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영화 이야기 나의 문어 선생님(My Octopus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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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영화 이야기 나의 문어 선생님(My Octopus Teacher)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2.05.0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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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어는 세 개의 심장과 (두 개는 아가미에 피를 보내고, 한 개는 다른 몸 구석구석에 피를 순환시킨다) 9개의 뇌가 있다고 한다. 8개의 다리(영화에서는 팔이라 함)에는 작은 뇌들이 각각 하나씩 있고 중심에 큰 뇌가 한 개 더 있다고 한다.
영화포스터

나의 문어 선생님'을 소개한다. 이 영화에서 '어떤 한 문어'를 '나의 문어 선생님'이라고 표현한 것부터 남다른 의미가 있음을 암시한다. 문어의 수명은 1~3년 정도로 알려져 있고, 집단생활을 안 하고 혼자 사는 것이 특징인데, 자손을 잇기 위해서 희생을 하는 것이 결정적 특징이다. 이 영화는 문어와 인간과의 교감을 통하여 놀라운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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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피파 에리치, 제임스 리드이며, 출연자는 크레이그 포스터와 그의 아들 톰 포스터 그리고 문어와 바닷속의 여러 동물들과 다시마 숲 등이다. 촬영은 크레이그 포스너, 로저 호록스이며, 장르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러닝타임은 90분이다. 개봉은 2020년 9월 4일이었으며 넷플릭스 방영은 2020년 9월 7일 시작되었고, 나(김재호)는 넷플릭스로 보았다. 주인공 크레이그 포스터가 살던 곳,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촬영하였다.

이 영화는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 수상. 기타 영화제에서도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텐 케이프주, 아프리카 끝자락에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곳으로 두 개의 대양이 서로 만나 폭풍 치듯이 파도가 맞부딪친다고 해서 ‘폭풍의 곶’으로 유명한 곳을 배경으로 촬영이 되었다. 지금은 이곳을 ‘희망봉’이라고도 한다.

칼라하리(사막)에서 전문 사냥꾼들과 함께 18년간 촬영 작업과 편집을 하면서 크레이그는 정신적으로 병이 나고 말았다. 가정도 파탄이 날 지경이 되었다. 그렇게 무료한 생활을 2년 정도 보내다가 그가 어린 시절 수영을 하면서 보낸 대서양 쪽 바다로 들어갔다.

수영도 힘들 정도로 파도가 심하고, 수온도 8, 9도로 차가운 곳이었지만 약 1년 지나면서 그곳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추위에 두뇌회전이 빨라진다고 한다. 거대한 다시마 숲을 만났다. 그는 자연과 더 동화되기 위해 산소통을 메지 않고 잠수복도 벗고 맨몸으로 수영했다.

공상과학 속보다 더 기이한 바닷속에 빠지면서 촬영 본능이 일어났다. 약 200미터 다시마 숲을 헤엄치면서 섬뜩한 무엇을 발견하였다.

영화 장면

(촬영) 1일째, 조개껍질로 무장한 이상한 더미를 발견하고 가까이 갔더니 그 속에서 문어가 나와서 사라지는 것이다. 그는 ‘문어에게 배울 것이 있겠구나’직감을 받았고 하루도 빠짐없이 바닷속에 들어가서 문어를 보게 되었다. 크레이그는 이때부터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그가 찾은 다시마 숲의 문어는 암컷 문어였으며 이곳에는 후각이 발달한 파자마 상어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매일 문어를 보니 문어도 크게 두려워 않게 되었다.

제일 위대한 첫 경험은 손을 뻗자 문어도 긴 팔(*영화에서는 다리를 팔이라 함)을 뻗어서 서로 접촉하게 되었다. 문어가 굴 밖에 나와 있으면 “나를 믿어도 돼”라는 것 같았다. 머리에 뿔이 자라고 쏜살같이 가지 않고 두 발로 뒤뚱거리면서 다시마 조각으로 치마처럼 펄렁거리면서 천천히 걸어가기도 하며, 돌멩이가 굴러가는 것처럼 가기도 한다.

