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北 김영남 앞에서 존경한다 말한 신영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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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北 김영남 앞에서 존경한다 말한 신영복은 누구?
  • 월간조선 김성훈 기자
  • 승인 2018.03.0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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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반체제 지하조직 '통혁당'에서 활동, 사상 전향 부인해
▲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의 김영남, 김여정이 신영복 교수의 서화와 이철수 화가의 판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의 김영남, 김여정이 신영복 교수의 서화와 이철수 화가의 판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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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김영남, 김여정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고(故) 신영복 교수의 서화 '통(通)'자와 이철수 화가의 판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9일 김영남이 참석했던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는 신영복 교수를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 언급하며 신 교수의 글을 인용해 연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선거 슬로건으로 사용한 '사람이 먼저다'의 서화는 신 교수의 작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명이 신 교수의 글 '더불어 숲'에서 나왔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듯 문 대통령이 존경을 표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보이는 신영복 교수는 어떤 인물일까?
 
신영복 교수는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근무하던 1968년 통일혁명당(이하 통혁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통혁당은 북한 노동당의 지령과 자금을 받아 움직였던 반체제 지하조직이다.
 
신 교수가 수감 중이던 1975년 북한은 신 교수의 북송을 요구한다. 북한은 당시 공산 월맹에 억류된 이대용 공사 등 한국 외교관 3명을 한국에 수감된 북측 인사 21명과 교환하기 위한 교섭을 벌인다. 그러나 중월 간의 갈등과 북한의 친중노선에 분노한 공산 월맹이 세 외교관을 한국에 그냥 보내면서 교섭은 무산됐다. 북한이 송환을 요구한 인사들의 명단에는 신 교수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 신 교수와 문재인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대통령 재직시절 신 교수가 선물한 ‘우공이산’ 글씨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노무현재단 제공(사진:구굴 이미지 검색에서 찾아 옮김)

신 교수는 1988년에 전향서를 쓰고 수감생활 20년 만에 가석방된다. 그러나 1998년 8월 '월간 말'과의 인터뷰에서 사상 전향을 부인하며 통혁당 가담은 양심의 명령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사상을 바꾼다거나 그런 문제는 아니고 밖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가족들이 그게 좋겠다고 권해서 한 겁니다... 전향서를 썼느냐 안 썼느냐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감옥 안에 있으면서 내가 왜 그토록 어려운 일에 뛰어들었는가. 상당히 진지하게 고민해 봤는데 결론은 양심문제였어요."
 
출소 후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 2006년 퇴임하고, 동 대학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2003년 인문교양계간지 '황해문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한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다.

▲ 서울신문] '더불어 숲' 실현 강조한 문재인·안희정 서울신문 文, 신영복 1주기 참석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가운데) 전 대표

 "한민족의 세계와의 관계방식에 있어서의 2개의 축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주체성입니다. 민족의 내부결속과 단결을 통하여 주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이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의 경우에는 주체성을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또 하나의 축은 개방성입니다... 남한의 경우는 개방을 통해서 문화적, 물질적으로 성장한 반면에 민족의 주체성을 잃고 종속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같은 인터뷰에서 북한 핵을 옹호하고 동맹국인 미국을 비판하는 입장도 보인다."북한의 의도와 미국의 의도를 나눠서 본다면 북한은 7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주장했어요. 그런데 미국이 늘 기피했죠.

그래서 사실은 핵카드의 의미가 체제보장이라고 지금 흔히 알려져 있듯이,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북한이 자기들의 경제문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고 하는, 이런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용의 성격이 저는 북한 핵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한편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동북아의 새로운 냉전구조에 대비한, 또는 새로운 적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전통적인 국가전략과 관련해서 북한 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6년 8월 '월간 말'과의 인터뷰에서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주장을 한다. "사회주의적 시도가 실패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의 긍정성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이 있는 한 그 장점은 역사 속에서 계속 살아남을 것입니다.

새로운 조건에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역사적으로 사회주의적 이념은 자본주의를 수정해 내고 규제해 내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사회주의가 20세기 후반에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비해 이노베이션의 요인이 훨씬 적습니다. 그러나 저는 멀쩡한 기계, 기술, 자원을 효율이나 생산력의 입장에서 폐기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성장에 대한 어떤 환상, 이것이 바로 자본의 이데올로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유럽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성장을 안 하는 것이 좋다는 제로성장론이 마음에 듭니다."
 
1993년 5월 '월간 길'과의 인터뷰에서는 혁명투쟁을 선동하는 듯한 말도 한다.
 
"오늘날의 변혁운동도 다양한 입장 차이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다양한 인적 구성, 다양한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서 변혁전통을 통합해 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 고 신영복 교수

제가 젊어서 통혁당을 할 때만 해도 늘 선배가 없다는, 생각해 보면 오만하달 수도 있는 그런 불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살아오면서 이어짐을 과소평가하거나 간과하고는 진정한 사회역량의 집결은 불가능하다고 느낍니다...

교도소에 들어가서 일제하, 만주 팔로군, 대구 10·1사건, 구빨치산·신빨치산… 그분들을 만나면서 단순히 역사로서 이해하던 해방 전후의 정치상황을 피가 통하고 살이 통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나로서는 감동적인 경험이었지요. 그런 힘들이 우리 사회의 저변에 잠재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배는 없고 언제나 승리라는 말이 있는 거지요. 혁명세력이 집권하지 못했다고 해서 프랑스혁명은 실패했다고 한다든지, 관군에게 패배했다고 동학혁명이 실패했다고 하는 말이 어리석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신 교수는 진보·좌파 진영에서는 존경받는 인물일지 모른다. 그러나 과거 이력과 발언을 볼 때 정체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북측 인사들 앞에서 신영복 교수를 존경한다 말하며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문 대통령이 꿈꾸는 남북관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원기사 소스 : http://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2860&Newsnumb=2018022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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