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책]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떠올린 ‘뇌’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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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책]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떠올린 ‘뇌’와 ‘신’
  • 이대웅기자
  • 승인 2016.03.1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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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도 창조하는 세상, 신앙도 ‘뇌의 작용’에 불과할까?

프로 경력 21년에 우승 47회의 '인간 최강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예상을 깨고 알파고가 내리 두 판을 승리하면서,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 그 반응은 기대보단 "기계가 인간을 넘어섰다"는 우려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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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목회자나 신학자들도 SNS를 통해 '이세돌의 패배'에 저마다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인공지능의 도전 앞에 현대사회가 두뇌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인성과 영성을 인간됨의 핵심 가치로 함양하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절실해졌다", 이민규 교수(한국성서대)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미래에 복이 될지 완전한 재앙이 될지는 인간 하기에 달렸으나, 난 인간을 믿지 않는다", 이광호 목사(실로암교회)는 "과학을 자랑하고 과학주의를 숭상하는 것은 인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 과학의 발달을 '일반은총'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 뇌 관련 서적들

이처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지각·추론·직관 등 인간만이 가진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봇의 인간 지배' 같은 염려들도 일부에서 회자되고 있으나, 결국 인공지능도 인간의 '창조물'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조선일보에 밝힌 것처럼 "인공지능이 스스로 인공지능을 만드는 '특이점(singular point)'을 넘어설 때, 인공지능이 실질적으로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면, 인류도 마지막 미답지(未踏地)인 '뇌'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뇌과학으로 '신앙'을 규명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독 출판계에는 이에 반박하며 뇌의 신비를 밝혀내려는 '뇌과학'과, 신앙 또는 신(神)의 관계를 탐구하는 번역서들이 선을 보였다. '인간의 승리'를 기원하며, 관련 도서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아래 소개된 책 외에도 KBS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쓰인 <뇌, 신을 훔치다>도 주목할 만하다.

▲ 마음, 뇌, 영혼, 신.

'심리학과 신앙에 관한 허심탄회한 대화'라는 부제 아래, 마치 C. S. 루이스의 스테디셀러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와 '개인기도(Letters to Malcolm)'처럼 가상의 학생과 이메일을 교환하며 문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원제는 'Minds, Brains, Souls and Gods'. 이 책에서 신경심리학자이자 크리스천인 저자는 마음과 영혼이 뇌, 몸과 어떤 관계인지, 심리 과정이 뇌의 물리적 과정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신경과학에서 '영혼'의 자리는 남아 있는지 등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뇌 활동과 다양하게 측정된 종교성에 관한 경험적 자료가 방대하게 축적된 것은 분명하지만, 뇌 활동과 종교·영적 활동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늘 과학적이었는가 하는 것이 문제"라며 "특정한 뇌 영역에 불이 들어온다는 사실이 영적 활동의 초점이 되는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주관적 체험만을 믿음의 근거로 삼는다면 위태롭게 흔들리는 토대 위에 서 있는 것과 같고, 초대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근거로 끊임없이 제시되는 것은, 황홀경에서 맛보는 주관적 느낌이 아니라 예수님과 제자들의 생애와 가르침과 활동에 대한 여러 다양한 기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마치 로마서 7장이 떠오르는 진술을 통해 저자는 "거짓을 믿으면 사랑과 신뢰의 서클이 깨지고, 두려움과 이기심이 사고를 장악하여 뇌는 손상되고 하나님에 대한 온갖 왜곡되고 비뚤어진 개념들로 가득 차게 된다"며 "하나님에 대한 기쁜 소식이 그런 왜곡되고 비뚤어진 개념들을 처치해 주어야만 우리의 사고가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인지신경계로 말하는 '긍정의 힘'. 저자의 주장을 간략히 정리하면 "여기 특별한 스위치가 있어 누르면 뇌가 빠르게 회전하고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며, 몸과 마음은 더 건강해지고 똑똑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 마음이 어떤 생각을 품느냐에 따라 우리 뇌와 몸이 변화되는데, 당신의 '마음'이 바로 그 스위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인지신경과학계에서 의사소통병리학자이자 청각학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측지 정보처리 이론을 개발하여 마음(생각)이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자신의 연구결과를 20년 넘게 임상실험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책과 동명의 타이틀로 TV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과학의 원리와 성경말씀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준엄한 하나님의 말씀과 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2부 '21일 두뇌 해독 플랜'을 통해, 실제로 뇌를 변화시키는 '생각'에 들어 있는 독소를 제거하는 훈련법을 제시한다. 자신이 개발한 측지 정보처리 이론을 기반으로 매일 '뇌의 스위치를 켜라: 5단계 학습과정'을 실시하면 스스로 자신의 뇌를 '수술'하여 지속적으로 건강한 생각을 구축하고 유해한 사고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원제 'Switch On Your Brain'.

'Rewiring Your Preaching'이라는 제목으로, '왜 어떤 사람은 설교의 영향을 받지만, 또 어떤 사람은 설교에 무감각한가?'에 답하고 있다. 성경에서도 베드로의 설교에는 남성만 3천 명이 회심한 반면, 스데반의 설교를 들은 군중은 그를 돌로 쳐 죽이고 말았다.

저자는 최신의 신경심리학 지식을 활용하여, 복음의 능력과 성령의 역사하심이 동반된 '목적이 분명한 설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설교자의 말들이 어떻게 의미로 바뀌고, 그 의미가 어떻게 결정을 만들어내며,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했다. 설교의 1차 목적은 성도가 머리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

설교 행위(preaching)는 설교 내용(sermon)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메시지는 단순히 설교에서만 표현되지 않는다. 설교 내용은 찬양과 기도, 성경 읽기, 선포된 말에서 발견되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 인식 구조 그리고 그 외에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뇌의 기관들이 이 과정에서 함께 작용한다. 설교 내용이 진정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경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라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된다.

저자는 "뇌는 설교의 핵심 메시지가 예배의 모든 순서에서 분명하게 구체화되면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설교의 핵심 메시지는 반드시 하나님께 개인적으로 받을 보상에 대한 감정을 유발시켜야 한다"며 "그런데 설교의 대부분은 하나님으로부터 받게 될 영광스러운 보상에 반대되는 형벌의 감정을 핵심으로 행해진다. 하지만 뇌는 보상을 받기 위해 형벌을 피하는 것보다 형벌을 피하기 위해 보상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에 훨씬 더 잘 반응한다"고 조언한다.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이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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