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북한 '최대' 수출품은 거대 동상…수천만 달러 외화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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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북한 '최대' 수출품은 거대 동상…수천만 달러 외화벌이"
  • 한미희 기자
  • 승인 2016.02.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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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서 성공…"크고 싸지만 북한 사람처럼 보여" 혹평
▲ [만수대 창작사에서 조각상 옮기는 노동자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외화 획득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거대 조각상 등 선전용 미술품 수출이 새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6일 '북한의 최대 수출품-거대 동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미술창작단체 만수대창작사의 미술품 수출을 조명했다. BBC는 세계 시장에서 잘 팔리는 북한 제품은 많지 않지만 유일하게 성공적인 수출품은 '예술'이라며, 특히 아프리카에서 북한의 문화적 영향과 성과가 두드러진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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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만수대창작사의 작품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지만,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BBC는 전했다. 1959년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4천여 명이 소속돼 거대 동상과 벽화, 현수막, 포스터 등 북한 내부의 선전물을 제작해 왔으며, 1980년대 초반부터 외교용 선물로 이 같은 미술품을 해외에 내놓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 앙코르사원 옆에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을 건설하고, 이탈리아 브랜드 베네통이 진행하는 '이마고 문디'(세계의 이미지) 컬렉션을 위해 자수로 만든 세계 지도를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수대창작사의 해외 사업 부문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MOP)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시장은 아프리카다.

만수대창작사의 가장 유명한 수출 작품은 2010년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세운 청동 조각상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이다. 독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이 대형 조각상은 높이가 약 50m로 미국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보다 높다. 당시 대통령은 이 조각상의 인물이 너무 아시아인처럼 보인다고 불만을 나타내 다시 제작된 바 있다.

▲ [세네갈에 있는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프리카 최장기 집권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92) 짐바브웨 대통령의 사후 기념물로 쓰일 무가베 대통령의 거대 동상 두 개도 완성돼 보관 중이다.

만수대창작사는 2014년 500만 달러(당시 약 54억원)에 높이 10m짜리와 이보다 작은 동상 2개 제작을 짐바브웨와 계약한 바 있다. 나마비아 수도 빈트후크 외곽에 있는 독립 투쟁 영웅 기념비도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이다. 나마비아의 첫 대통령 샘 누조마와 닮은 이 무명용사 동상 근처에는 "방문자도, 관광버스도 없고 다가가자 기념물 옆에 앉아있던 원숭이 한 마리가 달아날 뿐이었다"고 현장을 찾은 BBC 기자는 전했다.

2011년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에 세워진 초대 대통령 사모라 마셸의 동상도 그다지 잘 만들어지지 않았고,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 있는 로랑 카빌라의 동상(2001)도 김일성 일가가 주로 입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고 BBC는 평했다.

이처럼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많은 작품을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로 BBC는 저렴한 제작비와 '크기'로 승부하는 작품 스타일을 꼽았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제작비로 땅을 넘겼고, 북한은 이를 곧바로 현금화했다.

또 중국이나 러시아는 이제 무조건 거대하기만 한 기념물을 만들지 않는다며 "(북한 예술품의) 매력은 명백하고 당연하게도 그 크기가 전부"라고 BBC는 예술 비평가 윌리엄 피버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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