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김철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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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김철영 목사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2.01.15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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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바울은 디모데전서 2장 1-2절에서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고 말씀합니다.
(글 김철영: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
필자 김철영 목사

오늘 발표할 주제는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했으면 ‘관점’을 이야기하면 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이기에 실천적인 차원을 이야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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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주제를 발표하라고 하신 것은, 제가 섬겨온 사역 중에 지난 2012년 1월에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로 시작되어 4월 20일에 당시 분열된 한기총, 한교연, 교단, 단체, 전문가, 학자들이 참여해 공식 출범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의 사무총장을 맡아 그동안 총선, 지방선거, 대선에서 정당과 후보들에게 기독교 공공정책을 제안하고, 답변을 받아 추진해 왔고, 국가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온 활동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철영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라기보다는 “기독교인의 사회참여 어떻게 할것인가”라고 칭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저는 존 스토트(John Robert Walmsley Stott, 1921-2011) 목사가 초안한 ‘로잔언약’(The Lausanne Covenant)을 근거로 복음전파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책임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음주의 목회자이자 운동가이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듯 ‘로잔언약’은 1974년 7월16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모였던 세계 복음화 국제대회의 대표 3,700여 명(150여 국가로)이 모여 합의하고 서명한 것입니다. 로잔언약에서는 “전도와 사회-정치적 참여는 그리스도인 의무의 두 가지 부분”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창조자이신 동시에 심판자이심을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 사회 어디서나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시고 인간을 모든 종류의 압박에서 해방시키려는 하나님의 권념에 참여하여야 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에 인종, 종교, 피부색, 문화, 계급, 성 또는 연령의 구별 없이 모든 사람이 타고난 존엄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사람은 서로 존경받고 섬김을 받아야 하며 누구나 착취당해서는 안 된다. 이 점을 우리는 등한시 했고, 또는 전도와 사회참여가 서로 상반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한데 대하여 참회한다.

사람과의 화해가 곧 하나님과의 화해가 아니며, 사회 행동이 곧 전도는 아니며, 정치적 해방이 곧 구원은 아닐지라도, 전도와 사회-정치적 참여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의 두 가지 부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정한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는 다같이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우리의 교리, 우리 이웃을 위한 우리의 사랑,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순종의 필수적 표현들이기 때문이다.

구원의 메시지는 모든 종류의 소외와 압박과 차별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를 내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악과 부정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이것을 공박하는 일을 무서워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면 그의 나라에 다시 태어난다(중생함을 받는다). 따라서 그들은 불의한 세상 속에서도 그 나라의 의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전파하기에 힘써야 한다.

우리가 주장하는 구원은 우리의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총체적으로 수행하도록 우리를 변화시켜는 것이어야 한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행 17:26, 31; 창 18:35; 사 1:17; 시 465:7; 창 1:26, 27; 약 3:9; 레 19:18; 눅 6:27, 35; 약 2:14-26; 요 3:3, 5; 마 5:20; 6:33; 고후 3:18; 약 2:20).

복음주의권이 복음 전도를 강조할 때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기독교 정치참여의 원칙과 이번 대선에서 한국교회의 정치참여 대안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Ⅱ. 기독교 정치참여의 원칙

기독교 정치참여의 원칙은 ‘국가 지도자와 시민,’ 그리고 ‘시민 교양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도자와 시민, 국가 지도자와 시민에서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시민의 태도에 대하여 ‘국가 지도자는 하나님의 사역자’와 ‘시민의 저항은 겸손과 온유함으로’로 나누어서 말씀드립니다.

