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에 갇힌 건설현장·쪽방촌 40도 훌쩍…코로나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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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에 갇힌 건설현장·쪽방촌 40도 훌쩍…코로나로 이중고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7.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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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7일에는 인천의 한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작업을 하던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지난 22일에도 서울 수서동의 건설 현장에서 철근을 나르던 한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는 사실 숨쉬기조차 힘듭니다. 각종 구조물에서 뿜어내는 열기까지 더하면 체감온도는 40도 이상일 겁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김모씨(45)는 현장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더위를 피할 곳 없는 현장 노동자들은 노동보다 날씨와 더 큰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장기간의 호우가 지속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짧은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온열질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현장 노동자들과 같이 취약층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7일에는 인천의 한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작업을 하던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지난 22일에도 서울 수서동의 건설 현장에서 철근을 나르던 한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5년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26명에 달하는데 건설 현장은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취약지역이다. 실제로 올해 질병관리청이 분석한 특징을 살펴보면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건설 현장과 제조‧설비 현장 등 실외작업장이 44.3%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적인 온열질환자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총 810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온열질환자 356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중 추정 사망자도 11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체 온열질환자의 39%는 기저질환자로 나타났으며 33%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문제는 예년을 살펴봤을 때 지금이 정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폭염이 가장 극심했던 2018년을 살펴보면 8월 초에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2018년에는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10주 차에 온열질환자가 네 자릿수를 넘어섰고 11주 차(7월 29일~8월 4일)에 110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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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기상청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도 다음 주까지는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기상청 온라인 기상 강좌에서 "전지구 수치모델 앙상블 예측 결과, 8월 5일까지는 상층 고기압이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2018년과 같이 장기간의 폭염은 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폭염 양상은 비슷하다. 지난 2018년과 같이 열돔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열돔현상은 지상 5~7㎞ 높이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면서 햇볕을 받아 달궈진 지표면 부근의 열을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폭염 기간은 2018년보다 짧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피해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과 다르게 코로나19로 인해 폭염 대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위를 피할 곳 없는 취약층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예년과 같이 무더위 쉼터나 노인복지관, 양로원 등의 공공시설 운영이 축소되면서 온열질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더위를 대비해 만든 쿨링 시스템은 비말 전파 우려로 대부분 가동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비수도권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5시에는 과도한 노동과 실외 활동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만이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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