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숨통 끊은 美…오늘부터 반도체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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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숨통 끊은 美…오늘부터 반도체 못 받는다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09.1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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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허가 가능성 낮아…화웨이 시장 퇴출 위기 "한국기업, 단기적 악재지만 장기적으론 기회일수도"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미 동부시간)부터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해 생산한 물품을 화웨이에 납품하고자 하는 업체는 미국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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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미국 정부의 제재안이 발효됨에 따라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 화웨이(HUAWEI)는 15일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한다.

긴급하게 쌓아 놓은 부품 재고가 떨어지고 미국 상무부가 공급업체에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이르면 연말부터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TV 등의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미 동부시간)부터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해 생산한 물품을 화웨이에 납품하고자 하는 업체는 미국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만의 파운드리 TSMC나 팹리스 미디어텍, 중국의 SMIC, 일본의 소니, 미국의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의 한국 기업도 이날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미국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를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이용해 납품 받을 수 없도록 막는 제재를 시행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제3의 회사를 통해 이를 회피해왔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지난 8월17일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한 기업이 화웨이에 납품하고자 하면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제재를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를 사실상 화웨이로의 공급 일체를 틀어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장비가 들어가지 않는 반도체 회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미국의 이번 조치는 모든 반도체 회사들에 '화웨이에 납품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수출규제와 경제제재 분야 전문가인 이수미 미국 Arnold&Porter 변호사는 지난 10일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린 '화웨이 최종 제재안 및 우리기업의 대응방안 웨비나'에서 "'풋노트1 룰'(Footnote 1 Rule)이 적용된 제품이라면 잠정적으로 (허가를) 거절한다는 게 미국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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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P30 프로 뉴에디션 © 뉴스1

미국의 이번 조치가 자국인 미국 기업뿐 아니라 대만·일본·중국을 비롯해 한국의 업체들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는 반도체를 설계할 때 미국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생산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정책을 무시하고 수출을 할 경우 해당 기업의 설계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취소하거나 장비 수출을 막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은 미 상무부에 대(對) 화웨이 수출 관련 특별 허가를 요청한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이 이를 승인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화웨이는 제재안에 발효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부품의 재고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렇게 비축한 재고가 동나고 그때까지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되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PC, TV,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대부분을 생산하지 못하고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어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1.9%p 축소되고, 보유하고 있는 AP 칩셋을 모두 소진하는 오는 2021년에는 4.3%p 더 낮아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화웨이가 미국에 의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해 화웨이에 부품을 납품하던 제조사들은 단기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한 자릿수 초반, SK하이닉스는 10%대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이 안정화하고 대체 납품처가 나타날 때까지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악재로만 볼 수 없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화웨이가 생산하던 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제조사의 고객사 리스트에서 화웨이가 사라지는 것이지 시장의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만큼을 다른 제조업체가 차지하게 되고 부품 업체 입장에선 납품 대상만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성품을 만드는 업체의 경우는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nubica@news1.kr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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