1) 국가 지도자는 하나님의 사역자

국가 지도자는 하나님의 사역자로 존중해야 합니다. 로마서 13장 1-7절은 국가 지도자들에 대한 말씀인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사도 바울이 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권세는 하나님에게서 나왔으며, 권세들에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권력과 세력을 가진 이들에게 복종하라고 말합니다. 황제들의 통치 시대에 사도 바울은 기독교인이 된 유대인들과 로마인들에게 ‘권세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도 바울은 권력과 세력을 잡은 사람들, 즉 국가 지도자들에게 복종하라고 한 이유는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셨다고 말합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하나님이 세우시고 하나님이 기한을 정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권세를 부여하신 하나님의) 심판을 자취하리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가 지도자의 권위를 인정하고 통치를 따르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말씀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는 가정도 교회도 제정하셨지만, 국가도 제정하셨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종교개혁자 칼빈(John Calvin, 1509-1564)은 두 개의 통치를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영생에 관계된 통치이고, 또 하나는 시민 생활에서의 정의와 외적인 도덕성만을 확립하는 통치를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통치는 서로 반대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영생에 관계된 통치를 우리는 ‘하나님 나라’라고 말합니다. 하나님 말씀의 법을 따라 성령의 역사로 순종하며 인도함을 받는 통치를 받습니다. 이 통치는 내면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통치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을 ‘하늘나라 시민권’을 가졌다고 표현합니다.

칼빈은 “영적인 통치는 지상에 있는 우리 안에 이미 하늘나라가 시작하게 만들며, 이 죽을 덧없는 생명 속에서 영원불멸의 복락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합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누리는 영적 자유와 구원의 감격과 은혜의 삶을 통해 영생 복락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미리 경험합니다.

시민 생활에서의 정의와 외적인 도덕성만을 확립하는 통치에 대하여 칼빈은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국가 통치에 지정된 목적은 우리가 사람들과 함께 사는 동안, 하나님께 대한 외적인 예배를 존중하고 보호하고, 건전한 교리와 교회의 지위를 수호하며, 우리를 사회생활에 적응시키며, 우리의 행위를 사회 정의와 일치하도록 인도하며, 우리가 서로 화해하게 하며, 전반적인 평화와 평온을 증진하는 것이다.

국가와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교회가 예배를 자유롭게 드릴 수 있도록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건전한 교리와 교회의 지위를 수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무도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천만이 아닌 국민과 시민들이 사회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 정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서로 화해하게 하는 역할도 국가와 정부의 역할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평화와 평온함을 증진해야 할 책임이 국가와 정부에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기독교인은 국가와 국가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전서 2장 1-2절에서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고 말씀합니다. 국가의 통치자를 위해 기도해야 할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디모데전서 2장 1-2절에 이어 3절과 4절은 “이것이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이니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고 말씀합니다. 국가의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일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 이르시기를 원하신다고 말씀합니다. 모든 사람, 모든 국민, 그 가운데 국가 지도자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진리를 알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가운데 신앙 생활할 수 있도록,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고 안전과 질서가 있는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국가를 잘 다스리도록 기도하는 한편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 그들이 진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가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기독교인은 국가 지도자들을 사역자라고 인정하고 존경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을 위해 사역하는 목회자만 하나님의 사역자가 아니고, 국가를 통치하는 지도자들도 하나님의 사역자라고 말합니다. 사역자는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사람을 말합니다. 미션(사명, 책무)을 부여받아 그 미션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국가를 제정하신 하나님께서 국가 지도자들을 세워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경건하고 단정한 가운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여 평온한 가운데 국민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부여해 주셨습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국가 지도자들을 세우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권세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는 지도자들을 “하나님의 사역자” 또는 “하나님의 대리자”라고까지 인정하고 여기라는 것입니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국가 지도자들을 세우시고 제20장 국가 통치에서 정부의 주요 임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인간 사회에서 정부가 하는 일은 빵과 물과 태양과 공기가 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참으로 그 위치는 훨씬 더 귀중하다. 이런 것들이 하는 일 즉 사람들이 호흡하고 먹고 마시며 따뜻하도록 하는 이런 모든 활동을 포함한 생활 방도를 마련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일을 한다.

우상 숭배,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모독,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해방 그리고 그밖에 종교에 대한 공공연한 방해가 사회에서 발생하거나 만연하지 않도록 하고, 치안을 유지하며, 시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인간 상호 간의 선한 교제를 가능하게 하며 정직과 겸양의 덕을 보존한다. 요컨대 그리스도인들이 공개적으로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사회에 인간성이 보존되도록 한다.

