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의 귀, 하나는 성서 하나는 과학 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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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의 귀, 하나는 성서 하나는 과학 향해야”
  • 이대웅 기자
  • 승인 2015.04.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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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종교와 과학: 과거와 미래’ 국제학술대회… 국내외 학자들 참여
▲ ‘종교와 과학: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 종교와과학센터(CRS)는 28~29일 한신대 서울캠퍼스에서 ‘종교와 과학: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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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대회에는 미하엘 벨커(Michael Welker, 하이델베르크대)·테드 피터스(Ted Peters, 버클리 GTU) 교수를 비롯해 크루빌라 판디카투(Kuruvilla Pandikattu)·도날드 프롤리히(Donald Frohlich)·홍성욱(서울대 생명과학부)·이경민(서울대 의학·인지과학)·신재식(호남신대 조직신학)·현우식(호서대 과학신학)·김기석(성공회대 신학과 과학)·장윤재(이화여대 조직신학)·채수일(한신대 총장) 교수 등 국내외 학자들이 발표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학술대회는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날인 28일에는 ‘과학과 종교: 서양인 관점으로부터의 과거와 미래’, ‘과학과 종교: 아시아인 관점으로부터의 과거와 미래’ 세션이, 29일에는 ‘협의Ⅰ: 아시아 과학과 종교에서의 서양인 시각’, ‘협의Ⅱ: 서양 과학과 종교에서의 아시아인 시각’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 학제 간 협력 보다 쉽게 해”

▲미하엘 벨커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제1세션 강사로는 미하엘 벨커 교수와 테드 피터스 교수가 각각 나섰다. 먼저 벨커 교수가 ‘인터넷 시대 이후의 국제적이며 학제적인 연구 협력의 발전’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벨커 교수는 “국제 연구 협력은 오랫동안 이미 존재해 왔다”며 “새롭고 깊은 통찰을 얻기 위해,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유용한 해답을 찾기 위해, 혹은 하나의 특정 분야나 관점 속에서만 다룰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다.

이어 신학과 과학 등 ‘학제 간 연구’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언급한 그는 “2005년에 ‘국제학제간신학연구센터’(FIIT)를 설립했고, 2년 뒤 ‘신학, 종교학, 기독교학 연구센터의 글로벌 네트워크’ 조직에 착수했다”며 “이 네트워크는 현재 전 세계 40여 개의 협력 파트너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학과 경제학의 대화에 대한 성공적인 다년간의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지휘할 수 있었다”며 “거시경제학자이자 본 대학의 부총장인 위르겐 폰 하겐과 함께 <하나님으로서의 돈? 시장의 통화제정과 그것의 종교, 정치, 법, 윤리에 대한 영향>(2014)을 편집·출판했다. 우리는 교환 경제에서 고대의 주화를 기반으로 한 경제로, 그리고 주화를 기반으로 한 경제에서 중세의 신용경제로의 변천, 또 근대 초기 사치에 대한 종교개혁의 투쟁과 ‘하나님이냐 돈이냐’라는 루터의 슬로건에 대해 분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벨커 교수는 “이러한 모든 협력은 인터넷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인터넷은 우리가 전 세계의 동료들과 대학들의 연구 목록과 그들의 출판물, 그리고 프로젝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사상과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고, 빠르고 효과적으로 방문과 콘퍼런스를 계획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터넷을 이용해) 연구와 협력에 있어서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을 찾을 수 있으며, 학생들과 박사과정에 있는 이들을 가장 가능성 있는 조언자에게로 안내할 수도 있다”며 “다른 나라와 문화는 이런 가능성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는 오늘날 지구상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발달하고 혁신적인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이 일반적으로는 인문학에서, 특히 신학에서 국제적이고 간학문적인 연구 협력에 있어 주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하나님의 광대함은 우주의 광대함 능가”

▲테드 피터스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두 번째 강사로 나선 테드 피터스 교수는 ‘천체신학: 우주 과학과 외계 생명에 관한 신학적 성찰’을 제목으로 강연했다. 피터스 교수는 “아브라함계 종교 전통에서의 창조 범위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며 “성서적 그리스도인들이 창조를 말할 때, 그것은 모든 물리적 실재를 포함한다. 하나님의 광대함은 우주의 광대함을 능가한다. 실재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다. 실재의 주변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피터스 교수는 “오늘날 과학자들은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도 우리 뒷마당에서처럼 자연의 법칙이 동일하다는 것을 당연시한다”며 “그렇다면 천체신학자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멀리 있는 은하에서든 우리의 정원에서든 어디에서나 자연 과정에 있어서 창조적으로 그리고 섭리적으로 활동하신다. 천체신학자는 반드시 우주적 신학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주생물학과 자매 분야들은 우리의 광대하고 복잡한, 우주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비옥한 과학으로 축하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축하연은 그것이 과학으로 남는 것으로 제한된다”면서 “신학자는 과학이 이데올로기로 위장하거나 대체종교로 떠내려갈 때 그것을 비평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피터스 교수는 “천체신학의 과제는 우선 자연의 신학을 세우는 것이다. 이 경우, 신학자는 은총의 한 분 하나님을 향하는 자연과 역사 속 실재를 그리기 위한 많은 과학을 비판적으로 포함시킬 것”이라며 “덧붙여 신학자는 과도한 주장들을 밀어내고 경험에 의거한 연구를 정화하면서, 최선의 과학을 찾기 위해 과학 공동체를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자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관한 초과학적 신화를 제거해야 한다. 우리가 이 과제를 추구하는 한, 과학자와 신학자 모두 ‘창조적 상호작용’에 관여하게 될 것”이라며 “만일 신학자의 귀 중 하나가 성서를 향해 있다면, 다른 하나는 과학이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교적 질문을 제기한다. 한국선교연구원의 문상철 원장에 의하면, ‘지금은 한국 선교가 다양한 영역에서 국제화할 때’다. 왜 국제화를 중단하는가. 왜 별을 향해 나가지 않는가”라고 역설했다.

“신학, 대화 통해 자신을 더 풍요롭게 해왔다”

한편 이날 본격 강연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채수일 총장은 “그리스도교 신학은 갈등과 대결, 도전과 응전을 통해 발전해 왔다”며 “큰 틀에서는 타자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을 변증하기 위한 목적에서 대화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신학은 대화를 통해 자신을 더 풍요롭게 해왔다”고 했다.

채 총장은 “철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여성학, 생태학, 경제학 등 대화의 대상이 시대마다 도전받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했지만, 대화는 그리스도교 신학의 본질적 구성요소였다”며 “이 국제학술대회가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에서 전개된 종교와 과학의 대화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면서, 참여한 연구단체들과 학자들의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더욱 깊이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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