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삶을 통해 바라본 삶'…안창홍 개인전 '화가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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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삶을 통해 바라본 삶'…안창홍 개인전 '화가의 심장'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9.05.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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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태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당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슬픈 현실을 작품에 투영시켰다.
'화가의 심장 1' 앞에 서있는 안창홍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난 백골이 될 때까지 그림을 그려야 하나?' 이런 애정 어린 푸념을 하면서 화가의 삶에 대한 고달픔을 환각으로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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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 안창홍 작가(66)는 2일 열린 개인전 '화가의 심장'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에 선보인 부조 '화가의 손' 3점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안 작가는 "사실 환각이라기 보단, 화가들은 작업을 하다 죽는 게 현실이자 미래이기도 하다"며 "나는 화가로 죽겠다는 결심이 담긴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의미가 담긴 작품들이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I 삼청의 지하 전시장에 전시되고 있다. 초대형 부조 신작과 마스크, 그리고 회화 소품까지 약 25점의 신작으로 구성됐다.

지하엔 부조인 '화가의 손' 3점과 '화가의 심장 1', 그리고 환조인 '화가의 심장 2'가 전시돼 있다. '화가의 손'은 총 3점으로 구성된 연작으로, 높이 3m, 가로 길이 2.2m에 달한다.

3점 모두 인형, 롤러, 붓, 물감튜브, 물감찌꺼기 등 쓰다 버린 물건들이 뒤엉킨 상태로 확대된 모양의 판 중앙에 백골의 손이 걸려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는 화가가 작업에 열중하는 장면을 그려낸 형형색색 빛깔이 담겼고, 다른 둘은 실제 환경 속에서 평가받는 화가의 삶에 빗대어 잿빛, 그리고 황금빛으로 그려졌다.

'화가의 심장 1'은 삶의 가치가 고통과 아픔에 기반하며, 나아가 이 고통과 아픔이 삶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음을 비유적으로 제시한다. '화가의 심장 2'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화가의 삶을 그려냈다. 전시장 한편에 큰 환조가 매달려 있다.

안 작가는 "대부분의 화가들이 이같은 고통을 안고 있다"며 "이런 모습은 일반 소시민들의 삶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안 작가에 따르면 이번 전시작들은 화가의 삶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고.

2층엔 대형 마스크 2점과 익명의 얼굴들이 그려진 작은 캔버스 16점이 전시됐다. 2018년 시작된 회화 연작 '이름도 없는…'에는 몰개성화된 얼굴들이 거친 붓터치로 그려져 있다. 안 작가에 따르면 이 표정 없는 인물들은 "단지 이름만 없는 이들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묻혀버린 익명의 인물들"이다.

제주 4·3사태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당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슬픈 현실을 작품에 투영시켰다.

2점의 '마스크-눈 먼 자들' 연작은 눈동자가 없거나 붕대로 눈을 가린 채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 안 작가는 이를 통해 부조리한 현실 속에 눈은 뜨고 있지만 진실을 보지 못하는 이들을 그려냈다.

총 3점인 '화가의 손' 연작.© 뉴스1 이기림 기자

아라리오갤러리에 따르면 안창홍 작가의 작품들은 1970년대부터 다양한 시리즈로 발전돼왔지만, 그 밑바탕에는 공통적으로 부패한 자본주의, 적자생존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인물들과 역사 속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시선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전시 또한 그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작가의 시선과 메시지를 오롯이 담고 있는 작가의 작품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우리 삶과 주변을 다시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고 갤러리측은 설명했다.

1953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해 제도적인 미술 교육을 거부하고 화가로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안창홍 작가. 1970년대 중반 '위험한 놀이' 연작을 시작으로 '가족사진' 등을 발표했고, 이중섭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시선과 비판적 사유를 평면과 입체 작품에 담아 온 안창홍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오는 6월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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