칼빈은 또 정부의 3요소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정부에는 세 부분이 있다. 법의 수호자인 집권자와 집권자가 통치할 때 표준이 되는 법과 법에 의한 통치를 받으며 집권자에게 복종하는 국민이 있다.

그러면 먼저 집권자의 지위에 대해서, 그것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합당한 소명인가 그리고 그 지위의 성격과 그 권한의 범위는 어떠한가를 고찰하겠다. 그 다음으로 기독교적 정부는 어떤 법으로 운영되어야 하는가를 고찰하고, 그 법은 국민에게 어떤 유익을 주며 국민은 집권자에게 복종할 어떤 의무가 있는가를 고찰하겠다.

칼빈은 계속해서 국가 통치에 대해 설명합니다. 칼빈은 ‘집권자의 지위는 하나님께서 정하신다.’라고 강조합니다. 칼빈은 “하나님께서는 집권자로 일하는 사람들을 신(神)들이라고 하시므로(출 22:8; 시 82:1, 6) 이런 이름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위임과 권위를 받았으며, 전적으로 하나님의 대표, 이를테면 대리자로서 행동한다는 뜻이다.”라고 국가 지도자를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칼빈은 “지상의 모든 일에 대한 권위가 왕들과 다른 권력자들의 수중에 있다는 것은 인간성의 패악성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거룩한 명령에서 유래한 일이라는 뜻이다.”라고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인간사를 처리하기를 기뻐하시며, 사람들과 함께 계심으로써 그들이 법을 제정하며 재판소에서 공의를 실시하는 것을 주관하시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칼빈은 로마서 12:8을 인용하면서 “바울은 다스리는 일을 하나님의 은사의 하나로 인정하는 것도 이것을 가르치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칼빈은 “주권자들은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선을 행하는 사람을 칭찬하며 악을 행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선을 행하는 사람을 칭찬하며 악을 행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진노를 집행한다고 한다(롬 13:3-4)”고 말합니다.

칼빈은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집권자들을 부인 또는 배척함은 불가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디모데전서 2장 2절을 인용하면서 공중집회에서 왕들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내용을 언급합니다.

그러면서도 “집권자들은 하나님의 대리로서 그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으며, “집권자들의 강제력 행사는 경건과 양립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집권자가 벌을 주는 것은 자기의 마음대로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평을 실시하는 것임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징벌을 통해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 그리고 공의를 실현하는 것임을 말합니다.

칼빈은 크리스천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활동을 강조합니다. 칼빈은 교회와 국가는 서로 구별되는 신적 기구들이지만,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은 서로 협력하도록 제도화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설립자 겸 총재이셨던 고 김준곤(金俊坤, 1925-2009) 목사님도 정치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정치는 민족 공동체 속에서 심장 같은 역할을 한다. 심장은 피를 만들어 뇌와 손발 60조 개의 세포에게 나눠 준다.

싱가포르와 미얀마의 차이는 정치의 차이고, 남한과 북한의 차이도 정치와 체제의 차이다”라며그리스도인에게 정치는 외면할 영역이 아니라 필히 도전해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성경과 칼빈의 가르침을 통해 오늘날 한국 기독교인들, 특히 일부 목회자들의 정치적 언행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목사와 선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올리는 정치적인 글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2) 시민의 저항은 겸손과 온유함으로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통치행위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기독교 국가가 아니므로 보편적인 윤리와 상식의 관점에서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신앙과 양심에 반하는 것을 기독교인에게 강요하거나, 법률을 제정하거나 시행하려고 한다면, 그렇게 해서 경건한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권세를 부여받은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 일을 할 경우에는 권력 남용이 되고, 하나님의 뜻을 역행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하나님의 사역자임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저항할 수 있습니다. 시민 불복종 차원에서 할 수 있습니다.

시민 불복종 차원에서 저항할 때 우리의 자세는 겸손과 온유함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비판하되 겸손하게, 저항하되 겸손과 온유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독교 국가가 아닌 다원화된 사회에서, 일반 국민이 볼 때 설득력을 얻을 방법과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정부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습니다. 평화의 흐름이 지속하여 남북 교류와 통일에 물꼬를 트기를 바라는 시선도 있고,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각 속에서 우리 그리스인들이 견지해야 할 자세는 성경적인 관점입니다. 우리의 판단과 분별의 기준은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예를 들어 보면,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옆에 있다고 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밥을 구해다 주는 것입니다. 일단 살려놓고 봐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천부인권입니다. 생존권은 인권 중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권리입니다.

