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갑질]① 동네 부동산, 직방의 '고액 광고료'에 허리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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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갑질]① 동네 부동산, 직방의 '고액 광고료'에 허리 휜다
  • 손인해 기자
  • 승인 2017.03.16 0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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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상품 최대 92만…광고료 2년새 58% ↑ 직방 "광고 모델 채용으로 광고료 인상 불가피" "과도한 광고료 상승 제재 기준 마련해야"
▲ 부동산 중개 앱 업계 1위를 차지해온 '직방'의 중개사를 상대로 한 광고료 인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직방 새 모델로 발탁된 가수 설현. 업계에 따르면 설현의 광고 모델료는 1년 계약 기준 5억원 수준이다. <사진출처=직방>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구로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 이모(53)씨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 '직방' 광고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 거래의 씨가 마르면서 폐업을 걱정하는 마당에, 직방 광고료로 매달 수익의 20%가량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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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직방이 광고료를 계속 올려서 너무 힘들다"며 "요즘같이 어려운 때에 꼭 설현처럼 광고 모델료가 비싼 모델을 써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N부동산공인' 대표 이모(32)씨도 "직원 4명이 매달 100만원씩 400만원을 직방 광고료로 쏟아부었다"며 "인당 월급 250만원 중 절반 가까이 직방에 바친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동산 중개 앱 업계 1위를 차지해온 '직방'의 중개사를 상대로 한 광고료 인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직방 새 모델로 발탁된 가수 설현. 업계에 따르면 설현의 광고 모델료는 1년 계약 기준 5억원 수준이다. <사진출처=직방> 

◆ 다운로드 1700만건…부동산 앱 시장 54% 장악

지난 2012년 1월 출시 이후 부동산 중개 앱 업계 1위를 차지해온 '직방'의 광고료 인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중개업자들 사이에선 "직방 광고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에서, 직방이 광고료 인상 강행이란 '갑질'을 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앱 에이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부동산 중개 앱 가운데 직방의 시장 점유율은 54.2%에 달한다. 다음으로 △네이버 부동산 19.77% △다방 17.35% △부동산114 외 8.61% 순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직방의 누적 앱 다운로드 건수는 1700만건, 누적 등록 매물 수 720만 개, 직방을 이용한 회원 중개사무소 1만2000곳이다. 

직방은 기본 광고 상품과 더불어 추가적 혜택을 부여하는 부가 상품 등 다수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광고료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광고 상품은 △기본 이용 광고 상품 △지하철역 입점 VIP 상품 △안심 중개사 전용 상품 △일반 매물 광고 상품 △단지 매물 광고 상품 등 총 5개로 구분된다. 

10개 매물 1개월 이용권 기준으로 기본 일반형(다세대·다가구)은 지역에 따라 15만원(서울 외 일반 지역)부터 34만원(강남구·관악구 등 서울 내 과밀 지역)까지 차이가 난다. 단지형(오피스텔)은 지역에 따라 12~26만원 수준이다. 

◆ 지하철역 상품 최대 92만…광고료 2년새 36% ↑

이밖에 부가 상품의 혜택을 보기 위해선 일단 기본 상품을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2개를 동시에 구매하는 경우 부담도 배가 된다. 

예컨대 직방 이용자가 '지하철역 검색'을 할 때 목록 최상단에 중개사무소 명과 사진, 보유매물을 노출할 수 있는 '지하철역 입점 VIP 상품'은 역별로 29만7000원(마포역·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92만4000원(강남역·신림역)을 내야한다.

매물을 안심추천매물로 설정할 수 있는 '안심 중개사 전용 상품'은 지역별로 14~35만원, 안심추천매물과 사무소를 동시에 홍보할 수 있는 '안심 중개사 즐겨찾기 상품'은 지역별로 4~10만원이다. 

과거 네이버 부동산의 프리미엄 상품처럼 단지별로 제한된 중개사무소만 입점 가능한 '단지 VIP 상품'도 지역별로 12~2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목록 최상단에 노출되기 위해선 '안심 중개사 전용 상품' 등을 사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중개사가 부가 상품을 산다"며 "일반 광고 1만원 짜리는 효과가 전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광고료 인상률 자체도 급증했다. 2012년 1월 출시 당시 중개업자에게 광고 상품을 무료로 제공했던 직방은 2014년 5월부터 상품을 유료로 판매했다.

업계에 따르면 직방의 일반 매물 상품(과밀 지역 기준)의 경우 2015년 2월 16만5000원에서 2017년 2월 26만원으로 불과 2년 만에 58% 상승했다. 

▲ 직방의 안심 중개사 전용 상품 노출 영역. 중개업자가 이 상품을 구입하면 보유 매물을 목록 최상단에 노출할 수 있다. <사진출처=직방>

◆ 직방 "광고 모델 채용으로 광고료 인상 불가피"

직방 측은 유명 광고 모델 채용 등 마케팅에 대한 투자 때문에 광고료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직방 광고 모델로는 2015년 배우 주원, 2016년 배우 송승헌과 이희준이 활동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엔 가수 설현과 배우 서강준 등 일명 '대세' 스타가 새 모델로 발탁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설현은 지난해 1월 '제13회 서울영상광고제 TV CF 어워드'에서 '올해의 모델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2016 한국광고주대회'에서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로 선정된 바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설현과 서강준의 광고 모델료는 1년 계약 기준 각각 5억원 수준이다. 직방 관계자는 "직방 광고로 직방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면 직방 이용자가 늘어나고 그게 결국은 중개사분들에게 더 많은 연락이 가도록 연결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중개업소에 설현과 서강준의 엑스 배너와 포스터, 현판 등 홍보 지원물 패키지 20여 종을 제공하는 등 광고 플랫폼에 투자를 하다 보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 "과도한 광고료 상승 제재할 기준 마련 필요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회원들의 과도한 광고비 출혈을 막기 위해 2016년 8월 부동산 중개 앱 '한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누적 앱 다운로드 건수 20만건으로, 직방·다방과 달리 협회에 가입한 중개사는 무료로 매물을 올릴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 앱 광고료 문제는 업계 내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한방이라는 앱을 만든 이유도 바로 중개 앱의 과도한 광고료 부담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중개사분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영업 형태에 앱 광고료 부담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악화되자 회원들이 '우리도 앱을 만들면 안 되겠냐'해서 거기에 부응해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광고료 상승을 제재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부동산 중개 앱은 부동산 거래 비용 등을 낮추기 위해 등장한 모델인데, 과도한 광고료로 영세 사업자나 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니 이를 제재하는 법적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며 "하지만 지나친 광고료가 영세 사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면 이를 제재하는 기준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사 협약 포커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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