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갈등 원인은 바로 '이것'…대안적 시스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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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갈등 원인은 바로 '이것'…대안적 시스템 필요하다
  • 윤화미 기자
  • 승인 2015.10.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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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연구원이 주최한 제47회 평화포럼이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Ⅱ-교회 안의 평화’란 주제로 19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뉴스미션

한국교회 안에 화두가 됐던 개념은 바로 '화해와 평화'였다. 오늘날 사회와 교회 안에서 '평화'는 절실한 시대적 요구가 되고 있지만, 현실에선 단지 이상적인 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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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의 갈등을 신학적,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교회와 평화'를 이야기한 포럼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교회 내 갈등, 구조적 원인은?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전우택, 이하 KPI)이 19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Ⅱ-교회 안의 평화’란 주제로 제47회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서 교회 안의 갈등과 그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양혁승 교수(연세대 경영학)는 교회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교회 내 갈등과 분열의 양상을 △리더들(목사, 장로)을 축으로 한 갈등 △목회자 교체기를 전후해 나타나는 갈등 △교인들의 리더에 대한 실망 △성장 정체를 둘러싼 책임 추궁과 갈등 4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 경우는 소수의 특정 리더에게 권한이 집중된 결과로 나타나며 직분이 세속화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양 교수는 "교회 내에서 직분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력과 권한을 최대한으로 행사하려는 욕망을 절제하지 못해 그것이 서로 충돌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목회자 교체기를 전후해 나타나는 갈등'은 80-90년대 급격히 성장한 대형교회에서 은퇴기를 맞은 전임 목회자와 후임 목회자를 지지하는 양측 교인들 간의 분열이다. 양 교수는 목회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과 시스템 기반 운영의 미비로 이러한 갈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교인과 교회 리더들 사이 갈등'의 경우 교인들이 교회 리더들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감을 표시하며 무관심하거나 떠나는 형태로 나타난다. 양 교수는 "통상 이러한 갈등은 표출되기보다 잠복해 있는 경우가 많다. 소통 채널의 부재와 경직된 권위주의 문화 때문에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교회 성장이 정체될 때 나타나는 갈등'은 성장 중심 패러다임이 체질화된 교회 리더들이 목회자를 타겟으로 책임을 추궁하며 나타난다. 양 교수는 "현재 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갈등의 가능성을 내부에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갈등 해소를 위한 교회 내 '예방 시스템' 필요해
양 교수는 사회나 교회에서 갈등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지만 이 갈등을 해소하거나 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 내부 역량이 없을 경우엔 공동체 내 평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상 시 교회가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예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방 시스템은 교회 공동체 차원에서 갖춰야 할 절제의 시스템화라고 볼 수 있다"며 "권한 집중에 따른 문제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투명한 예산 수립 및 집행 시스템이나 다방향 소통 채널을 통한 견제와 균형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양 교수는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을 대체할 교회 운영의 패러다임이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 중시 패러다임은 한계에 봉착했으며 교회 내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교회의 본질에 맞는 새로운 교회 운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때 교회 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발제에서, 교회 갈등 해결을 위해 보다 근본적 문제를 지적한 임성빈 교수(장신대, KPI부원장)는 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회복하고 교회 내 힘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두었다.

임 교수는 "오늘날 목회자들은 권위주의 극복, 영성 강화와 목회적 전문성의 회복을 통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섬기는 종으로서 정체성 강화 등의 구체적 과제가 주어졌음을 인식해야 한다. 교회 구성원들도 만인제사장다운 삶의 실천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 정치의 현실은 이제 더 이상 목회자와 장로들의 힘에 의존할 수 없는 구조적인 과제들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단과 교회가 가진 전통적 정치방식을 복고적 태도로 고집할 게 아니라 성경적 원리와 정신을 존중하며 시대 정신을 반영해 회중(여성, 청년 등) 참여를 담보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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