6·25 때 공산당에 의해 부친과 사모님을 잃은 김준곤 목사님은 “밥을 같이 먹으면 식구가 된다.”, “굶어 죽지 않을 권리가 소유권보다 우선한다.”는 성경적 가르침을 따라서 북한에 젖염소 보내기운동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상임대표를 맡으셔서 북한동포 돕기에 앞장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서는 생존권, 즉 굶어 죽지 않을 권리가 소유권보다 우선한다고 말씀합니다. 뱃새다 광야에서 주님은 배고픈 군중을 보고 걱정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막 6:37) 하시고 어린이가 바친 오병이어로 축복 증식시켜 기적으로 일만 명(남자만 5,000명)이 배불리 먹고도 12 광주리가 남았다고 했습니다. 작은 사랑의 씨앗이 기적을 낳은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굶어죽지 않을 권리가 소유권보다 우선한다고 말씀합니다. 한국교회는 북한 동포가 최소한 굶어 죽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김준곤 목사님은 2000년 6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들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 성공 축하 합동 기도회에서 “휴전선은 남아있지만, 마음의 벽은 무너졌다”고 발언하셨습니다. 국토통일 이전에 사랑의 통일을 염원하시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신 것입니다.

김 목사님은 또한 신앙을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고생하고, 자유롭게 신앙생활도 못하는 북한 정권의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하시면서 하루속히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되어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예배하는 그날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북한동포 돕기와 북한 인권 개선 요구를 위한 목소리와 행동은 성경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서로 상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여야 정당도 서로 적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정당정치가 합리적 진보와 건강한 보수 또는 제3지대 정당 등이 공존하며 정책 경쟁을 펼치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극좌와 극우 정치세력이 한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촉발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 시민 교양이 있는 그리스도인

미국의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 총장을 역임한 리처드 마우(Richard Mouw)는 『무례한 기독교』에서 “시민 교양”(일상적인 공손함과 예의)을 강조합니다. 그는 “시민 교양은 곧 공적인 예의이다. 그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이해심을 품고 기지, 중용, 고상한 태도, 예절을 베푸는 것이다. 하지만 외적이 공손함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양 있는 태도에는 ‘내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합니다.

마우 총장님은 “신념 있는 교양”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마틴 마티(Martin Marty)의 “우리 시대의 문제 중 하나는 예의 바른 사람은 강한 신념이 없고,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은 예의가 없다는 점이다.”라는 글을 소개한 후 “현대를 사는 크리스천들에게 주어진 진정한 도전은 '신념 있는 시민교양(Convicted Civility)'을 계발하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우 총장님은 “일반인은 물론 크리스천들에게서조차 시민 교양, 즉 일상적인 공손함과 예의가 상실되었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높게 일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개인들은 물론 사회와 국가 간에도 시민 교양은 상실되고 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작은 공간을 내어주는 일조차 분개한다. 그러나 친절과 온유함이야말로 우리 크리스천들의 특징이 돼야 한다. 우리는 친절과 온유한 삶을 살도록 창조되었다. 친절과 온유는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서 5장에 열거한 성령의 열매에 속하는 특징들이다.

마우 총장님은 “그러나 시민 교양만이 삶의 전부요 최종적인 목표는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예의 바른 사람이 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또한 진리를 향한 강한 열정을 지녀야 한다.”며 “우리가 계발할 예의는 진리에 대한 강한 소신을 품은 예의다. 확고한 신념과 시민 교양을 갖춘 크리스천이 사회를 올바르게 변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마우 총장님은 특히 “하나님은 공적인 의(義)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며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의의 대리자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의 표준을 공적인 삶에 적용하고자 애써야 한다.”고 합니다.

