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모범국' 된 스페인 vs. 돈 줘도 안 맞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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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모범국' 된 스페인 vs. 돈 줘도 안 맞는 미국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7.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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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11~17일 기준 '아마도 혹은 절대로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18.1%에 달했다. '어쩌면 맞을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1.4%나 됐다. 이에 미국은 연방 정부와 지역 당국, 민간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 모범국 스페인 국기 
백신 접종 모범국 스페인 국기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스페인이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30일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6시40분) 기준 4600여만 스페인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6.3%가 백신을 완전히 맞았다. 1회 이상 접종한 비중도 66.6%에 달한다.

스페인은 작년 12월 27일 화이자 백신을 들여와 요양원 어르신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도 도입해 접종에 박차를 가한 결과, 여름 안에 인구 70%를 접종한다는 목표 실현이 가시권에 들어온 모습이다.

◇스페인, '8월 말 70%'·집단면역 박차

스페인이 처음부터 백신 접종에 우호적이었던 건 아니다. 올해 1월 9일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역에서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법원이 요양원에 입소한 85세 노모의 접종을 거부한 자녀들을 상대로 강제 접종 명령을 내린 일도 있었다. 세비야와 발렌시아 등 전국 5500여개 요양원을 중심으로 소송이 제기되면서 검찰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최대 명절인 4월 '세마나산타'(부활절주)를 앞두고 사람들이 연휴를 보내느라 더욱 백신을 맞지 않으면서 백신 기피를 우려하는 기사들이 연일 일간지 온라인판 메인을 장식했었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백신 접종 100일째에 들어선 4월 초 정부의 목표는 8월 말까지 인구 70%에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지역 백신 접종을 총괄하는 각 지역 당국도 박차를 가했다. 알리칸테처럼 아무 유인책 없이도 접종이 수월한 지역이 있었지만, 갈리시아나 카나리아처럼 여가 시설 접종증명서 제시나 접종 의무화를 검토한 지역도 있었다.

그 결과 스페인에서 가장 백신 저항이 컸던 지역 중 한 곳인 갈리시아가 지난 29일부로 12세 이상 백신 접종 가능 인구의 70.53% 접종을 달성했다. 이미 고위험군과 70대 이상 고령층 접종을 100% 완료한 스페인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세계 최초 접종국인 영국(56.4%)에 근접, 독일(51%), 미국(49%), 이탈리아(50%)의 완전 접종률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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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결로 현지 언론들은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없는 점'을 꼽고 있다. 2020년 7월만 해도 여론조사(CIS)를 하면 백신을 기꺼이 맞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32%에 그쳤지만, 그해 11월(입소스) 64%, 올해 1월(CIS) 72%, 4월(CIS) 82% 등 시간을 거듭하며 인식 개선이 뚜렷해졌다.

스페인 일간 엘디아리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의료기관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의료진의 '솔선수범'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의료진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스스로 실천하면,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거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 의료진을 중심으로 백신 회의론이 불거진 독일이나 프랑스의 사례와 대비된다.

'집단 면역'의 기준이 처음보다 높아진 지금 스페인은 전체 인구 80~90% 접종 목표까지 세우고 있다. 스페인 인구의 11%는 12세 이하 아동으로, 아직 이 연령 아동의 접종이 승인된 백신이 없는 만큼 이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체스 총리는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명백히 전례 없는 우리 스페인의 백신 접종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며 "처음엔 미국이나 영국이 더 빨리 접종했는데, 이젠 우리가 접종 경주에서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체스 총리는 아직 매일 2만명대 확진과 두자릿수 사망이 발생하는 상황을 감안한 듯, "(백신접종정책이) 아직은 작지만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해고", "돈 줄게"…당근·채찍 총동원

스페인의 상황은 특히 최근 접종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한 미국의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국은 올해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 내 1억회 접종 목표'를 2배로 달성하는 기염을 토한 뒤, 4월부터 접종 속도가 꺾이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4월 초 400만회를 넘기며 정점을 찍었던 일일 접종 건수는 이달 마지막주 평균 61만5000회로 곤두박질쳤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11~17일 기준 '아마도 혹은 절대로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18.1%에 달했다. '어쩌면 맞을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1.4%나 됐다. 이에 미국은 연방 정부와 지역 당국, 민간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연방 공무원의 백신 접종 '사실상 의무화'와 백신 접종자에게 100달러(약 11만원)씩 지급하는 인센티브 방침을 공식화했다.

지역 당국의 참여로 전국에 확대될 공무원 백신 접종 의무화는 접종 증명서를 내지 않는 한 매주 코로나19 음성 진단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직원의 백신 접종 의무 방침을 세우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접종자 현금 인센티브 제도에도 뉴욕시와 웨스트버지니아, 메릴랜드, 오하이오 등 여러 주(州)가 동참하기로 했지만, 그 의미와 효과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와 웨일코넬의대 연구진은 "백신 접종을 대가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도덕적·윤리적 결함이 있다"면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해서 단기에 개발된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를 극복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팬데믹 극복을 위해 자유를 제약하기 시작한 '자유의 나라' 미국의 전일 신규 확진자는 6만5761명, 사망자는 268명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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