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성경적 페미니즘. 강호숙 박사
상태바
하나님 나라와 성경적 페미니즘. 강호숙 박사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3.26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세기 교육신학자 코메니우스는 인간은 세 장소 즉, 엄마 뱃속, 세상, 하나님 나라에 머문다고 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10개월동안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며, 세상에서의 삶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성경적 페미니즘' 메시지를 전하는 강호숙 박사 

어제는 동네 작은교회 김종일 목사님이 주관하는 '목요평일예배' 설교자로 다녀왔습니다. 주제는 "하나님 나라와 성경적 페미니즘"이었습니다. 이 주제를 갖고서 어떻게 설교할까를 고민하는데, tv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이병헌의 대사가 떠오르더군요.

Like Us on Facebook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엔 누가 사는 거요? 그곳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 못들어간다 에만 초점을 맞추며 정신 없이 신앙생활하지만, 정작 하나님 나라에서 어떻게 영원히 살아 갈 건가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사야서 11장 6-8절을 보면, 하나님 나라는 이리와 어린 양이 뛰놀며, 암소와 곰이, 젓먹는 아이와 독사가 함께 거하는 나라로 묘사됩니다. 즉, 하나님 나라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있는 곳,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는 평화롭고 생태적이며 유기체적이며 전체적인 곳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17세기 교육신학자 코메니우스는 인간은 세 장소 즉, 엄마 뱃속, 세상, 하나님 나라에 머문다고 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10개월동안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며, 세상에서의 삶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누가복음 17장 20-21절을 보면, "하나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고 말씀하면서 미래적이거나 장소적이 아닌, 우리의 삶 안에 존재하는 현재적 개념으로 말씀합니다.

해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위한 성경적 페미니즘은 현재의 삶에서 여성이 주체가 되어 성경을 읽으며, 여성의 믿음, 여성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가 무엇인지, 기독신앙과 젠더의 상관성을 통해 건전하고 창의적인 성윤리와 성문화를 꾀하며, 창조와 구속, 자유와 정의, 인간성 회복을 위한 인식론적 관점이라고 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한 막달라 마리아의 증언을 무시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믿음 없음"과 "마음의 완악함"을 꾸짖었습니다(막 16:9-14). 이는 여성의 증언을 무시하는 남성 우월적 편견은 그리스도 복음을 믿는 데에도 장애가 된다는 것과 앞으로 전개될 교회의 모습에서는 성을 불문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한 증인의 말을 믿지 않는 건 불신앙이 된다는 평등 제자직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예수의 부활사건은 기독교를 만든 사건이요, 옛 관계와 옛 질서를 벗어나 예수로부터 완성되는 새로운 차원의 하나님과의 삶의 시작을 불러온 사건입니다.

로완 윌리암스는 《심판대에 선 스리스도》라는 책에서, "심판대 앞에선 예수는 세상의 힘과 권력 앞에서 '쓸모 없음'으로 하나님의 신성과 신비를 드러내셨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바로 남성 가부장 사회에서 철저하게 짓밟힌 '쓸모 없는 여인'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셔서 예수의 부활로 전개되는 하나님 나라 복음의 증언자로 세우셨습니다.

이처럼 성경적 페미니즘은 여성이 주체성과 대표성을 갖고서 성경을 통해, 하나님 나라와 여성, 그리스도 복음과 여성, 교회와 여성, 여성과 남성, 여성과 자연의 관계를 해석함으로써, 성경해석의 균형과 조화, 정의와 평화, 궁극적으론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성 실현을 꾀하고자 함입니다.

남녀차별과 갈등을 유발하는 가부장적 성경해석은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봅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주체적으로 인식할 때, 감사와 찬양이 흘러나오게 될 것입니다.

바라기는 한국교회가 여성을 하나님 나라에서 함께 영원히 살아갈 파트너로 귀히 여기며, 여성의 은사와 복음적 도전이 계속되도록 적극적인 동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주 : 강호숙 박사의 허락으로 기사화 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