이곳에는 문어의 천적들도 많다. 그래서 문어는 생존하기 위해서 속일 방법을 알아야 했다. 문어는 일 년 만에 생존해야 한다. "흔히들 문어는 외계 생명체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문어를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인간과 닮은 점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죠."

52일째, 크레이그는 촬영 장비를 갖고 바다로 갔는데 암컷 그 문어가 따라오고 있다. 그때 그만 실수로 렌즈를 떨어뜨리자 놀라서 문어가 도망가고 말았다.

그는 자책하면서 다시 문어가 있는 굴로 가보니 문어가 없었다. 다시는 문어를 못 만날 줄 알았다. 그러면서 ‘물속에서 추적하는 것이 가능할까?’ 문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문어처럼 생각하자.’라면서 단서 찾기를 연구하였다.

그는 용케도 문어가 사냥한 빈 조개와 게 다리 등 먹잇감 조각들을 발견하였다. 그렇게 추적하다가 문어를 만났다. 문어가 크레이그를 다시 믿어주는 것으로 알았다. 문어가 그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손을 감쌌다. 그리고 손을 타고 올라왔다. 문어의 눈과 서로 교감하였다.

문어는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문어는 이 사람과 교류해도 괜찮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서로 교감을 나누고 친해졌다. 문어와 나를 가르는 것이 사라지고 서로 교감하면서 친해졌다. 문어에 집착하게 되었다.

문어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문어가 꿈을 꾼다면 어떤 꿈일까? 집에 와서 문어에 대한 논문과 과학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이 암컷 문어는 ‘옥토퍼스 벌가리스(Octopus vulgaris)이다. 문어는 인지력의 2/3가 바깥쪽 팔의 뇌에서 나오며 이것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탐험하며 존재의 목적을 실현한다.

사실 문어는 세 개의 심장과(두 개는 아가미에 피를 보내고, 한 개는 다른 몸 구석구석에 피를 순환시킨다) 9개의 뇌가 있다고 한다. 8개의 다리(영화에서는 팔이라 함)에는 작은 뇌들이 각각 하나씩 있고 중심에 큰 뇌가 한 개 더 있다고 한다. 문어는 좌우 대칭이며, 두 개의 눈과 8개의 팔(다리)의 중앙 지점에 부리가 있는 입을 가지고 있다. 문어는 복잡한 신경계와 뛰어난 시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 김재호 목사

그리고 피는 파란색이다. 낮은 산소포화도와 저온의 물속에 적응하기 위하여 헤모사이아닌이라는 혈색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파란색이다. 문어는 빨판 2천 개로 제각각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손가락이 2천 개가 된다는 것이다. 참 신기하다.

이 문어의 지능은 고양이와 개와 비슷하다. 하급 영장류와도 맞먹는 수준이다. 연체동물 중에서 이런 지능을 가진 존재는 없으며 연체동물 중 제일 지능이 높고 똑똑하다.

크레이그는 수도 없는 논문을 읽었지만 알고자 한 자료는 없었다. 이는 그만큼 문어에 대하여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임을 알았다.

104일째, 문학작품에 나오는 문어는 야행성으로 밤에 왜 활동할까? 그래서 밤에 바닷속에 들어갔다. 늘 가던 굴에 문어가 없었다. 포기하고 해변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얕은 물에 문어가 있었다. 그 문어가 번개같이 팔을 감아서 물고기 3 마리를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낮에는 본 적이 없는 행동이었다. 밤에는 해조 깊은 곳은 위험하므로 얕은 물로 나온 것이다. 상어가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먹이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125일째, 문어가 다시마숲 가장자리 근처에 배회하고 있는데 천적인 상어가 접근한다. 문어는 재빨리 돌 밑에 숨어 피한다. 파자마 상어가 돌멩이 밑에 숨어있는 문어 팔 하나를 물어뜯는데, 자신의 몸을 회전하면서 문어의 팔을 뜯는 모습을 보면서, 보는 나도 괴로웠다. 크레이그는 문어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건 생태 교란을 일으키는 행동이라 도와주지 못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얼마 후 문어는 상처 난 몸으로 돌 밑에서 나왔다. 문어의 흘린 피 냄새가 진동한다. 한쪽 팔이 찢긴 문어를 보면서 크레이그는 자책감에 빠져서 돌아왔다.

