의와 엘리트주의 배격은 여전히 덴마크인들의 마음 중심에 있다.

덴마크계 노르웨이인인 소설가 산데모세는 1933년 발표한 ‘도망자, 지나온 발자취를 다시 밟다’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 소설에서 대다수 스칸디나비아인들이 사회조화라는 미덕을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신조 10가지를 소개했다.

이를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이라고 한다. 이 법칙의 내용은 루터교의 핵심원칙인 겸손과 결부되어 있으며 덴마크의 사회규범이 되고 있다. 일종의 덴마크식 십계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덴마크를 넘어 북유럽 전체로 확산되었다.

성경의 십계명을 다 지키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 “살인, 간음, 도적질, 부모공경 등 누구나 다 지키는 일을 왜 지킬 수 없다고 하지?”라고 펄쩍 뛰지만, 마지막 열 번째 계명인 ‘남의 것을 탐하지(covet)말라’에 부딪히면 다 넘어진다.

이는 마음속 생각으로 지은 죄이기 때문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는 백악관에서 마음속으로 여러 번 간음했다고 털어놓았다.

클린턴은 백악관에서 실제로 간음했지만, 카터는 마음속으로 간음했다. 세상법으로는 클린턴만 죄가 되지만, 하나님의 법으로는 둘 다 십계명을 어긴 것이 된다. 한 번도 마음속으로 이웃을 미워하지 않거나 탐심을 가지지 않은 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덴마크식 십계명은 대인 관계에서 겸손과 낮아짐을 가르치고 있다.

1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2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3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4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5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6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7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8 비웃지 마라.
9 당신에게 관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10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은 자신의 인생자체가 동화와도 같았고 극도로 냉혹한 인생을 살았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왕에게 불려나가 왕이 잠들 때까지 자신의 동화를 읽어주었다. 배우의 꿈을 가졌지만, 목소리와 외모가 배우가 되기엔 부족했다. 대학에 들어간 후 글쓰기로 전향하여 최초 작품인 ‘니콜라이 탑 위에서의 사랑’이 왕립극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연되었다. 비로소 안데르센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도약했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매장의 물건값과 자동차 가격, 레스토랑 밥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 모두 세금 때문이다. 덴마크에서 책은 사치품이다. 몇 년 전 덴마크 정부는 베이컨과 치즈에 비만세를 도입했다. 그러자 덴마크인들은 차를 몰고 독일과 스웨덴에 가서 이 제품을 구입 했다.

결국 정부는 손을 들고 비만세를 폐지했다. 덴마크인들은 정부가 거둬들인 많은 세금으로 환자와 실직자를 도와주고 병원과 학교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며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는데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시민들의 집단적 희생의 결과로 여기고 있다. 의료비와 보육비, 노인부양비가 무료인 덴마크에서는 병에 걸리거나 실직위험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천국이 되겠지만, 세금 부담이 높은 고소득근로자나 성공적인 덴마크인들로서는 그렇지 않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뉴욕과 런던에는 창의적이고 야심있는 덴마크 이민자들로 넘쳐난다. 노벨 경제학상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선택할 자유’에서 정부와 기업, 개인이 돈을 쓰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필자 오세열 교수

첫째, 본인 돈을 본인에게 쓴다.
둘째, 본인 돈을 다른 사람에게 쓴다.
셋째, 다른 사람 돈을 본인에게 쓴다.
넷째, 다른 사람 돈을 다른 사람에게 쓴다.

인간이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는 ‘세금과 죽음’이다. 그렇다면 본인 돈을 전부 본인이 쓰는 첫 번째는 불가능하다. 두 번째는 바람직하다. 세금을 거둬 저소득층을 위하거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사용한다면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도 환영받을 일이다.

거둬들인 세금이 나를 위해 쓰여진다면 납세자가 불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마지막에 있다. 모두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이 나와 우리를 위해서 쓰여지지 않고 알지 못하는 개인이나 집단에게 유용된다면 국민들은 정부를 강하게 불신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네 가지 돈 쓰는 방법에서 마지막으로 갈수록 소비는 점점 무책임해지고 도덕적 해이는 심화된다. 네 번째 경우는 거둬들인 세금을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며 마구 소비하게 되며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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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천 2021-09-24 13:22:06
인간이 피할수없는 두가지는 죽음과세금
이라는점에 공감합니다
요즈음 위정자들은 자신의세금은 회피하려고 안간힘을쓰면서 타인의세금을 받아내려
발버둥치고 그 피같은혈세를 자신의 정치적야먕을위한 도로포장용으로 쓰려고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신이시여
이것이 기회의균등 과정의정당 결과의평등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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