한국교회는 존경과 신뢰 회복을 위해 ‘시민 교양’ 이상의 ‘그리스도인 다움’을 회복해야 합니다. 지난해 2월 기윤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발표한 종교 신뢰도 조사 결과 가톨릭 30%, 불교 26.2%, 개신교 18.9%였으며,

무종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뢰도는 9%에 불과했습니다. 왜, 이런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었을까?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중에 하나는 “무례한 기독교”라는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살로니가전서 4장 12절에는 “외인에 대하여 단정히 행하고”(“the respect of outsiders,” RSV)라고 했습니다. 기독교인은 정치인이나 특정 정치세력의 지지자이기 이전에 하나님 나라 백성입니다.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예수의 제자들입니다. 그렇기에 예수의 제자답게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을 만하게” 발언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기독교 목회자와 성도 중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 존중하지만, 과연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만하게 나라 사랑의 방식을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봤으면 합니다.

오늘날 한국의 상황에서 크리스천이 갖추어야 할 시민 교양은 지역 구별의 극복, 가짜뉴스의 분별, 정책과 인물의 구분 등이 긴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 지역 구별의 극복

로잔언약 제5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서 극복해야 할 영역을 인종, 종교, 피부 빛, 문화, 계급, 성과 나이를 제시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또 다른 중요한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 구별입니다.

지역 구별은 어떤 것보다 강합니다. 지역 앞에서는 때로는 신앙이나 사상을 뛰어넘어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어느 때는 사실을 허구로, 허구를 사실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지역 구별은 또 다른 우상입니다.

지역 구별은 지역 이기와 지역 차별로 나타납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기가 되기면 다른 이에게는 차별이 됩니다. 결국, 지역 구별은 인간의 탐욕의 발현으로 보입니다.

2) 가짜뉴스의 분별

우리 국민 89%는 “가짜뉴스가 심각하다”고 조사결과 응답했습니다. 개신교인 89.8%도 가짜뉴스가 심각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가짜뉴스와 허위 사실은 십계명 중 제9계명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데, 무분별하게 SNS에서 유포되고 있습니다. 분별력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3) 정책과 인물의 구분

정책의 지지는 기독교 단체가 하고, 인물의 지지는 크리스천 개인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지난해 11월 1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국민의힘 윤석열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입장문을 언론에 발표했습니다. 연합기관이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한 것은 한국교회 연합기관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일 것입니다.

교계 단체와 언론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보도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크리스천 개인마다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데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교연은 지난 2017년 5월 9일 제19대 대선을 앞두고는 “기독교가 집단적으로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성도들은 각자의 양심에 따라 투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는데, 이를 스스로 어긴 것입니다.

제가 가까이서 모셨던 고 김준곤 목사님(1925-2009)의 사회책임 사역과 관련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김 목사님은 1991년 1월 12일 사랑의교회에서 개신교 21개 교단과 15개 단체가 연합해 공명선거기독대책위원회(공선기위)가 출범했습니다. 한경직 원로목사님이 명예대표를 맡으셨고, 한국 CCC 총재 김준곤 목사님, NCCK 회장을 역임한 김지길 감독님, 부총리를 역임한 이한빈 장로님이 공동대표를 맡으셨습니다. 실무는 기윤실에서 활동한 손봉호 교수님과 이만열 교수님이 주도하셨습니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상임공동대표 손봉호)는 16대 국회의원선거 4·13총선을 앞두고 2000년 2월 29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지역주의·금권탈법선거 타파 △금품향응 거부 △선거참여를 다짐하는 ‘유권자 다짐 1000만 서명운동 발대식’을 가졌습니다. 그날 발대식에는 공명선거실천기독교대책위원회(대표회장 이만신 목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회장 옥한흠 목사), 한국대학생선교회(대표 김준곤 목사) 등이 참여해 시민들에게 공명선거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2002년 10월 4일에는 강만길 박사님, 강문규 장로님, 김준곤 목사님, 김진현 전 장관님, 손봉호 교수님,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님, 이세중 변호사님 등 일곱 분이 모여 <자랑스런 나라 만들기 운동> 제안문을 각계에 발송하고 이 일의 실무를 서경석 목사님이 담당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운동은 종교, 지역, 이념 등을 초월한, 대선을 향한 유권자 운동이며 또한 의식개혁 운동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김준곤 목사님은 이 운동은 “대신거지운동”이라고 했습니다. 가난한 나라를 돕는 해외 공적 개발원조(ODA) 지원금을 늘리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손봉호 교수님은 “이 운동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올려주는 결정적인 영향력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 교인들이 이 운동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고상함을 닮는 성숙함을 보여주기 원한다. 그리스도인에게 대선을 향한 이러한 의식은 권리이면서 동시에 의무이다.”라고 강조합니다.