다음날 새벽, 문어 굴에 갔다. 문어는 살아있다. 매일 문어를 확인하였다. 일주일 지나면서 문어 상처가 회복되는 것을 발견한다. 찢긴 팔의 자리에 작은 팔이 다시 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속으로 할렐루야! 감사의 소리가 나왔다.) 이때 크레이그는 놀라운 문어의 모습을 자신의 아들 톰에게도 소개한다.

250일째, 문어의 팔은 100일이 지나면서 완전하게 자랐다. 그리고 문어는 공격도 할 수 있게 되었다. 271일째, 다른 각도로 문어를 보았다. 어느 평온하고 청명한 날, 문어가 게를 공격하자. 게는 재빨리 독성 있는 아네모네(생물) 밑에 숨는다.

문어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게가 이제 괜찮겠지 하고 아네모네에서 빠져나오자 문어가 재빠르게 공격하여 게를 잡아먹는다. 그때 거미불가사리 떼들이 수십 마리가 문어를 공격한다. 굴속에서 문어는 게를 포기하지 않고 그의 팔로 거미불가사리를 한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뜯어내어 결국 승리하는 것을 보았다.

영화 한 장면

문어는 바닷가재를 공격하여 몇 번인가 실패하지만 전략적인 작전으로 성공하고 만다.

문어는 연체동물의 껍데기에 구멍 뚫는 드릴이 팔에 있어서 구멍을 내어 독(문어에는 독주머니가 있음)을 넣으면 조개의 내용물이 빠져나오게 해서 먹는다. 그런데 껍데기에 구멍을 어디에 뚫어야 할지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지능을 갖고 있다. 문어는 학습능력과 세밀한 기억력을 갖고 있음을 자랑하는 것 같았다. 문어의 여러 천적과의 관계도 궁금하였다. 바닷속은 거대한 두뇌를 갖고 있는듯하였다.

304일째, 큰 상어가 문어에게 달려들자, 굴속으로 숨는다. 상어는 주변을 탐색한다. 크레이그는 상어에 대한 지난번 악몽이 또다시 떠올랐다. 문어는 다시마 숲으로 도망가서 다시마 줄기로 몸을 칭칭 감고 눈으로 공격하는 상어를 보고 있다.

상어는 문어 냄새가 진동하는 다시마를 물어뜯기 시작한다. 먹물을 토한 후 도망간다. 곧장 문어가 바닷가 바위 위로 올라갔다! 크레이그도 놀랐지만 보는 나도 놀랐다! 상어도 끈질기게 문어를 공격한다. 문어가 다시 바닷속에서 수십 개의 돌멩이와 약 100개의 빈 조개껍데기로 온몸을 위장 무장한다. 냄새를 맡은 상어가 속을 리가 없다. 상어가 위장한 문어를 문다.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

크레이그는 이 광경을 따라 보다가 숨이 차서 수면에 올라갔다가 빨리 다시 내려왔다. 놀랍게도 문어가 상어의 몸 등에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상어는 자신의 몸을 흔들어서 문어를 떨어뜨리려고 한다.

상어가 무성한 다시마 숲으로 가자 문어는 재빨리 무장한 빈 조개껍질과 돌들을 털어버리고 다시마 숲속으로 도망가 버린다. 문어와 상어의 전쟁에서 문어가 승리를 한 것이다! 상어는 결국 떠나버린다. 문어는 참 경이로운 동물이다. 크레이그는 이 암컷 문어의 삶을 80% 지켜보고 있다.

