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칼럼 '냉수 한그릇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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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칼럼 '냉수 한그릇의 의미'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5.06.19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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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수 한 그릇”은, 작은 헌신, 섬김이다. “냉수 한 그릇은”은 깨끗한 헌신, 섬김이다. 냉수를 주는데 더러운 물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그런 사람이라면 주고도 욕을 먹을 것이다. 하나님은 흠없는 정결한 제물을 원하셨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의 자리가 늘 깨끗한가 살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사회에 깨끗한 냉수 한 그릇의 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호 목사  서울서남노회 / 사랑제일 교회
김재호 목사 예장통합 서울서남노회 / 사랑제일 교회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10:42) 성경에서는 작은 것을 무시하지 않고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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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하나를 영접하면 하나님을 영접함이라고 했으며(막9:37), 작은 겨자씨, 누룩, 달란트와 무나 비유, 그리고 오병이어의 표적 속에 나타난 작고 보잘 것 없다고 여기는 것들의 큰 영향력과 효과에 대하여 증명하며 교훈한다.

 

은퇴를 약 2년 앞 둔 목사로, 지난날 나의 목회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바로 ‘냉수 한 그릇’의 목회였다라고 말하고 싶다. 16년 전에 개척하여 가난하지만 지금까지 한 자리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오십 여명 성도들과 서로 사랑을 나누며, 함께 주님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가운데서 누구보다도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목회의 행복을 누렸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 교회의 장로님 한분이 어린 시절 시골 학교를 함께 다녔던 한 친구 이야기를 내게 해주었다. 그 친구는 너무나 가난했다. 추운 겨울 날 오뎅이 그렇게 먹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사먹지를 못하고 오뎅집을 지날 때마다 잠시 서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유리 창 안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다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유난히도 매섭게 바람 부는 어느 추운 날, 이 친구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오뎅집 앞에 서서 김이 서린 창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 때 주인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드니 “얘야, 너 오뎅이 먹고 싶은게로구나. 이리 들어오너라.” 그리고는 따뜻한 국물에 오뎅을 담아서 그 친구에게 주었다. 처음 먹어보는 오뎅은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있었다.

그 후 가난을 극복하고 성장한 친구는 유명한 회계사가 되어 성공한 사회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고향에서 추운 날 오뎅국물을 건네 주었던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잊을 길이 없었다.

어느 날 수년 만에 시간을 내어 고향을 찾아갔다. 그 아주머니는 지금도 여전히 오뎅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날을 회고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자, 아주머니는 뭐 그렇게 작은 일을 가지고 잊지 않고 찾아와서 인사까지 하느냐고 말하며 웃었다. 아주머니의 자녀 중 지적 장애자 젊은 아들이 있었다. 어머니는 이 아들 때문에 늘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안 이 친구는 그에게 맞는 직장을 구해주고 계속 돌보아주었다. 그리고는 가난한 시절 따뜻하고 맛있는 오뎅국물을 주셨던 아주머니의 사랑을 이제야 갚는다 생각하니 오히려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주님은 마태복음 10장 42절에서 작고 보잘 것 없다고 여기는 ‘냉수 한 그릇’ 이라도 남에게 주는 자에게는 상급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냉수 한 그릇이 없는 집은 없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 값비싼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님이 말씀하신 “냉수 한 그릇”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냉수 한 그릇”은, 작은 헌신, 섬김이다. 주님은 한 달란트를 무시한 종에게 엄하게 책망하였다. 그리고 한 가난한 과부의 두 렙돈의 헌금을 칭찬하였다(막12:44). 겨자씨 한 알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된다고 하셨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 한마디에도 순종할 것을 가르친다. 큰일이나 작은 일이나 부분적인 순종은 불순종이요 죄가 된다. “아합은 바알을 조금 섬겼으나”(왕하10:18) 나중에 북이스라엘의 가장 악한 왕 중에 하나가 되고 말았다. 순종은 제사보다 낫다(삼상15:22)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작은 순종과 헌신일지라도 주님께서는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상주시는 이심”(히11:6)이며,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 주리라”(계22:12)고 약속하셨다. 우리는 구원받은 하늘나라 백성으로 상까지 받을 것을 기억하고 열심히 작은 일에도 섬김과 헌신하는 자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냉수 한 그릇은”은 깨끗한 헌신, 섬김이다. 냉수를 주는데 더러운 물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그런 사람이라면 주고도 욕을 먹을 것이다. 하나님은 흠없는 정결한 제물을 원하셨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의 자리가 늘 깨끗한가 살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사회에 깨끗한 냉수 한 그릇의 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냉수 한 그릇”은 정성이 담긴 헌신과 섬김이다. 성경에서 그냥 물이 아니라 ‘냉수’라고 하였다. 냉수는 차가운 시원한 물을 말한다. 팔레스틴지방은 더운 곳이다. 그리고 물이 귀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시원한 물 한 그릇을 준다는 것은 정성이 담긴 대접이다. 미지근한 물이 아니다. 아주 찬 물은 누구에게나 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기운을 솟게 한다.

오늘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 가운데는 많은 것으로, 혹은 큰 것으로만 헌신하고 섬기려고 하다가 실족하거나 중단하는 일들이 많아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냉수 한 그릇’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헌신이며 섬김이다.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냉수 한 그릇” 주는 심정으로 작은 자들을 섬기며 주님께 헌신할 것을 요구하신다. 주님 앞에서 결산하는 날에, 상을 받기위해서라도 열심히 적은 일에 더 섬기며 헌신, 충성하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  : 김재호목사 사랑제일교회 담임 (서울서남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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