지난 2004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한국기독교시국대책협의회 40여 명의 원로들은 당시 통일교에서 가정당을 만들자 정치권 복음화 운동 차원에서 기독당창당을 추진하였습니다. 대표고문을 맡으셨던 김준곤 목사님께서는 분명한 원칙을 정하셨습니다. 그것은 연합기관이나 단체, 교단이나 교회가 직접 참여해서는 안 되며, 크리스천 개개인이 참여할 수 있다고 천명하셨습니다. 한국교회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일을 예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김 목사님은 2008년 11월 황우여 장로께서 이사장으로 계시던 기독교정치연구소에서 발행하는 「기독교와 정치」에 개신교와 가톨릭이 함께 “信愛良(신앙, 사랑, 양심)운동을 펼치자”는 글을 기고하셨습니다.

대학생선교회(CCC, 1958년 창설)를 기반으로 민족 복음화의 꿈을 품고 국회조찬기도회(1965.2), 국가조찬기도회(1966.3.8.), 나사렛형제들운동(1968.8), 전군신자화운동(1969년), 춘천성시화운동 전도대회(1972.7). 엑스플로‘74대회(1974.8), ’80세계복음화대성회, 한국창조과학회(1981.1), 기독교동서화합운동(1999) 등을 창설하시거나 주도하셨는데, 정치권 복음화 운동 차원에서 추진하셨던 기독당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을 하신 것입니다.

김준곤 목사님께서 강조하셨던 당회나 교단이나 연합기관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천 개인이 참여하는 것이라는 원칙이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은 정치적 중립이라는 원칙입니다.

III.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한국교회의 정치참여 방안

한국교회에도 잘 알려진 존 맥아더(John Fullerton MacArthur Jr.) 목사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을 사흘 앞두고 11월 6일 주일 설교를 시작하면서 대선과 관련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합니다.

큰 그림에서 볼 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대통령선거는 별로 큰일이 아닙니다. 이 일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벗어나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다 주관하십니다.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왜냐하면, 흑암의 왕국은 흑암의 왕국이고, 우리는 그 왕국이 자기 식으로 행할 것을 잘 압니다. 나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왔다 사라지고, 정치가도 왔다가 사라집니다. 나라는 있다가 없어집니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 나라는 생겼다가 없어졌습니다. 모두 사라졌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하나님의 왕국과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정치에서 일어나는 일과 선거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의 나라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왕국에 덕을 끼치지도 않고 하나님의 왕국에 해를 끼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왕국은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다가 오는 일은 흑암의 왕국에서 일어나는 단지 또 하나의 일일 뿐입니다. 세상이 심판의 역사를 계속 반복하면서 생기는 일일 뿐입니다.

목사는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영원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신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 어떤 정치가나 대통령 보다 더 중요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나라는 모든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타이타닉호’입니다. 배는 침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갑판 위에 좌석을 다시 배치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는 침몰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책임은 갑판의 의자를 재배치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책임은 복음의 구명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입니다. 구조되지 않으면 멸망의 길로 가는 영혼들을 구원하는 일, 그러므로 이 선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단지 세상 제도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으로써 우리는 어떻게 이 선거를 대해야 할까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하기 원하시는 것일까요? 우리는 정부에 대항하지도 반항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조용하고, 품위 있고 신실한 삶 속에서 평화롭게 살며, 성경이 말한 대로 세금을 바치고, 권세들에게 순종하며 저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 정부를 계획하셨습니다.

존 맥아더 목사의 조언은 대선을 앞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교회의 본질과 우선순위,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감당해야 할 사명을 생각하게 합니다.

