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이야기,서울강남노회 묘동교회 윤두근 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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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서울강남노회 묘동교회 윤두근 원로장로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9.01.30 20: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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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라는 사전적 해석은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이라고 하는데 교회를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떠나 있을 수 없는 우리 믿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어찌 이럴 수 있겠습니까.
▲ 묘동교회 윤두근 장로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변함없이 끝까지 지키시고 돌봐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내가 이제 은퇴를 앞두고 소회를 말하려고 하니 막상 지난 날을 회상하며 글을 쓴다는 것이 은연중에 자칫 나의 오만함과 자랑이 드러날까 조심스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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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세월을 탓하랴 이제 인생 1막의 일단락을 짓는 허전함과 쓸쓸함 또 한 편으로는 파수꾼이 기다리는 아침을 맞이하는 자유함과 시원함이 혼재하는 묘한 느낌이 갑자기 엄습해옵니다.

동국대학교 전신인 경성중앙 불교전문학교 학감과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인 동래 범어사 총 주지이시며 결혼할 수 있는 대처승의 리더 격 스님이셨던 외할아버지의 피가 흐르는 불교의 집안에서 태어나 장로가 되기까지는 지금도 알 수 없는 기이한 일들을 많이 거쳐 왔음을 알고 또 하나님께서 모태 신앙의 황옥지 권사를 아내로 예비하셔서 보내주심을 알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기까지 오게 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깨닫고 다시 한 번 그 은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해의 사신으로 불리우셨던 故박한용 목사님 시무하시던 때, 우리 묘동교회가 종로에서 이곳 강남으로 옮긴 후 등록한 성도 중에서 젊은 장로로 피택 되어서 인지 바로 당회 참석의 명을 받고 임직 전인데도 1년 이상 당회 참석하였습니다.

정태봉 목사님께서 위임하신 후 1993년 12월 12일 지금의 본당 입당식과 함께 장로로 임직하였습니다. 전통적으로 그 당시 선배장로들도 늘 그리하여 왔던 것처럼 임직 후 1년은 당회 참석하여 선배장로님들의 열심을 보고 배웠습니다.

2년 쯤 지난 후 비로소 당회에서 발언도 하며 활발하게 활동할 때인데 너무 열심이었던지(?) 타 부서 보고 때 그 부서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하려 할 때 “타 부서는 그 맡으신 장로님께 맡기시고 장로님 맡으신 부서나 잘 하세요.”하는 당회장의 지적에 많이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후로 당회도 예배라는 것을 알고 당회 발언시 내 입에 파수꾼을 세워 두고 내 입술의 문을 지켜 신중하고도 절제된 발언하기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칼이 임함을 파수꾼이 보고도 경고하지 않고 나팔을 불지 아니함의 죄를 파수꾼의 손에서 찾으시겠다 (겔33:6)고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가 잠시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는 사자처럼 부르짖는 파수꾼(사21:8)의 사명을 다 하도록 기도해 왔습니다.

마라톤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적은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대략 줄여보면 이렇습니다. “처음 시작에는 속도 조절도 하며 잘 나가다가 어느 순간 환희와 열광으로 오버페이스하여 지친다. 한참 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박동에다 엄청난 고통이 시작된다. 그래도 참고 앞을 향하여 달린다.

어디 누워 휴식하고픈 유혹으로 레이스를 포기하고 싶지만 이것을 이겨내면서 평소에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또 달린다. 고통을 참아 가며 또 달린다. 고통 속에 결국 완주한 후의 희열로 인해 감사와 사랑 그리고 겸손의 마음까지 생긴다. 그리고 완주 후에는 반드시 다음 날 또 조깅을 해 주어야 일상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라톤에는 문외한이지만 장로 임직 후 25년~ 이제 시무장로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굳이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믿음생활이 단거리도 중거리도 아닌 최장거리라고 생각할 때 오직 믿음의 선한 길을 달려야 하는 우리의 신앙생활과 오직 달려야하는 마라톤에는 여러 면에 생각할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의 은퇴는 교회를 멀리 떠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장로는 한 평생 모교회를 출석하고 성전 그 자리를 계속 지키며 예배드리고 기도해야하는 것으로 볼 때, 장로 직분의 은퇴 시점은 하나님 부르실 그 날까지의 인생 마라톤 반환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하나님과 함께 믿음으로 끝까지 완주하여야 할 인생의 마라톤 레이스에 반환점을 돌기 전인데도 때로는 조기 은퇴하여 쉬고 싶은 유혹이 몇 번이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것은 건강한 믿음이 아니라고 마음을 고쳐먹고 포기하지 않고 갈등과 고통을 이겨내 반환점까지 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겠지만 앞으로 25년은 더 달려야 할 것 아닙니까?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호흡하여야 될 터인데 기도는 호흡이므로 쉬지 말고 기도하며 건강하게 달려야 할 것 아닙니까?

