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낸 소중한 20일.

아빠는 조부모님을 매일 찾아뵙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하루 일과였기에 아무도 그 부분에 대해선 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고 살다가 할아버지는 10년 전에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작년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박동현 기자l승인2019.01.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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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모시고 19년 만에 다시 밀라노 시내인 두오모 성당를 향해 집을 나섰다.

마침 크리스마스기간이라 두오모 근처에 선 크리스마스마켓 구경도 하고, 갤러리 안에 스와로브스키 트리 앞에서 사진도 찍고, 군밤을 좋아하시는 아빠는 한국과 같은 문화를 느끼게 하는 군밤을 보시자 마자 외향적인 엄마에게 군밤을 주문하게 하신 후 지갑을 여시며 미소를 지신다.

내 결혼식을 위해 오셨을 때 두오모 광장에서 찍은 사진과 이번에 오셔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의식하지 못하고 사는 동안 19년이란 시간이 흘러버렸구나 새삼 느낀다.

19년간 장남으로서 아빠의 삶, 유학을 왔다가 이태리에서 가정을 만든 나의 삶,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또 엄마가 된 각자의 삶… 빠르게 흘러 버린 시간들이지만 충분히 인생에서 중요할 만큼 긴 시간이기도 했다.

엄마는 거의 매년 오셨지만, 아빠는 조부모님을 매일 찾아뵙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하루 일과였기에 아무도 그 부분에 대해선 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고 살다가 할아버지는 10년 전에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작년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몇 달 전부터 새로운 인생을 그리시게 된 아빠에게 밀라노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겨울휴가를 떠나자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난 기쁨과 기대를 가지고 부모님이 계시는 동안 함께 할 여행과 볼거리, 먹거리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10일은 우리의 밀라노 생활을 엿보시면서 주변 도시 구경하시고, 10일은 딸과 사위와 손자와 함께 여행하는 스케줄로 오셨다.

내 아들 에르는 드디어 밀라노에서 서로를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여는 날이 온 것에 흥분이 됐다. 이미 자신이 고르고 입어보고, 신어보고 한 선물을 다시 포장해서 놓은 선물상자이더라도 그 기대와 설렘은 특별했다. 매해 있는 일이 아닌 특별한 크리스마스이기에…

이글은 밀란노 거주  jung bock lee 님이 보내 주셨습니다. 사진은 페이북에서 인용함.


박동현 기자  p7650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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