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광야의 영성.조재호 목사<고척교회>

(외부 칼럼)사순절에서 사(四)는 넷을, 순(旬) 열을 뜻하는데, 부활절 전 주일을 뺀 사십 일의 기간이 됩니다. 박동현 기자l승인2019.03.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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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호 목사<고척교회>

사순절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과 함께 교회력으로 가장 중요한 절기입니다. 사순절에서 사(四)는 넷을, 순(旬) 열을 뜻하는데, 부활절 전 주일을 뺀 사십 일의 기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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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기간은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기다리듯이 죽음을 깨고 들어오는 부활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오랜 교회의 전통에서 사순절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동시에 절제를 훈련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말과 음식은 물론 여러 삶의 행동에서 하나님의 뜻보다 인간의 욕구 과잉으로 진작되고 있는 것들을 되돌아보고 절제하였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순절 기간인 지금 예수님께서 당하신 ‘광야의 시험’ 이야기를 잠시 묵상해 보았습니다.

광야의 시험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로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는 초기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성령님께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셨습니다. 거기서 사 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시고 주리신 때에 마귀의 시험을 당하신 것입니다(마 4:1-2).

성령께서 예수님을 이끄신 곳은 광야였습니다. 광야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요, 그래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입니다. 그곳은 사람들을 끌어 들일만한 편안함, 풍족함, 안전함을 찾을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믿음의 이야기는 광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광야에서 일어났습니다.

광야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부족한 결핍의 땅입니다. 낮이면 바위마저 검게 태우는 뜨거운 햇볕이, 밤이면 살 속을 파고드는 추위가 지배하는 거친 땅입니다. 낯선 짐승과 여러 가지 위협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의 땅입니다.

편안함과 풍족함과 안전함으로 사람들을 전혀 끌어들일 수 없는 광야는 들짐승들의 거처요, 범죄자와 도망자들의 도피처이고, 악한 영이 거하는 위험한 땅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사람이 광야에 있다는 것은 지금 그가 위험과 고난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다가 출애굽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나가는 땅은 위험과 고난이 있는 광야였습니다. 그러나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들은 광야를 통해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그의 백성을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고 채우시는 하나님을 인도하시고 지키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를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고 거듭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시는 예수님도 성령께 이끌리어 들어가신 곳이 광야입니다. 거칠고 척박한 곳, 사람들이 기대하는 편안, 풍족, 안전을 기대할 수 없는 곳, 그 광야는 그러나 더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광야에서야 말로 하나님이 주시는 채우심, 하나님의 지키심,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가장 분명히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돌로 떡을 만들라’는 사탄의 시험에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 4:4)고 말씀합니다.

사탄의 시험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고 천사들의 호위를 받아내어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하라”, “내게 절하라. 그러면 천하만국을 주겠다”고 사탄은 시험을 합니다.

사탄의 유혹과 시험은 달콤합니다. 할 수 없는 것을 하라고 예수님께 말하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을 위해’ 마음껏 해 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자기 증명’. ‘자기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배하고 섬기는 것입니다. 광야에서 예수님은 사탄의 유혹과 시험에 맞서 하나님 경배하고 섬기는 승리하는 삶을 온전히 붙잡은 것입니다.

우리가 걷는 믿음의 길은 광야를 걷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아픔과 고난과 어려움을 모두 피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야 합니다. 광야처럼 결핍과 위험과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광야는 파멸과 죽음의 땅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되는 곳이요, 하나님의 신실함을 보는 곳입니다.

사순절을 보내며 편리한 세상살이를 좇으며 살아가던 우리가 잃어버린 광야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 조명과 전등이 꺼진 곳에서 하늘의 별은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결핍 속에서 하나님의 채우심을, 위험 앞에서 하나님의 지키심을, 두려움에 맞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박동현 기자  p7650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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