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사설) 우크라이나 사태를 직시하자. 주필 이규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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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사설) 우크라이나 사태를 직시하자. 주필 이규곤 목사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2.02.2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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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는 대략 네 가지이다. 첫째는 우크라이나와 그 주변 국가들의 나토(NATO)가입 저지, 둘째는 천연가스 자원의 무기화, 셋째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장기집권 전략, 넷째는 신 냉전 시대에서 옛 소련의 부활 등을 이유로 꼽는다. 우크라이나인으로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올레나 쉐겔 씨는 어려움에 처한 자신의 조국을 생각하며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확실한 동맹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국가도 나 자신도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친 러시아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특별군사작전을 승인함에 따라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들어가 중요 도시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체르노빌 원전지역을 점령한 후 26일 현재 수도 키에프 인근 지역까지 진격하여 수도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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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UNHCR)에 의하면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5만 여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나 인근 몰도바, 폴란드 등으로 피신했으며, 향후 400만 여명의 실향민이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푸틴의 전쟁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초부터 미국의 정보자산을 통해 수집된 바 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확실하다고 여러 차례 밝힌바가 있다 침공은 현실로 드러났다. 

정치, 경제,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는 대략 네 가지이다. 

첫째는 우크라이나와 그 주변 국가들의 나토(NATO)가입 저지, 둘째는 천연가스 자원의 무기화, 셋째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장기집권 전략, 넷째는 신 냉전 시대에서 옛 소련의 부활 등을 이유로 꼽는다.

‘세계제2차대전’이 종식 된 이후 미국과 캐나다 중심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가 설립됐고, 당시 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유럽 국가 8개국이 소련과 위성 국가 간의 군사동맹격인 ‘바르샤바조약기구’(Warsaw Pact) WP를 설립하여 NATO와 대립했다. 

그러나 1991년 4월 소련의 붕괴로 인해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 되었고,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NATO에 대거 가입하여 연합체로서의 결속력을 다졌다. 현재 29개 국가에 이르는 NATO 국가들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우크라이나까지 이들과 합세할 경우 러시아로서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침공을 단행함으로서 NATO에 가입하려는 인근 동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최대 천연가스 수입 국가들이다. 그 중 40%는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그동안 독일지역으로 송출하던 러시아의 천연가스관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며 통관세를 지불했지만, 최근 제2의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통과하지 않고 우회로 설치 완공절차에 들어가면서 러시아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를 의식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21년 째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있다. 지난 2020년 7월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2036년 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틀을 만든 것이다. 러시아의 경제난을 비롯한 여러 가지 국내 문제들로 인해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방안 중 하나는 이번 전쟁을 통해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 내부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푸틴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시 80%로 지지율이 올랐던 경험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 복속시켜 친 러시아 정부를 세우고 통치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서쪽 지역은 친 서방국가 성격이 강하고 동부는 친 러시아 성격이 강하다. 지금까지 동부의 돈바스 지역 반군을 지원했던 러시아로서는 이번 기회에 영토를 넓히고 미국과 중국이 겨루고 있는 힘의 균형을 깨트리고 러시아도 패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야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과거 핵을 보유했던 국가이다. 핵탄두 1,700여개에 ICBM 공장은 물론 전략폭격기 생산 능력도 있던 나라이다. 그러나 구소련이 무너지면서 독립국가가 되려고 했지만, 핵보유국이라는 것 때문에 미국, 영국 유럽 국가들이 독립을 반대하자 결국 핵을 포기(해체, 러시아로 이전)하고 미국, 영국과의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독립을 지지받고 영토 보존과 경제적 지원을 약속 받았다. 

그러나 그 ‘양해각서’의 효력은 현재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동맹국이 없던 우크라이나는 이번 러시아의 침공을 받으면서 세계 각국의 지원을 호소했지만, 어느 나라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UN안전보장 이사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마저 불발되고 말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 경제, 금융, 산업 상의 제재 조치를 내렸지만, 막상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제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계200여 국가가 이용하는 SWIFT는 각국 주요 은행 상호 간의 지급, 송금 업무를 위한 전산망인데 이를 제재할 경우 자국의 피해가 우려되자 허락지 않은 것이다.

2022년 현재 우크라이나 세계군사력 순위(GFT)는 22위이다. 지상군이 20만 명이고 각종 군사적 무기들이 있지만 세계 2위인 러시아와는 견줄 바가 못 된다. 앞으로의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세계정세는 냉혹하기 그지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뉴욕타임지(NYT)는 사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종식된 줄 알았던 냉전을 30년 만에 부활시켰다. 과거보다 더 위험하다”고 논평했다. 정부 지도자의 무능과 안일한 대처, 국민들의 안보불감증, 사회의 만연된 부정부패 등은 국가의 안위를 해치는 요소들이다. 

위급 시 동맹국이 없어 협력을 받지 못하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그들만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냉엄한 세계 국가들의 실리적 정책과 야박함을 탓할 수만은 없다. 

지난 해 12월1일~4일 18세 이상 한국인 1,500명 대상으로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현재 한국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는 북한(46%) 중국(33%), 일본(10%)이며, 응답자의 82%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도 자체 핵무기를 개발 보유해야 한다(71%)라고 했다. 

평화와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준비되고 힘 있는 자만이 자기를 지킬 수 있다. 국가도 가정도 개인도 동일한 원리 안에서 생존한다.

우크라이나인으로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올레나 쉐겔 씨는 어려움에 처한 자신의 조국을 생각하며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확실한 동맹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국가도 나 자신도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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