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式 공포정치와 시장화, 민심 이반 증폭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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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式 공포정치와 시장화, 민심 이반 증폭시켜”
  • 김가영 기자
  • 승인 2016.11.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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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과잉 충성, 오히려 자발적 충성 이끌어내지 못해…능동적 체제 변화 전략 모색해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2일 개최한 ‘김정은 정권 5년 평가 및 2017년 남북관계 전망과 대책’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발제하고 있다. /사진=김가영 데일리NK 기자

집권 5년 차를 맞은 김정은이 올 한해 제7차 당 대회 개최와 두 차례의 핵실험, 24차례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치적을 쌓으며 체제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민심을 읽지 못한 공포정치를 계속하면서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체제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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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장화와 정보 유입·유통 등으로 인한 변화가 북한 당국의 통제력을 넘어서고 있고, 지도자가 아닌 ‘돈’을 따르는 주민이 많아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체제의 불안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각수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소장은 2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김정은 정권 5년 평가 및 2017년 남북관계 전망과 대책’이라는 제하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 “북한 체제는 우상숭배와 통제, 공산주의 세 가지 요소로 유지돼 왔는데, 최근 확산되는 시장화와 정보 유입이 김정은 체제를 내부적으로 침식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소장은 이어 “김정은은 올 한해 제7차 당 대회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체제 공고화 및 안정화를 과시하려 했다”면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 체제가 갖고 있는 내부 모순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북한 체제 내에선 김정은에게 통치와 관련한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공포정치가 완연해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정은은 호전적인 성향을 앞세워 도발 위험만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소장은 “일각에서 얘기하듯이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이 당장 보이진 않더라도, 지금과 같은 체제 모순이 증가하면 자연히 그에 따른 체제 붕괴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도 “북한에선 김정은 다음의 2인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권력의 집중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인 권력자인 김정은은 공공장소에서도 숙청 얘기를 꺼낼 정도로 거친 통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로 인해 김정은 측근들의 몸사림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고, 측근들의 운명공동체 의식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정은이 자신의 ‘유일영도체계’를 구축해 가는 과정에서 ‘과잉 충성’과 ‘과잉 동원’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장기적 후유증을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벌써 (당이) 지시하면 적당히 빠져나가고, 단속하면 뇌물을 바치는 양상이 일상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통치 비용이 예전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자발적 지지세가 줄어드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독려하다보니 생긴 자연스런 결과인 것”이라면서 사실상 북한 당국 역시 북한 주민들로부터 자발적인 충성을 이끌어내지 못해 유인책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는 사이 (주민들 사이에선) ‘돈’이 성분이나 토대보다도 삶의 기준이 되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고, 외부 동향에 민감한 층들이 증가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인 폐쇄성이 약화 또는 이완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만큼 체제 변동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북한 체제의 특성을 대북정책 수립·실행 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정은이 핵 보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향후 대북정책의 최우선 기조는 북한 체제 변화를 견인하는 능동적 전략 모색에 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특히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이른바 ‘북한 정보 자유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곽길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북한에게 핵·미사일이라는 비대칭무기가 있다면, 우리는 ‘북한 자유화 활동’이라는 보검(寶劍)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막후 대북심리전은 물론, 민간의 북한 자유화 활동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김정은 정권과 주민을 분리시키고 북한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주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대북방송 시간을 늘리고 출력도 키워 종일 방송체계로 ‘한국의 소리 방송’을 떳떳하게 보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 얘기도 자주 방송해서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서의 삶을 동경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북한을 비판하기만 하던 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우리의 진정한 통일 염원과 절절한 상봉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의 전환’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북한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부재와 안보리 추가 결의 지연, 한국 내 정치혼란 등의 상황을 활용하면서 공세적 대남정책을 구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대미(對美) 유화정책을 시작으로 평화협정 체결,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카드를 들고 나올 시 한국으로서는 남남(南南)갈등이라는 추가적인 부담까지 안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곽 실장은 “최근 북한의 대남정책 방향이 현 정부 배격 및 혼란 조성 등 대선공작 모드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의 완성과 김 씨 일가 우상화를 통한 정권 안정 확보에 주력하는 동시에, 미국 신(新) 행정부가 출범하고 국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내년을 남남갈등과 한미동맹 균열을 조장할 적기(適期)로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김 교수는 “앞으로 ‘능동적 억제전략(proactive deterrence strategy)’을 실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지켜내는 자주국방 의지 및 국방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수동적으로 방어하고 저지하는 기존의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능동적 억제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인식의 전환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 신 행정부 등을 염두에 두고 “동맹의 신뢰가 약해질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독자적인 억지 능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핵무장까지는 아니더라도 핵개발 능력은 과학기술 강국 차원에서 최대한 끌어올리고, 이를 적절하게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소장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부터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구상안과 주인의식을 갖고 미국과 교섭, 대북정책에 반영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써는 북한의 셈법을 바꿀 만큼의 경제적 압박을 가할 방법이 오직 하나, 중국이 움직이는 것밖에 없다. 결국 미국 신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얼마나 압박하느냐가 관건인데, 한국이 먼저 미국을 설득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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