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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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 노지훈 교수
  • 승인 2015.09.2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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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약속 날짜를 종종 잊는다. 리모컨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 못하고, 친구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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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 세워둔 자동차를 지하 2층에서 찾아 헤매거나, 찌개를 불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졸이는 아찔한 상황도 더러 있다. 치매 초기인 것 같다고 농담조로 말하지만 속마음은 웃을 수 없다. 

이처럼 뭔가를 깜빡 하는 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뇌의 정보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학습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기억력 감퇴 현상이 잦아질수록 단순한 건망증인지, 치매의 초기증상은 아닌지 걱정도 깊어진다.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노화에 따른 건망증은 기억 능력에만 국한될 뿐 다른 인지 능력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집 안팎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조금 불편할 뿐 크게 지장이 없다. 이와 달리 치매는 기억력 장애 외에도 공간지각력, 계산 능력, 판단 능력 등이 점차 떨어지고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감퇴되는 경과를 보인다. 

기억력만 볼 때도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건망증 환자는 근래 지난 일에 대해 자세한 부분을 기억 못할 뿐 전체적인 것은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귀띔을 해주면 대부분 잊었던 사실을 기억해내는 반면, 치매환자는 이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옆에서 힌트를 줘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예를 들면, “지난주 명절 때 가족들이 모였는데 무슨 얘기를 나눴더라? 누가 무슨 사정으로 못 왔더라?”고 한다면 건망증이다. “뭐? 언제 모인 일이 있었냐? 그런 적 없다.”라고 하면 치매에 의한 기억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단순한 건망증으로 보이는 기억력 장애라 하더라도 횟수가 잦아지거나 정도가 지나치면 치매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가를 찾아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기억 장애의 원인은 노년의 기억력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에는 크게 ① 단순 노인성 건망증 ② 가성치매 ③ 치매질환이 있다. ① 단순 노인성 건망증은 앞서 말했듯이 기억력만 떨어져 있을 뿐 다른 지적 능력은 유지된다. 시간이 흘러도 크게 진행되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별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 다만 많은 장기 추적 연구의 결과, 본인 혹은 주변 사람이 과거에 비해 확연하게 느끼는 점차 진행하는 기억력 저하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첫 증상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같은 연배에 비슷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치와 비교하여 정상 범주에 속하면 정상이라고 판단하였으나, 이제는 한 개인 안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② 가성치매는 대개 우울증이 원인이 되어 기억력이 떨어지고 다른 인지 능력도 감퇴되는 것으로 실제 구조적 뇌손상은 없는 경우이다. 대개는 의욕이 없어지고 주의집중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③ 치매질환은 뇌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노년에 뇌세포가 점점 파괴되면서 뇌조직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뇌기능이 차츰 떨어지는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이다. 처음에는 주로 기억력 장애만 나타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와 함께 이상 행동 및 일상생활의 장애를 보이게 된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방법의 하나는 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뇌 안의 베타 아밀로이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조직 검사나 부검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을 주입하고 PET 촬영을 시행해서 뇌의 병변 부위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만일 기억력 장애만을 보이고 아직 치매 단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아밀로이드 PET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면 장차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미리 대비하고 적절한 치료를 강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아밀로이드 뇌영상 검사는 인지기능의 정도 혹은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 유무에 상관없이 나이 듦에 따라서 양성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그 결과는 반드시 임상 양상과 신경학적 검사 결과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에는 타우 영상 검사도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치료법, 예방법은

단순 노인성 건망증은 대부분 치매로 발전하지 않으므로 특별히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생활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본인이나 가족이 보기에 과거에 비하여 확연한 인지기능의 저하가 있을 때는 현재 상태를 알기 위하여 조기에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치매는 적절한 심리치료나 우울증 약제를 사용하면 크게 증상이 좋아질 수 있으므로 혹시 기억력 장애가 가성치매에 의한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판명되면 다양한 약제로 증상을 조절하게 된다.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뇌 안에서 오래 작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NMDA 수용체 길항제도 사용되고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없애주는 약물은 아직까지는 연구 목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원인을 치료해주면 치매가 크게 좋아지거나 없어지는 치매질환들도 있다. 비타민B12결핍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뇌매독, 대사성뇌증, 정상압수두증, 경막하출혈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혈관성치매는 고혈압, 심장병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고 항혈전제 등을 사용해 뇌졸중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가 된다. 가성치매와 상기 치료 가능한 치매를 포함하여 자세한 문진과 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조절해 주는 것이 치매의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나타나는 증상들이 건망증이 아닌 일련의 퇴행성 질환에 의한 변화로 생각된다면, 조기에 적극적인 검사를 진행하여 기저 상태를 평가하고 추적 관찰 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혈관성 위험인자가 다양한 치매질환 발생에 중요하게 관여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해야 한다. 흡연,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하며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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