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결국 정보의 조합… 신학교는 ‘생각하는 존재’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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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결국 정보의 조합… 신학교는 ‘생각하는 존재’ 길러야”
  • 박동현 기자/송경호 기자
  • 승인 2023.03.1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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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포럼, “챗GPT, 미칠 영향과 대응 논의. ‘ChatGPT와 설교와 목회’를 발제한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신학은 가끔 예언자적인 예측의 짐을 져야 할 때가 있다. ChatGPT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쌍방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목회자들은 AI라는 도구로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목회와 설교 환경뿐 아니라 상상도 못할 세상의 놀랍고도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개혁신학포럼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무총장 이희수 교수, 최더함 교수(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최덕성 교수(브니엘신학교 총장)가 토론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개혁신학포럼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무총장 이희수 교수, 최더함 교수(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최덕성 교수(브니엘신학교 총장)가 토론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 신학자가 신학교 졸업식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ChatGPT(챗GPT)에게 마태복음 9장 9절을 본문으로 ‘소명’이라는 주제의 설교문 작성을 요청했다. 약 15초 만에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괜찮은 설교문이 제시됐다. 길이가 짧아 5,000자짜리 설교를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ChatGPT는 “그 정도 분량은 전달에 1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설교는 간결하고 집중적이어야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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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교수(브니엘신학교 총장)가 최근 자신이 겪은 일화를 소개한 내용이다. 개혁신학포럼은 ‘ChatGPT와 기독교회’를 주제로 9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안암제일교회에서 제22차 정기세미나를 열었다. 전 세계적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이슈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ChatGPT가 기독교계, 특히 신학계에 미칠 영향을 전망했다.

ChatGPT, 결코 ‘영성’ 가질 수 없어, 우리가 뜨겁게 기도·공부하는 이유

▲최더함 교수는 “AI는 절대로 ‘영성’을 가질 수 없다. 그것이 신학자들이 뜨겁게 기도하면서 치열하게 신학을 공부하는 이유”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최더함 교수는 “AI는 절대로 ‘영성’을 가질 수 없다. 그것이 신학자들이 뜨겁게 기도하면서 치열하게 신학을 공부하는 이유”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ChatGPT와 미래사회’를 발제한 최더함 교수(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에 따르면 ‘기계화’, ‘전기’, ‘인터넷’ 혁명에 이어 오늘날 직면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다.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일컫는 말로, 모든 것이 손 안에서 해결되는 것이 그 특징이다.

최 교수는 AI에 대해 “한 마디로 인간들이 만든 백과사전의 총합”이라며 “모든 사전의 내용들이 컴퓨터에 지금도 입력되고 있고, 이러한 학습을 ‘딥러닝’(deep learning)이라고 한다. 인간에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하기 위했으나, 이렇게 AI에게 도움을 받다가 인간이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AI는 절대로 ‘영성’을 가질 수 없다. 신학자들이 뜨겁게 기도하면서 치열하게 신학을 공부하는 이유”라며 “그러나 앞으로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이런 길이 아닌, AI에 의존하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변혁 있겠지만 신앙의 본질적 변화 아냐? 성도들은 초월한 전능자의 메시지 원해.

조덕영 교수는 “AI시대 목회자는 성경과 신학뿐 아니라 일반은총 영역의 모든 학문에 종합적 심오한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조덕영 교수는 “AI시대 목회자는 성경과 신학뿐 아니라 일반은총 영역의 모든 학문에 종합적 심오한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ChatGPT와 설교와 목회’를 발제한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신학은 가끔 예언자적인 예측의 짐을 져야 할 때가 있다. ChatGPT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쌍방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목회자들은 AI라는 도구로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목회와 설교 환경뿐 아니라 상상도 못할 세상의 놀랍고도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이를테면 신앙의 유무를 떠나 참된 종교가 어떤 종교인지, 신의 존재, 삼위일체의 판단도 기도문도, 목회와 설교의 가치 판단도 자연스럽게 묻게 될 것”이라며 “AI로 손쉽게 설교문을 작성하는 목회자들은 크게 당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설교 표절과 목회에 대한 가치 판단까지 AI에게 묻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AI가 세상의 변혁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나, 그것이 신앙의 관점에서 본질적 변화는 아니다. 목회자들의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AI에 능수능란한 신자들보다 다방면에 탁월하고 철저한 참된 주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서를 내밀고 있다”며 “과학을 절대선으로 여기지 말고, 내재적 도구에 불과한 자연과학으로 초월의 창조주를 설명할 수 있다는 과욕을 버려야 한다. 성도들은 과학에 묶인 설교보다 과학을 초월한 전능자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시대 목회자는 성경과 신학뿐 아니라 일반 은총 영역의 모든 학문에 종합적 심오한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연구해야 한다. AI가 갖추지 못한 신앙과 세상에 대한 바른 종합적 안목으로 정면 돌파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얄팍한 목회나 설교적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종합 학문적 안목까지 요구하는 신앙 진검승부의 패러독스의 길이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 양보다 분석과 종합적 창의력 중요, 결국 인간이 정보 제공… 양질의 책 내야

▲최덕성 교수는 “오늘날 목회와 신학 작업에는 암기력이나 지식 또는 정보의 양보다 분석, 비판, 종합, 창의적 적용으로 이어지는 비판적 사고 능력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목회 현장은 신학도를 ‘생각하는 존재’로 훈련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최덕성 교수는 “오늘날 목회와 신학 작업에는 암기력이나 지식 또는 정보의 양보다 분석, 비판, 종합, 창의적 적용으로 이어지는 비판적 사고 능력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목회 현장은 신학도를 ‘생각하는 존재’로 훈련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ChatGPT와 신학교육’을 발제한 최덕성 교수(브니엘신학교 총장)는 “빅데이터, 즉답인공지능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을 길러낸다. 비판적 사고능력, 곧 ‘생각하기 기술’은 ChatGPT의 영역이 아니다. ChatGPT는 ‘암기-학습하기’ 구조의 결과이며, 기계학습에 의한 축적된 데이터를 정리해 치밀하게 짜깁기하는 수준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각을 온전히 읽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인류 문명의 발전을 견인해 온 창의적 이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오늘날 목회와 신학 작업에는 암기력이나 지식 또는 정보의 양보다 분석, 비판, 종합, 창의적 적용으로 이어지는 비판적 사고 능력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목회 현장은 신학도를 ‘생각하는 존재’로 훈련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도, 신뢰도를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사람이 인공지능에 의존하면 분별력, 판단력, 창의력 등이 둔해진다. 마음이 판단할 문제를 기계에 맡기면 그 기계가 우상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하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의 필요나 질문에 대한 최상의 응답인지를 분별,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ChatGPT은 양날의 칼이다. 신학교육이 제공하는 분석력, 비평력, 종합력, 창의적 응용력, 문제해결 능력을 구축한 자의 손에서는 유익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술적인 글쓰기, 깊은 사색, 독서, 활기찬 토론에서 얻는 논리성, 비평력, 창의성을 배양하는 방식의 신학 교육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1부 예배는 이희수 목사의 사회, 김홍성 목사의 기도, 박상경 목사의 설교, 이경섭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박상경 목사는 “많은 지식의 정보보다 소중한 것은 그 정보가 참된 진리인가 여부”라며 “자료는 어차피 인간이 제공한다. 정통 기독교 신학을 바탕으로 좋은 정보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춫처 :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5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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