1. 가짜뉴스의 분별

그렇다면 한국교회, 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관심 가져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첫째 과제는 가짜뉴스를 분별하는 일입니다. 선거는 전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선거전(選擧戰)이라고 합니다. 세력과 세력의 대결이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흑색선전, 가짜뉴스, 허위 사실이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SNS상에서 유포됩니다.

허위 사실과 가짜뉴스는 국민의 의사를 왜곡시켜 건전한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 입장에서는 십계명 중 제9계명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지니라”라는 말씀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2. 인물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대선을 앞두고 교회가 관심 가져야 할 과제 중 또 하나는 정책과 인물을 구분하여 인물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크리스천 개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무시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또는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경우 한국교회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19년부터 광화문에서 우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기도회 겸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집회가 장기간 열렸습니다. 유력 정치인들도 참석했습니다. 그 모습만 보면 이듬해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기독 정당도 보수정당도 큰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를 보면, 기독자유통일당은 원내진출에 실패했으며, 보수정당도 참패를 당했습니다.

일부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까지 교회 강단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을 하면서까지 보수정당의 지지를 유도했지만, 결과는 진보정당인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나라를 살리겠다(?)는 보수적인 목회자들의 절박한 생각과 평신도들의 정치 성향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목회자든 평신도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할 수 있지만, 교회와 단체, 연합기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크리스천 개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교회 강단에서 예언자적 설교를 할 수 있지만,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리는 국가 정책 등을 직접 언급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그보다는 성경적 가치관, 성경적 국가관을 잘 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특히 신앙과 이념이 결합하면 목숨까지도 바칠 만큼 강력한 광신 이념 주의자가 됩니다.

3. 정책제안

한국기독교의 정치참여 방안 중 하나는 기독교 가치를 담은 공공정책을 여야 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이 중심이 되어 100대 정책을 여야 정당에 제안했습니다. 한국 YWCA, 기독교대선행동 등도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제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도 대선후보들에게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기공협은 지난 2012년 1월 시작되어 4월 20일 한기총, 한교연을 비롯한 교단, 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식으로 출범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19대 총선 정책제안을 시작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제19대 국회의원 300명을 일대일 전수조사 하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복지, 남북문제 등 37개 항목에 대한 인식도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제18대 대통령선거 때는 한국기독교의 총의를 모아 10대 정책을 제안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책제안 중 근대기독교 문화 관련 정책과 공공기관 주일 시험을 평일로 변경하는 건 등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도 10대 정책을 제안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포괄적 차별차별금지법 관련해서도 당시 문재인 후보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중요한 사회적 또는 국가적 이슈가 있을 때는 성명서를 발표해왔습니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10대 기독교공공정책을 제안했습니다. 반드시 답변을 받아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한 것입니다.

그중에는 자살, 낙태, 산업재해, 아동학대, 노인폭력 등 생명경시 풍조를 극복하고 생명의 존엄성 회복을 위한 ‘생명존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는 것을 첫 번째 정책으로 제안했습니다. 근대문화자원보존법도 제안했습니다. 또한,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돌봄정책, 기부문화 확산방안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4. 투표 참여

제가 사무총장으로 섬기는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지난 2007년부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때마다 투표 참여 캠페인을 전개해왔습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아름다운 선거 협업사업’에 선정되어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KBS를 비롯해 19개 단체가 참여했는데, 종교계에서는 유일하게 참여해 최우수단체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아름다운 선거 협업사업’에 KBS, JTBC를 비롯한 9개 단체 중 하나로 선정이 되어 투표 참여 및 공명선거 캠페인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인의 가장 효과적인 정치참여 방안 중 하나는 기독교인 개개인의 의사를 반영하는 투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그 꽃이 열매로 맺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투표권은 모세의 지팡이와 같습니다. 신앙과 양심의 표, 믿음의 표, 기도의 표, 애국의 표를 반드시 행사해야 합니다. 나라 사랑을 나타내는 행동 중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만큼 소중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정치 우상을 경계해야 합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골수팬덤이 되면 자칫 사람이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국가의 지도자를 세우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신다는 것입니다. 민족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뿐입니다. “정치적 메시아는 없다.” 한국교회가 꼭 명심했으면 합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의 투표 참여 및 공명선거 캠페인 클린 투표 10대 지침을 소개합니다.