선한 싸움 다 싸우고 달려갈 길 마치고 믿음을 지켜 예비하신 의의 면류관을 받아 쓰기 위해 우리는 복음의 신을 신고 달려갑니다. 주님과 함께 주님 따라 본향을 향해 달려갑니다.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 갑니다. (빌 3:13~14)

바울은 이런 일에 생명조차 조금도 귀히 여기지 않는다 했는데... 

은퇴라는 사전적 해석은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이라고 하는데 교회를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떠나 있을 수 없는 우리 믿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어찌 이럴 수 있겠습니까. 모두 모여 성전의 자리를 지키며 예배드리고 서로를 위해 중보기도하며 한시도 하나님 말씀을 떠나서 살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우리에게는 여느 다른 경우의 은퇴처럼 그 자리를 영 떠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삶의 양식을 다시 디자인해서 인생 1장에서 6장까지의 제 1막이 막 끝났으니 제 2막의 인생을 위해 다시 타이어를 바꾸어 끼워서 주 십자가 위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윤장로~ 옛날 어느 목사님이 잠시 낮잠을 주무시는데 앞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면서 조금 시끄러웠던가봐. 어느 장로님께서 아이들에게 ‘얘들아 목사님께서 쉬고 계시는데 저어~기 가서 놀면 안되겠니?’그랬다는 거야” 이 말을 들을 때 아~그 장로님께서는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목사님 곁을 떠나지 않으셨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후로 장로의 직분을 아래와 같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며 잊지 않도록 마음 속에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장로는 messenger 곧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자(使者)이신 목사님을 도우는 협력자입니다.

목사님이 영적으로 늘 충만하시고 육적으로도 건강하시도록 위해 늘 기도해야 될 것이 아닙니까. 그래야 전하시는 말씀도 더욱 힘 있고 영적인 밥 즉 생명의 말씀을 모든 성도가 맛있게 먹을 것이 아닙니까. 교회를 섬길 때 경건함과 단정함의 본을 보이며 신실한 자세와 겸허한 자세로 기쁘게 봉사하여야 할 것 아닙니까.

장로는 낮아지고 낮아져서 성도들이 할 수 없는 것까지 감당해 내야 할 것 아닙니까. 모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며 믿음의 본, 겸손의 본을 보이는 장로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장로가 교회를 밑에서 든든히 받치는 기둥의 역할을 하려면 오래 참음도 있어야 할 터입니다.

참을 인(忍)이란 한자를 보면 마음(心) 위에 칼(刀)날이 박혀 있는 모양입니다. 큰 고통에서도 마음이 안정되고 동요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단순히 고통을 참는 것이 아닌 아픔마저도 느끼지 않는 경지라고 합니다. 이렇듯 고통을 참고 견디며 흔들리지 말아야 할 터인데 받치는 기둥이 이런 저런 영적 교만으로 흔들면 교회는 서서히 무너짐은 명약관화한 일 아닙니까.

장로는 언동에 늘 조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들이라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들이요 누워 있는 자들이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들이니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요 그들은 몰지각한 목자들이라 다 제 길로 돌아가며 사람마다 자기 이익만 추구하며(사56:10~11)

장로의 직분을 명예라고 생각하고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명예를 교회에서라도 이루어 보자고 감히 세상의 잣대를 들이대는 이런 파수꾼은 되지 않아야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품고 반환점을 돌았으니 이제는 남은 인생이 주님의 이름과 사랑을 널리 퍼뜨리는 일에 게으르지 않도록 더욱 영육 간에 강건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이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시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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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량 2019-02-14 15:40:02
장로님의 인내와 사랑의 섬김을 알기에 이글이 많이 와 닿습니다.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장로님의 가정에 주님의 평강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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