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 실력 그리고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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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은혜, 실력 그리고 노력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9.01.07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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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은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성공의 정점에 이를 때 겸손히 자신의 머리를 숙이고 하나님에게 기도한다.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하나님께 진정 감사한다.
▲ 구충서 총장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돌풍이 놀랍다. 환갑이 다 된 한 물 간 지도자인 그가 언어가 다르고 관습도 다른 외국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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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그는 겸손하기 그지없다. 자신을 영웅이 아니고 축구 지도자라고 한다.

제자의 발을 마사지해주고 부상당한 선수에게 비즈니스 좌석을 양보한 미담에 대해서도 지도자라면 누구나 다 하는 일이라며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즈키컵 우승으로 기업에서 받은 후원금도 베트남 축구 발전과 저소득층을 위해 쾌척했다.

이 역시 베트남 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갚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런 그가 우승하는 순간 수고한 동료를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골이 들어간 후 그리고 시합이 끝난 후 짧은 순간이나 벤치에 앉아 손 모으고 고개 숙이고 기도한다.

그는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이 축구라고 한다. 그리고 축구와 관련된 여러 영역이 있지만 자신은 축구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을 제일 잘한다고 한다. 축구 행정이나 축구와 관련된 사업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손사래 친다.

자신이 못하는 일에 대해 기웃거리지 않고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한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스승, 또는 아버지의 리더십으로 통칭되는 그의 지도력은 감동적이다. 굴곡 많은 그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보면 그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과연 그럴까?

▲ SBS 스포츠 화면 캡쳐

이렇게 질문해 보자.

작은 키와 작은 덩치 때문에 특기생이 되지 못하자 입학시험을 통해 진학한 경신고에서 축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연세대, 고려대 같은 축구계 주류 학교를 다녔다면? 국가 대표로 73분간 뛴 것이 전부인 그가 29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에 들어서지 않았다면? 젊었을 때 별명처럼 “영원한 트레이너”로 일한 그 긴 시간이 없었다면?

고독했던 그가 히딩크 팀의 대표 코치로 선발되지 않았다면? 그 후 국가대표 팀에서 잘리고 전남, 경남, 상무 감독에서 계속 해임되지 않았다면? 후배인 최순호 감독 밑에서 코치로 일하지 않았다면? 실업팀인 창원시청 감독에서마저 잘리고 갈 곳 없던 그에게 베트남에서 제의가 없었다면? 과연 그는 복 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파란만장한 굴곡진 삶을 산 것일까?

최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코넬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로버트 프랭크는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란 책을 출판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기 목숨을 아슬아슬하게 건진 경험을 소개한다. 친구와 테니스를 치다가 뇌졸중이 와 쓰러졌는데 마침 근처에 앰블런스가 와 있어 운 좋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

박사 학위 후 대학에 교수직을 구할 때도 갈 여건이 안 된 코넬 대학으로 우여곡절 끝에 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독특한 연구 주제에 관심 있는 교수를 만나 공동저술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 벤치에서 기도하는 박항서 감독.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그는 실력이나 노력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운(Luck)이 좋아야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기라성 같은 사람들을 예로 든다. 그러면서 경제학적으로 이런 좋은 운이 따르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후진국에서 태어났다면 펴 보지도 못할 재능과 능력을 가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는 올바른 주장을 하고 있다. 실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분명 운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그가 운이라고 부르는 이것을 신앙적으로 해석하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는 오늘의 삶을 지탱해 간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가 대한민국에 태어날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의 삶의 조건이 무척 달라졌을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성공의 정점에 이를 때 겸손히 자신의 머리를 숙이고 하나님에게 기도한다.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하나님께 진정 감사한다.

사실 박항서 감독은 어릴 적 전도사 시절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여름 수련회 캠프 파이어 시간, 밤을 새워 기도하며 청소년들을 안고 눈물로 격려하던 모습들, 서로 더 잘하자며 준비하는 그룹별 시합들,

무더운 날 목표점을 향해 산과 들을 달려야 했던 그 시간들, 당시 우리 전도사들은 지금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어린 선수들에게 하는 모습으로 청소년들을 지도하였다. 그 청소년들이 자라서 이제 교회와 사회의 중진들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당시 그 열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베트남 국민들이 보여주는 내일을 향한 뜨거운 희망은 이제 우리에게서 사라진 것 아닌가?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가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는 갖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열정이 사라졌고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은혜를 담을 광주리가 필요하다. 새해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광주리를 준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교회와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뜨거운 열정으로 넘치기를 바란다.

글 : 구춘서 한일장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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