01. 투표 참여의 중요성, 한 표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02. 후보자의 정책과 걸어온 길을 꼼꼼하게 살핀다.
03. 후보자가 올바른 공약과 정책을 제시했는지 확인한다.
04. 소식지(순서지)에 투표 참여를 권면하는 공지를 한다.
05. 선거를 통해 훌륭한 인물이 선출되기를 기원한다.
06. 종교예식에서 강론자(설교자)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07. 각종 모임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내세우지 않고 각자의 정치적 성향을 존중해 준다.
08. 정치인이 우상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지킨다.
09. 허위 사실과 가짜뉴스는 국민의 의사를 왜곡시켜 건전한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인식을 갖고 생산하거나 유포하지 않는다.
10. 선거가 끝난 후에는 당선자가 공약한 내용을 실천하는지 주목한다.

IV. 글을 마무리하면서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자치에 참여하는 생활정치 그리고 정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일이 무척 중요합니다. 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방안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는, 지도자와 시민에 관하여서입니다.

첫째,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라는 확고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선한 지도자든, 악한 지도자든 하나님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하고 정치 우상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정치적 메시아는 없습니다.

둘째, 우리 기독교인은 국가를 위해,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국가 지도자가 세워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셋째, 기독교 가치관으로 무장한 역량 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에 비전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독 정치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넷째, 여야 기독 정치인들에 대한 기도와 후원이 필요합니다. 제가 지켜본 기독 정치인 중에는 여야가 사안을 놓고 첨예하고 대립하는 와중에도 국회에서 의원들끼리 정기적으로 기도 모임을 갖기도 하고, 의원 부인들끼리 정기적으로 기도회를 가진 것을 확인하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고, 한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담대하게 나서는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까지 하면서 치열하게 대립했을 때 국회 본청 지하에 있는 기도실에 내려가 기도했던 여야 중진 기독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뭉클했던 적이 있습니다. 특정 정당의 날치기를 방지하고 타협의 정치를 위해 국회선진화법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분도 중진 기독교인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 정치사상으로 무장하고 우리나라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한 기독 정치인들을 정치전문인선교사(의회선교사)로 파송하고 지속적으로 후원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기독 정치가들은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바른 정치를 선도해 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정책과 인물에 대하여 입니다. 첫째, 연합기관과 단체, 교회는 본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특정 정치세력에 이용당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기독교인은 종교, 혈연, 지연, 학연을 뛰어넘는 통합의 정치를 추구하고 응원해야 합니다.

둘째, 주민자치, 생활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크리스천 개개인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주민자치에 참여하여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참여해야 합니다.

경기도 안산시에 목회하는 한 목회자는 주민자치위원장을 10년 동안 해왔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그들의 친구가 되었고, 주민들은 기독교에 대한 호의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마을 목회를 실천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기독교인은 정책적으로 극명하게 찬반이 나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의, 평화, 공의, 생명, 인권 등 기독교 가치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자칫 정책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되면 마치 특정 정파의 입장이 기독교 가치인 것처럼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성경적 가르침보다 진영논리를 우위에 두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넷째, 사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정치적 의견대립으로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대립보다는 화평과 통합을 추구합니다.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존중하면 됩니다.

특히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주입하려는 듯한 설교와 강론은 삼가야 합니다. 목회자는 성경에 능통하지 세상 정치 등에 관한 것은 교인들이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목회자의 특정 정파적 설교로 인해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일부 목회자들로 인해 한국교회의 젊은 기독교인들이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는 현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만일, 우려되는 사안이 있다면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목회자와 교인들이 함께 토론을 통해 바른 관점을 정립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회는 정치집단이 아니라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이들의 신앙공동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19절에는 “내가 모든 사람을 얻기 위해 스스로 종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의 고백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의 고백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공명선거를 실천하고, 대선 이후 갈등과 대립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고 화합하는 국민 통합의 피스메이커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글쓴이: 김철영 목사 (CCC, 뉴스파워 대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 상임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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