어느 날 얕은 물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놀고 있는데 문어가 팔을 뻗쳐서 작은 물고기 떼를 흩어지게 하는 것이다. 크레이그는 문어가 이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는가. 유심히 보았더니 잡을 생각이 문어에게 없고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난을 치는 문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참 놀라운 장면이었다.

그리고 문어가 크레이그의 가슴에 달려와서 착 달라붙었다. 이런 문어의 행동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다.

324일째, 날씨가 궂었다. 여전히 암컷 문어가 있는 굴로 갔다.

그런데 큰 문어가 암컷 문어와 함께 붙어있는 것을 보니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알아차렸다. 그리고 암컷 문어는 굴에서 알을 돌보는 일에 전념이다. 알은 암컷 문어 뒤에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암컷은 알이 부화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를 않고 돌문 입구를 막고 있다.

수컷 문어는 짝짓기가 끝난 후 암컷이 수컷을 죽이고 잡아먹기도 한다는데, 그 장면은 영상에 실리지 않았다. 그래서 암컷은 알을 부화할 때까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수컷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알을 보호하고 있는 암컷 문어는 눈에 띄게 크기도 줄고, 기력이 약해져간다. 문어의 사이펀으로 평소에는 물줄기를 내뿜으로써 호흡과 이동에 모두 사용하지만 알의 부화를 위하여 산소 공급을하며 알을 지키면서 죽어가고 있는 문어.

알이 부화하는 날에 맞춰 어미 문어는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영양, 산소를 알들에게 내어주고 마침내 죽음을 맞이한다! 무척추동물인 연체동물이 제 새끼를 위해 제 목숨을 희생하는 장면을 보면서 숙연해지고 눈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감동이다!

알이 수십만 개가 부화되면서 어미 문어는 굴 밖에 나와 쓰러진다. 수많은 고기들이 몰려와서 청소를 한다. 크레이그는 그 문어를 안고 보호하고 싶지만 참아야 했다.

다음 날, 큰 상어가 나타났다. 너덜너덜해진 문어를 낚아채고 서서히 사라진다. 크레이그는 아직도 문어 굴에서 죽은 문어의 존재를 느낀다. 하지만, 이 암컷 문어가 자랑스러웠다. 우리가 상상도 못할 삶을 보여준 것이다.

아들 톰과 아버지가 함께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서로 자연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아들 톰은 꼬마 해양 학자라고 소개한다. 아들의 성정이 온유해진 것은 자연에서 배운 것이라고 한다.

수개월 후, 아들이 작은 새끼 문어를 손에 들고 있다. 아마도 부화된 50만 마리 중 극소수만이 생존할 수 있는데 그중의 한 마리로 보인다. 죽은 암컷 문어의 새끼일 수 있겠다고 생각되면서 기뻤다.

암컷 문어 덕택에 자연의 소중함을 배웠다. 바다에 들어가면 자유로운 마음을 갖는다. 모든 생물이 가치 있다는 것을 깨 닫았다.

영화의 마지막 자막으로, “크레이그는 매일 잠수하지만 이제 홀로 헤엄치지 않는다. 그가 공동 설립한 씨-체인지 프로젝트는 성장 가도의 잠수부 단체로 평생 다시마숲 보호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크레이그가 힘들고 어려울 때에 하나님은 그 사람의 달란트를 이용하여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고 그것에 순종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우리의 재능을 잘 아시는 하나님이심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크레이그는 처음부터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산소통이나 잠수복을 입지 않고 맨몸으로 처음부터 바닷속의 자연환경에 적응하려고 했다. 잠수 시간도 나중에는 약 6분 정도까지 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거의 일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바닷속의 한 문어와의 만남과 관찰과 촬영을 통하여 놀랍고 신기한 감동을 체험한 것을 우리와 공유한 영화다. 살아가다가 힘들고 외로울 때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시길 권한다. 당신도 이 영화의 ’문어‘를 통하여 힘을 얻고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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