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검찰청이 23일 오전 예장 통합 총회연금재단(이하 연금재단) 김민호 기금운용본부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은 지난 3월 20일 연금재단 제229회 임시이사회에서 연금재단이 100억 원을 투자한 대구 성창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재건축조합) 건과 관련, 서류를 비롯해 김 본부장의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 일체를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PF대출을 일으킨 증권회사에 수수료를 주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수수료가 지급됐다며, 재건축조합 조합원이 대구지검에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건축조합 투자제안서에는, 총회연금재단이 부산은행 계열사인 BS투자증권 소개로 이곳에 투자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총회 관계자들은 BS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이 건을 함께 소개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최근 총회가 발표된 연금재단 특별감사에서는 한화투자증권에 투자됐던 110억 원이 연금재단 이사회의 승인과 별도 계약서 없이 메리츠종금증권으로 투자처가 변경된 사안이 지적된 바 있다. 연금재단 관계자는 “이사회 승인 없이 투자처가 해지되고 재투자가 발생했다는데, 김정서 당시 이사장과 김민호 기금운용본부장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투자 건을 한화증권에 유치한 투자권유대행인은 투자 수익의 50%를 가져가는 이모 씨로 알려져 있는데, 재건축조합 투자도 이 씨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광역시 도시재창조국이 공개한 2015년 1월 주택건설사업 및 추진 현황에 따르면, 성창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주)남명건설을 사업 주체로 선정했다. 남명건설은 지난 2012년 7월 이 사업을 수주했음을 공지하면서, 공사 규모를 지하 1층에 지상 8-19층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공사이며 28개월 내에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시재창조국 자료에 의하면, 건설경기 침체로 2015년 1월까지도 재건축 공사가 착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2015년 3월 20일 연금재단 투자제안서에는 재건축조합 시공사가 남명건설이 아닌 ‘(주)텍시빌’로 나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연금재단은 대출금융기관이 대출받는 기업 그룹 전체의 자산이나 신용이 아닌, 당해 사업의 수익성과 사업에서 유입될 현금을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주고 사업진행 중 유입되는 현금으로 원리금을 상환받는 PF대출로 100억 원을 대출해 줬다. 이 PF대출은 분양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으면 대출기관이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기법인 것으로 알려져 투자 안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갖가지 의혹 투성이 투자와 대출로 인해, 예장 통합 지난 100회 총회에서는 연금재단 전 이사들이 대부분 해임됐고, 새로운 이사장과 이사가 공천됐다. 그러나 법인에 등기된 이사장과 이사진은 여전히 해임된 이들이라는 게 불씨로 남아 있다.
이들은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연금재단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한 명은 “김정서 목사가 시켜서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또 전 이사장 김정서 목사는 총회가 열리는 도중 김철훈 사무국장실을 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연금재단이 기금을 인출하려면 이사장과 사무국장 직인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임된 이들이 모인 ‘그들만의’ 이사회에서 김철훈 사무국장의 직무정지를 결의한 것도, 김 국장의 직인 없이 기금 인출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연금재단 통장의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한편 이응삼 목사와 이성오 목사, 주효종 장로 3인은 구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이와 관련, 연금재단 주거래은행에서는 9월 30일까지 자금 지급을 유예했는데, 10월이 되면 전 이사진이 자금을 집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총회 결의 이행을 위해 정확한 법적 대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수서경찰서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되며 지난 7월 말 여러 일간지에 보도된 박모 씨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번 연금재단 특별감사 자료를 요청해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