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교세계연맹 부의장 “20대, 여성, 평신도라 뽑혔죠”
상태바
루터교세계연맹 부의장 “20대, 여성, 평신도라 뽑혔죠”
  • 정원희 기자
  • 승인 2015.10.07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아지역 부의장 권은혜씨, 유난 의장 방한에 함께 동행

세계 개신교 중 최대 교회인 루터교세계연맹(LWF)의 "무닙 A. 유난" 의장이 5박 6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6일 출국했다. 전 세계 98개국, 145개 교단, 약 8천만 명의 교인들이 속한 세계 루터교회 수장의 첫 방한에 교계 안팎으로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번에 그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다. 유난 의장의 방한 일정 내내 그의 옆에서 함께 했던 루터교세계연맹 권은혜 부의장을 소개한다.

Like Us on Facebook

권은혜 부의장, 루터교세계연맹 내에서 청년·여성·평신도 대표해 2010년 24살의 어린 나이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개신교 연합기관 부의장 자리에 오른 권은혜 부의장은 임기 6년 차를 맞은 올해까지도 아직 20대를 벗어나지 못한 여성청년이다. 그는 현재 루터교세계연맹 내에서 대륙 별로 한 명씩 할당된 7명의 부의장 중 한 명으로서 아시아 대륙을 대표하고 있으며 그 밖에 청년과 평신도 대표의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

권 부의장은 매년 2회 가량 열리는 루터교세계연맹 실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연맹의 전반적인 이슈 및 안건에 대한 의논과 결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LWF 평의회 위원으로서 매년 50여 명의 대표단들과 함께 교회가 현재 갖고 있는 문제, 관심 갖는 주제를 나누고 어떻게 공조할 수 있는지 논의한다.

또한 아시아 대륙 내 교회 문제에 대해 의논하고 협력하는 아시아루터란의회(LUCAS)와 아시아처치리더십컨퍼런스(ACLC) 의장으로 봉사하며 아시아 지역 루터교회 리더들을 섬기고 있다.

과연 그는 어떻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일을 감당하고 많은 이들을 대표해야 하는 세계 최대규모 개신교 연합기관의 부의장 직에 오를 수 있었을까? 권 부의장은 루터교회가 갖고 있는 제도와 개인적인 계기가 만나 빚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루터교회는 청년들이 리더십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최소 20%의 청년 대표를 두고 있어요. 여성 대표 역시 40% 이상 속하도록 할당돼 있고 평신도와 목회자의 비율도 정해져 있죠. 선출 당시 저는 한국루터교회의 청년대표로서 총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청년이자 여성, 평신도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것이 상황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두려움은 청년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약점이자 강점”

권은혜 부의장 개인적으로는 학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현재 네덜란드에서 계속해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그는 자신이 목회자도 아닐뿐더러 많은 경력을 쌓은 것도 아니지만 청년의 때에 사역자로서 평신도를 대표할 수 있겠다는 정체성을 갖고 부의장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디자이너로서 갖고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교회 봉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스펙트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해요. 그렇지만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한 손에는 신문을 들라’고 했던 칼 바르트의 명언처럼 이와 같은 정체성을 갖고 섬긴다면 교회 사역에 있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루터교세계연맹의 부의장을 맡는 동안 세계 여러 교회를 방문하면서 교회가 크든 작든, 부하든 가난하든 세상적 기준에 상관없이 각 교회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많은 보람과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고백했다.

“교회 안팎에서 봤을 때 청년리더십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은 아직 미성숙하며 더 많은 경력이 필요하다는 등 부정적인 기준이 대다수이지만 분명히 하나님께서 청년들에게 요구하시고 기대하시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청년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아 두려움이 항상 있죠.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 하나님 앞에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청년들이 갖고 있는 약점이자 강점으로, 두려움을 깨닫고 극복을 위해 하나님께 더 매달린다면 신앙적으로는 두려움이 긍정적 조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교회 내에서도 청년·여성·평신도의 리더십 참여 이뤄지길”

권 부의장은 한국교회 밖에서 여러 분야의 대표로서 활동하며 한국교회 및 한국루터교회를 바라봤을 때에 청년이자 여성, 평신도로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 및 환경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교회라는 공동체 자체가 전 세대 다양한 직분들이 참여하는 연합체인 만큼 리더십 역시 모든 세대와 성별 등을 대표하는 이들이 모여서 함께하는 것이 보다 선진적인 태도와 인식이라는 것.

여성과 청년, 평신도들이 교회 리더십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지금 리더들과도 함께 활동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깊이 있고 활발하게 성장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교회, 교단이든 간에 실천하는 자세로 연습해보고 또 실수에서 배우면서 여성과 청년, 평신도들이 포용되고 그 열망이 리더십에서도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환경이 자리잡길 바랍니다.”

그는 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해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본다며 이제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교회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는 교회로부터 희망의 메시지, 영적인 메시지를 기대하고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좀더 폭넓게 깊이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교회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신앙인들 역시 좀 더 성숙한 자세를 갖춰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닌 나머지 6일을 보내는 곳 역시 자신의 사역지라는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의장 임기, 2017년까지…종교개혁 500주년 준비

권 부의장은 2017년 나미비아에서 열리는 총회까지를 임기로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는 작업으로 바쁠 듯하다는 그는 남은 임기 동안 다른 청년들과도 이와 같은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년의 때에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의미를 되돌아보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청년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는데 자유와 행복을 잃은 채 성공에만 목말라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많이 안타까워요. 물론 1차적으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성공이라는 가치에 대해 신앙적인 측면에서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하시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며 말씀 속에서 답을 찾아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자유로워짐을 느낀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권은혜 부의장은 2년 후 자신이 어느 곳에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면서도 ‘기뻐할 수 없는 조건에도 하나님 때문에 기뻐할 수 있는 믿음’을 갖고 모든 일에 임한다면 어떠한 일이든 자신 있다며 어떤 사역지로 가게 되든지 부름 받은 대로 잘 감당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