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은 작은 쇠붙이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간단한 말로도 남을 감동시키거나 약점을 찌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촌철은 한 치 길이의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나 무기를 말하고, 한 치는 남자 어른의 손가락 한 마디 길이, 한 치의 쇠붙이는 아주 작은 칼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작은 쇠붙이도 잘못 쓰면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사람의 말도 마찬가지다. 표현이 간단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도 있고, 결정적인 약점을 잡아 굴복시킬 수도 있다. 이것이 촌철살인의 뜻이다.
후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를 차지한 고려는 나라의 기틀을 다져 나갔다. 그 당시 고려의 북쪽 만주지역에서는 거란이 요나라를 세워 세력을 키우고 있었고, 중국에는 송나라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고려와 송나라는 거란의 힘을 억누르기 위해 친하게 교류하였고, 송나라를 차지하고 싶은 거란은 고려와 송나라의 사이가 좋은 것이 못마땅했다. 거란은 고려가 송나라를 돕지 못하도록 고려를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
993년, 거란은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에 쳐들어왔다(1차 침입) “옛 고구려 땅은 원래 우리 ‘거란’의 것이니 우리에게 내놓아라!” 거란은 고려에 선전포고를 했다
거란과 맞서 싸울 자신이 없었던 고려의 왕과 대신들은 거란의 요구를 들어주자고 했다. 그때 ‘서희’라는 벼슬아치가 나섰다. “싸워 보지도 않고 항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제가 직접 거란의 장수 소손녕을 만나 얘기해 보겠습니다.”
뛰어난 외교가인 서희는 적장인 소손녕과 마주 앉았다. 소손녕이 옛 고구려 땅은 거란의 땅이라고 우기자 서희가 따졌다. “나라 이름을 보면 알다시피 고려는 고구려의 뒤를 이은 나라요. 오히려 거란이 옛 고구려 땅에 살고 있으니 그 땅을 우리 고려에 돌려주는 것이 맞소.”
거란의 소손녕이 고려의 서희에게 다시물었다.
“그렇다면 고려는 왜 가까이 있는 우리 거란을 멀리하고 멀리 있는 송나라와 교류하는 것이오?” “그것은 압록강 주변에 있는 여진(족)이 우리가 거란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오. 당신들이 압록강에서 여진을 몰아내 준다면, 고려는 송나라와의 관계를 끊고 당신들과 교류를 할 것이오.”
덕장 소손녕은 더 이상 우길 말이 없어 물러가고 말았다. 그 뒤 거란은 서희의 말을 따라 고구려 땅이었던 강동 6주를 고려에 넘겨주었다. 고려는 이곳에 여섯 개의 성을 쌓아 고려의 땅으로 삼았다.
서희는 많은 희생이 따르는 전쟁을 하지 않고도 짧은 말(외교)로써 거란을 물러나게 했다. 서희의 말이 바로 ‘촌철살인이었다.
출처 : 네이버 지식, 이이화 선생님이 한국사로 알려주는 고사성어(故事成語) 고사성어란 고사에서 유래된 한자어 관용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