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1주일> ①워싱턴·뉴욕·로마도…전세계로 퍼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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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1주일> ①워싱턴·뉴욕·로마도…전세계로 퍼진 공포
  •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승인 2015.11.2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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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동영상 통해 서방 주요도시 공격협박…파리·하노버 등 추가 음모도
인류공적 1호' 떠오른 IS, 미국·유럽 등 서방에 추가경고

일 전인 13일(현지시간) '유럽의 심장' 프랑스 파리를 강타한 동시다발 연쇄 테러로 129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리 시내의 카페와 음식점, 콘서트홀, 축구장이 무고한 시민과 관광객들의 피로 물든 참혹한 장면에 유럽을 넘어 전 세계가 공분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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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설이나 공공 기관이 아닌 일반 대중을 겨냥한 이른바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7일 간의 대대적인 검거 작전으로 이번 테러를 설계한 '총책'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8)를 사살하고 다수의 공범을 체포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이 과정에서 추가 테러 음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공포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테러는 그동안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악명을 떨쳐온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을 다른 지역에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여객기 폭발,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자폭 공격에 이어 파리까지 '3대륙 연쇄 테러'로 기세를 올린 IS는 잇달아 동영상을 올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이탈리아 로마 등을 다음 표적으로 공공연히 거론했다.

IS는 자신을 공습 중인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에 참가한 국가들을 '십자군'으로 묘사하면서 "프랑스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여러 건의 동영상에 걸쳐 이들 도시를 언급했다. 특히 19일 배포된 최신 동영상에서는 "우리는 파리에서 시작했고 거짓된 백악관에서 끝을 낼 것"이라면서 백악관을 최종 타깃으로 명시했다. 이에 9·11 테러를 경험한 적이 있는 뉴욕 등 미국 시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뉴욕시는 테러 진압 특수경찰 중에서도 최정예 요원인 '위기대응사령부' 소속 엘리트 대원 100명을 시내 주요 지점에 처음으로 배치했고, 워싱턴DC도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등 주요 건물에 대한 경찰 경계를 강화했다. 16일 미국 하버드대가 미확인 폭파 협박을 받아 4개 동에 있던 교직원과 학생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탈리아도 미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밀라노 두오모 성당과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이 파리 테러와 유사한 방식의 다음 테러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전달받아 경비를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로마에는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이 있어 이탈리아 정부는 파리 테러 직후부터 700여 명의 군인을 배치해 일찌감치 경계모드에 들어갔다.

파리 테러 며칠 뒤에 열릴 예정이었던 벨기에와 스페인, 독일과 네덜란드의 국가대표 축구경기가 각각 취소된 것도 테러 가능성 때문이었다. 독일-네덜란드전에 예정됐던 독일 하노버의 경우 북아프리카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파리 스타일'의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첩보가 전달돼 기차역 일부도 폐쇄됐다. 벨기에와 스웨덴, 러시아 등은 테러위협 경보단계를 상향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추가 테러를 경고한 IS의 협박은 단순히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물밑에서 음모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공포감을 가중하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아바우드 검거 과정에서 그가 샤를 드골 공항과 파리 외곽의 상업지구 라데팡스를 겨냥한 두 번째 자살폭탄 테러를 위해 조직원들을 모으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9일 하원 연설에서 "프랑스가 테러 집단에 의해 생화학 무기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며 국가비상사태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해 이런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따라 '테러 노이로제'가 전 세계에 만연하면서 각국 치안당국은 불확실한 위협 하나하나에도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 참수장면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를 각각 출발해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여객기 2대가 폭파 협박을 받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와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각각 긴급착륙했으나 폭발물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집트 후르가다로 가던 폴란드 국적 여객기도 '폭발물이 있는 것 같다'는 술취한 승객의 신고로 비상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는 버려진 차에 폭탄이 설치돼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로 경찰이 도로와 지하철역을 일시 폐쇄하고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테러로 의심할 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이슬람 극단주의가 잇단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무슬림을 배척하거나 증오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이슬라모포비아'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미국과 동유럽, 서유럽 등 곳곳에서 시리아 출신 난민들의 수용을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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